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충신이에게 오랜만에 수학 풀고 있는 것 좀 보자 하였습니다.
누나들이 쓰던 문제집(거의 공부하지 않은^^) 하나 던져주며 3학년 1학기 것 예습하라고 한 것이 1월 초순이었습니다.
그동안 진실이 대학 입학하는 문제때문에 신경 쓰느라
충신이의 수학문제집 예습을 한동안 살펴 보지 않다가...티비 본다고 몸을 의자에 거의 눕히다 시피하고 있는 꼴을 보다 언뜻 생각이 나서...그 문제집과 노트를 가져오라 하였던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저는 맨 먼저 책의 밑을 살핍니다.
그곳엔 펴서 공부한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고르게 손때가 묻어 있으면 그것은 공부를 착실하게 한 증거가 되고
손때 묻은 곳과 때묻지 않은 허연부분이 섞여 있으면 그것은 제대로 안 하고 넘어간 부분이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녀석은 2차방정식까지 마쳤다고 했고
책의 밑부분은 그렇다고 증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녀석은 문제들을 다 풀었다고 했고
책의 밑부분은 얼룩덜룩함으로서 그렇지 않다고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문제집과 노트를 비교해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돋보기를 다시 끼고...조금 살피니
여기저기 문제점들이 순식간에 드러나 보였습니다. 그것은 아마 제가 아들에 대하여는 천재적 통찰이 가능한 때문이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자식이니까요.^^
사지선다형 문제는 그냥 답으로 번호만 기입해 놓았고
종합문제들은 아예 풀지 않았으며 다른 것도 어려운 뒷부분의 문제들은 잘라먹고...넘어갔습니다.
요즘 혈압도 다시 높아지고
지난번 아프고 나서부터 혈당관리도 잘 되지 않아...몸이 힘든데도 불구하고 ...혈기를 내며 나무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충신아, 진실하지 않으면 절대로 공부도 잘할 수 없다...
...
해답있는 문제집은 해답보고 베끼고...그것을 오답노트라고 우기고
이번처럼 해답없는 문제집은 오답노트를 만들 수 없으니...대충 끝내고 새문제집 사달라 조르고...
과거 진실과 나실의 중학교 시절 모습을 보는 것같아 ... 답답했습니다.
나의 몸에 이런 유전인자가 있어...아이들에게 전해진 것인지...어쩜 그리도 똑같은 꼴을 하고 잘못을 반복해 보여주고 있을까.
...
충신에게 "진실'에 대해 소리높여 강조 하다가 문득...
4년전 진실 나실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시간 여유 있으신 분은 ...아래 옮겨 놓은 그때의 글도 읽어 보시기를...
>>2003.7
중학생인 두 녀석의 중간고사 시험성적중 특별히 수학이 형편없었으므로 녀석들에게...반복해서 스트레스를 이렇게 주었습니다.
"이번 학기말 시험에선 꼭 수학을 잘 봐야 한다"
그리곤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피아노 뚜껑 위에서^^
큰녀석이 수학교과서를 마스터 했다기에 문제집을 사주고
작은 녀석도 다 했다며 답이 다 붙은 교과서를 보여주길래...언니가 쓰던 문제집을 찾아 주었죠.^^
...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에겐 문제가 하나 있다 싶었습니다. '시험'을 자주 치지 않는 학교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시험에 대한 적응력이 학원 다니는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것이지요.
책방을 들렸더니...마침'기말고사 대비문제'라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6천원이나 하는 책값을 지불하고...1학년 2학년용 두권을 사가지고 와서
두녀석에게 각각 주고 풀라고 하였습니다.
...
큰 놈은 그런대로 수학을 공부한 결과가 나왔고
작은 놈은 그 반대 결과가 나왔습니다.
작은 놈을 붙잡고 물었습니다.
교과서는 다 공부했다며?
...
그런데 이런 문제도 틀려?
잘 모르겠어요
교과서 가져와봐...이문제랑 이문제는 같은 종류인데 이건 풀고 이건 잘모르고...라는 게 말이돼?
사실은요...그답들은 학교에서 친구들 거 보고 베낀 거예요...
허걱!
...
공부도...진실해야...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숨기고 평안히 지내보아야...당장의 평안은 곧 끝나고 길고 긴 곤경이 그 앞에 입을 벌리고 있을 뿐입니다.
또한 진실을 모르면...도울 수가 없고...사랑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그런데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기를 꺼려합니다.
얼마나 교묘하게 말을 꾸며 호도하는가가...능력인 것같이 진실은 외면한 채...좋은 것만 부각시켜 말합니다.
나중에 문제가 불거지면...불가항력이니...운명이니...그럴줄 알았다느니...다른 이야기나 하자고 하지요.
...
나실이에게...다짐을 받았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말하기...
진실을 말하는 것을 창피해 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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