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눈과 늙은? 강아지^^

주방보조 2008. 1. 22. 10:49

저는 눈이 오면 마음이 그리 흥분될 수가 없습니다.

마치 '님이 오시는' 듯한 기대감에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오릅니다.

저만 그렇겠습니까?

순진하고 착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겠지요.^^

혹 똑똑하고 야무진 이들 중에도 몇몇 저같은 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눈이 오면 얼마나 자동차가 불편해지며 그 눈이 녹아내리면 또 얼마나 발밑에서 질척거리는지에 대한 불평으로 눈의 공포를 주장하시는 분이라면 틀림없이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눈이 아침부터 흩날리기 시작하여 마음이 참 행복합니다^^

어제는 눈내리는 아침 ...가만이 있을 수가 없어서 아이들을 끌고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큰놈 셋은 모두 공부하러, 학급문고만든다고 다 학교로 나가고

막내놈마저 태권도 가야한다고 꾸물꾸물 준비하는 중이라...이 놈이라도 더 데리고 나가려고 서둘러 대충 차려입고...별로 나서기 싫어하는 원경이와, 태권도 시간에 맞춰주마 하여 끌어낸 교신이 그리고 저 셋이서 카메라를 들고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원경이는 엄마를 닮아서 야무지니...눈 맞으며 걷는 것이 별로 즐겁지 않은지 우산을 쓰고 느릿거리고

교신이도 엄마를 닮아서 똑똑하니...늙은 아버지와 급하게 한강 나와 사진 몇장 찍는 것이 그리 탐탁치 않은 듯 흥이 나 하지 않았습니다.

오직...이 늙은 강아지인 저만 와~ 이리와봐~ 저기 오리닷~거기 서봐~ 저리가 볼까~ 떠들어 대었을 뿐입니다.

 

30대때 우리 큰 녀석들 어릴 때만해도...눈 올 때 이렇게 썰렁하지는 않았는데...

최근 철거한 가판점 주인을 잃고 망연자실 눈 위에 앉아 있는 누런 강아지... 눈 빛이 저를 닮아 참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하하...동병상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