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핸드폰...소리없는 전쟁...^^

주방보조 2008. 1. 28. 11:27

우리 집엔

마눌님 쓰시는 핸드폰 한대만이 있습니다.

출근 중이든 일하는 동안이건 퇴근중이든 ... 오직 공중전화용으로만 사용하십니다^^

다시 말하면 꺼놓고, 자신이 걸고 싶을 때만 공중전화 �아 전화 하듯 켜서 ...전화하시는 용도.

그리고 집에 오면 그제서야 걸려오는 전화도 받으시고

새벽에 두번 벨소리도 이용하시지요.

물론 가끔 기분 좋으실 때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어 저장해 놓고 ...꺼내보면 호호 웃으시기도 하시고요.^^

핸드폰 입장에서 보면

핸드폰의 개성에 따라 다르겠지만...대략 난감 내지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자기를 겨우...공중전화 대용이나 자명종 대용쯤으로 여기니 말입니다.

 

BUT^^...

우리 다섯 아이들의 호시탐탐 노리는 제1호가 바로 마눌님의 핸드폰인 것은

핸드폰 입장에선 매우 바람직한 일일뿐 아니라 ...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없이 살려주는 일이니 환영할만한 것이 아닐 수 없겠지요^^

 

맏딸인 진실이는 기계 다루는 솜씨가 탁월하여 (이 아인 뭐든지 탁월한데...공부만 안 탁월ㅠ) 이 핸드폰을 이리저리 살펴 순식간에 통달해버리는 놀라움에 더하여 엄마가 기능을 물어보면 그것을 가르쳐 주는 것을 기화로 문자도 보내고 사진도 찍고 ... 밥먹으러 와서 슬쩍 방에 들어가 순식간에 문자보내고 시침을 뚝 떼는 스타일로 ...핸드폰을 즐겁게 해줍니다.

 

나실이는 진실이 비슷한 짓도 하지만 ...대부분은 정정당당하게 엄마에게 핸드폰을 써야 하니 주세요 하는 식이지요. 물론 핸드폰에 친구며 선생님 전화번호를 입력해 놓고, 핸드폰을 열어야만 그 번호들을 알 수 있다며 속이 뻔히 보이는 편법을 쓰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네째 원경이와 다섯째 교신이는 아직 핸드폰 쓸 일이 별로 없는 초등학생들이고...좀 범생이 타입이라 그런 일이 없는데...

우리집 세째 충신이는 누나들보다 한 수 위...

잠자는 엄마 몰래 방에 침투 핸드폰을 탈취... 화장실에 숨어서 여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받고 하다...들킨 것만 너댓번

안방 출입금지...명령을 내린지  꽤 되었습니다.

 

어제

자신이 꾸민 일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요ㅠㅠ)

안방 출입금지 명령을 과감하게 어기고...저녁 10시 30분

깜깜한 안방에서 몰래 나오던 충신이...너무 주변이 조용하여 의아하게 생각하고

거실 컴퓨터를 떠나 안방으로 향하던 제게 딱 걸린 일이 있었습니다.

한발은 안방에, 한발은 바깥에 둔 상태에서 제게 걸렸으니

그 어떤 변명도 무용지물...몇가지 드러난 잘못이 추가 되면서...무무자자비비하게 응징을 하였습니다.

녀석은 매를 맞고 벌을 선 후에 자기 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경악스럽게도

맞고 벌서면서도 시침을 뚝 떼고 끝끝내 주머니에 넣고 있던 핸드폰으로

담임 선생님께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받은 후

같잖은 변명을 하며 방을 나와 핸드폰을 제게 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녀석이 제게 내민 핸드폰이 제 손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녀석을 유혹한 자기의 죄를 알고나 있는 듯이. 

 

...

 

핸드폰 하나씩 사주라구요?

 

퍼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