이마트에서 쇼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실이가
핸드폰의 바탕화면을 보여주며
이 친구랑 사귀기로 했다고 ... 그리하기로 한지 5일이 되었다고 수줍은 듯 제게 말해주었습니다.
같은과 동기인데...키가 무지 크고 하얗고 비쩍 마른...자기와는 정반대의 몰골을 한 아이라고...
대학생인데 남자친구를 못 사귀는 일도...큰 일이고
이제 막 대학생활이 시작되었는데 이런 일로 공부 안하면...그것도 큰 일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밑도 끝도없이 주절거려 던져주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진실이와 동생들을 불러 놓고
진실이의 이성교제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근심과 킬킬거림이 난무할 즈음...
기억력 좋은 아내...당신이 예전에 쓴 헤어짐의 미학이란 글 진실이에게 읽어보라 하지요...하였습니다.
그런 글이 있었나...의아해 하면서 블로그를 살피니 과연 제목마저 똑같은 글이 있더군요.
우리 착한 진실 그 글을 또박또박 읽어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야...그거 한장 프린트해서 그 남자친구에게 전해줘...란 제 말엔 픽~하고 말았지만...
...
아래글은
오래전에 썼던 ...헤어짐의 미학이란 현학적 제목을 가진 어설픈 글입니다.
나이가 이젠 52이나 되었다는 것 빼면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글을 쓸 때도 있었구나...스스로 감탄했다니까요...ㅎㅎㅎ
...
<제75호> 젊은 독자분을 위하여...헤어짐의 미학^^ 2001년 06월 09일
어떤 젊은 독자분께서
제가 결혼도하고 가정도 잘 이끌고 나이도 지긋하고 하니^^(과찬입니다만)
젊은이의 이성교제에 대한 조언을 달라시길래
주뼛거리는 마음으로 이 칼럼을 쓰기로 했습니다.
요즘 세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오래된 사고방식을 가졌기 때문이기도하고...사실 젊은 시절 이성교제라는 것 별로 해본적이 없어서(믿거나 말거나^^)...적절한 조언이 될 것 같지는 않고...다만 이런 생각을 하는 이도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충분한 유익이 되기를 바랄 뿐 입니다.
...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가?
어느정도의 횟수로 만나는 것이 좋은가?
손을 잡는것으로 만족해야 하는가? 키스는 안되는가?
만나는 장소는 어디가 좋은가?
성관계를 가진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는 물론 40대중반다운 교과서적 답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답변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없는 것이며 ... 더구나 어떤 지침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
젊은이들의 이성교제의
최대 전제조건을
"아름다운 헤어짐"으로 두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먼저 거꾸로 생각해 봅시다.
실패한 이성교제의 가장 추한부분은 헤어짐에서 드러납니다.
상대에게 그 어떤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헤어짐을 선포하는 것, 헤어져서는 안되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놓고 더 이상 만나주지 않는 것, 이미 헤어졌다는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것...그로 말미암은 고통, 분노, 절망, 자포자기, 혐오, 거부, 탈선따위가 실패한 이성교제의 결과로 나타나는 일일 것입니다.
인간의 분별력이라는 것은 묘해서
정작 위험할 때는 잃어버리고, 그 위험한 시기가 지나고 나서야 돌아오는 것입니다.
제가 한 친구를 알고 있는데..그는 잘못을 저지른 후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왜 하나님은 제가 죄를 지을 때 잠잠하셨습니까?"
미안하지만...그것은 하나님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분별력을 유지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헤어짐을 위해서"...라는 만남의 대전제는
바로 이 잃어버리기 쉬운 분별력을 지탱해주고 일깨워 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헤어짐을 위해서"
만나는 상대방에게 해주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또는
하지말아야 할 말과 행동이 어떤 것인지...생각하는 이성 교제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헤어짐이 아름다우려면...
서로에게 정직하고...상대방의 순결을 지켜줄 수 있어야 하고...예의를 잃지 않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젊은이들의 이성교제에서 나오는 모든 무책임한 행동들은 ... 예수를 믿거나 믿지않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름다운 헤어짐을 전제로 하지않고
오히려 영원한 만남을 기대하고 바라기 때문에 나오는 분별력의 상실이 ...만들어 내는 오류들이라 생각합니다.
...
결혼은
이 아름다운 헤어짐조차 인정될 수 없는 신뢰와 사랑이 만들어내는 열매여야 한다...생각합니다.
...
써놓고 보니 너무 젊은이들의 뜨거운 정열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성교제로 인하여 마음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은 또한 혹 이 말씀이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잠 31:30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젊음이 있다면
그는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족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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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좋은 글, 옳은 글...젊은이들도 공감할 글입니다.
답글
세월이 흘렀어도 말이지요.^^
울집 두 아들에게도 읽게 해야겠습니다. -
정말 아빠는 정말 수줍음이 많으세요.
답글
저는 진실이가 너무 예쁘기만 하네요.
친구 중에서도 특별한 친구라는 뜻이겠지요.
가장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닐까 싶네요.
아빠의 가르침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진실이가 아빠의 걱정을 끼칠 행동은 하지 않을거구요.
대학이라는 곳이 학문에만 힘쓰는 곳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여러 친구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고 그러겠지요.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진실이의 용돈을 올려 주는 것에 절대적으로 찬성입니다 ㅋㅋㅋ-
주방보조2008.05.24 22:06
진실이 대학 들어가고부터 ... 가계비용증가가 확 늘었습니다. 등록금에다 매월 이런저런 이유로 늘어난 비용이 약 30만원쯤...나머지 녀석들도 크는 만큼 비용증가에 일조를 하고...조금만 더 늘면 마이너스경제체제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요^^ 20년전 들어둔 교육보험은 완전히 껌값이구요^^
숨기지 않고 이야기해준 딸이 한편 고맙지요.
그래도 부모를 믿고 있고 친밀하다는 뜻도 되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솔직 당당하게 이성교제를 하면 좋겠어요.
용돈은 다음 학기부터 조금 올려주는 것으로...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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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1 딸래미에게 이글을 읽게 해주었습니다.
답글
예쁜 따님을 두신 요리왕님이 엄청 부러운 날입니다.
사실은 여러번 이곳에와서 상담을 하고 싶었거든요.
딸래미에게 남친이 생겼는데...
요즘애들은 문자 남친이라 해서 밤새 문자를 해대더군요.
그것도 엄마 아빠 모두 재워 놓고 말입니다...
아침엔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정액제 다 쓰면 아빠폰 가져다가 전화 해대고.....아이고~~
그리곤 남친 있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더라고요.
컴을 통해 폰사용여부를 다 확인했는데도 말입니다.
폰을 뺏고 2주일 후에
다시는 그런짓 안한다는 약속을 믿고 폰을 줬더니...
시험기간 놀토에 둘이 영화보러 갔더군요...
둘이 주고 받은 편지랑 문자를 보고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내가 화난걸 딸에게 보여주나 생각을 하다가....
결국 딸아이 보는 앞에서 폰을 부셔버렸죠..
솔직하게 말을 했다면 더 좋은 방밥으로 해결을 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남아요.
행여나 딸아이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폰을 부셔 버린지 20일이 되었거든요.
지난주엔 딸래미 학교 학생이...
선생님한테 야단맞고...엄마 한테 야단 맞고 유서를 써놓고 자살을 했더라고요..
그런것을 보면
참 어렵단 생각이 들어요..
딸래미들 키우는 것이요.
아빠한테 솔직할수 있도록 딸래미를 키우신 요리왕님의 요리솜씨를 한수 배우고 싶네요..
[비밀댓글]-
주방보조2008.05.26 20:22
자식을 키우는데 왕도는 없다는 것을 저는 다섯녀석을 키우며 절감하고 있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이들의 생각이나 기질 습성따위들이 거의 대부분 유전자에 의해 정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전자를 넘어서게 하는 것이 교육일텐데...역할이 생각보다는 미미하다는...
진실이는 이번에 이일만 솔직했을 뿐이고 대부분 속이고 감추고 그랬습니다.
그러지 않고 모두 정직했었으면 더 좋은 대학에 갔겠지요ㅠㅠ
...
핸드폰이 그렇게 악용되는군요. 저는 진실이에게 대입축하 선물로 핸드폰을 허락했습니다. 공짜폰이니 사준다는 말도 필요없고...
핸드폰을 부숴버리셨다니...그 속상함 이해가 가고 공감이 됩니다.
따님이 철이 들면 어머니의 그 마음을 이해하고 부끄러워 할 날이 올 것입니다.
저는 잘못하는 것에 대해 자살할까봐 두려워서 가만 내버려 두는 것보다는...꾸짖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꾸짖고 벌 주는 일에 있어서도
그때 그때 ...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생각합니다.
우리 부모도 부족한 존재이니... 혹 어린 아이들에게 상처가 좀 되더라도...할 수 없는 일이아니겠습니까?
...
아직 어리니...너무 지나치게 염려하지는 마십시오.
눈물로 기도하는 어머니의 기도를 하나님이 외면 하실 리가 없지 않습니까?
믿음으로 당당하게 꾸짓을 일은 꾸짓고 ... 칭찬할 일은 칭찬하고... 그러자구요^^
힘 내십시오!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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