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삼년동안
키는 겨우 2센티미터가 자라고
몸무게는 2킬로그램이 오히려 줄었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만화부장을 역임하시고^^
결국 평균 90점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저의 맏딸 진실이가 오늘 졸업을 하였습니다.
엄마가 건대입구에서 사온 꽃다발을 들고
무엇이 그리 좋은지 동동 뛰며 하하호호 거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만화부 후배들이라고
꼭 저닮은 못난이 짜리몽당들 넷이^^ 선배님 선배님히며 존경스런 눈길을 보내는 모습이 너무 낯설어...이 딸이 벌써 제가 전혀 손대볼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를 점점 키워가고 있었구나 하는..."짠"한 마음이 얼풋 들었습니다.
졸업이라는 것이
인간이 한단계씩 자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러머니라서 그런가 봅니다.
무탈하게 삼년을 지내준 딸이 고맙고 ...
...
날이 얼마나 추운지
마눌과 나실 원경이를졸업식장에 먼저 보내놓고
저와 충신이 그리고 교신이는 1:1:1로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충신이의 프로토스에게 제 저그가 무참히 깨지고 교신이의 테란마져 작살이 나는 순간
졸업식이 막 끝났으니 중앙현관으로 오라는 전화가 왔고
운동장에선 밀가루에 계란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학교로 들어섰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폼잡은사진을 여럿 찍어주고
우리 가족 사진도 몇장 찍고
원경이가 며칠전부터 외쳐대던 유촌 칡 냉면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졸업식에 아비가 할 일을 모두 마쳤습니다.
...
근데 말입니다.
어쩜 그럴 수가 있습니까?
이런 것은 아버지를 안닮아도 되는데...꼭 빼 닮았습니다.
오직
졸업장 한장만 달랑~ㅋㅎㅎㅎ
...
졸업식 뒤풀이로 친구 몇과 노래방으로 간 ... 이녀석은
다섯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오지않고
녀석의 안개꽃에 파묻힌 하얀 프리지아 꽃다발만이 제곁에서 웃고 있습니다.
...
졸업장 한장만 달랑받고, 이렇게 늦게까지 게기는 이녀석을 패 말어~ #$%%^&&&&
-
벌써 졸업시즌이 되었군요.
답글
예전에 비해 무척 빨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따님 진실이 졸업 축하합니다.
이제는 아마 매 년 졸업식 다니실 일이 있으시겠지요?
제가 조카들 클 동안 줄곧 그랬었던 경험이 있답니다.
늘 추운 날에 운동장에서의 어설픈 기다림이란...
아울러 이제 고등학생이 되겠군요.
그러니 입학도 축하드리구요.
학교 배정은 되었나요?
입시 지옥의 대열에 합류하는 건가요?
축하라기보다는 안쓰럽다는 말로 더 대신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90점도 안된다고 하셨는데 90점에 가까운 거라면 잘 하는데요 뭘.
달랑 졸업장 한 장...요즘은 상도 많이 없는 탓인가요?
하긴 개근상 그 딴 것들도 없어지는 추세더군요.
형설지공이라고 하잖아요.
빛나는 졸업장 그게 어딘데요.
아마 진실이의 가슴속에는 아름다운 꿈들이 마구마구 피어날걸요?
여고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여중때와는 천지 차이가 될테니까요.
에고고...저는 진실이가 무진장 부럽습니다.
고등학교 때 내내 조급함 갖지 마시고 항상 사랑과 믿음과 기도로 바라봐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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