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반드시 돌려받는 것입니다.

주방보조 2005. 3. 21. 16:20

다섯아이를 키우며 보니
비교해 쉽게 눈에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녀석은 어딜가나 모든 사람에게 사랑스러울 것이고
어떤 녀석은 반대로 그리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엄연한 사실이요.
고슴도치 사랑이라서
그래도 내 새끼들이니 모두 다  이쁘고 가슴아리고 그렇습니다만 ...

가끔
이쁜 놈이 이쁜 짓하는 것보고 헤헤거리고...못난 놈이 못난 짓 하는 것보고 씩씩 거리는 자신을 보면서 어떤 때는 흠칫 놀랍니다.

생판 모를 남들도 할 짓을 자식에게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야 부모답다...라는 말을 적용시키기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부모다운 존재가 되여면...
이쁜 놈은 이쁘니까 그냥 이뻐하고 못난놈도 불쌍히 여겨서 이쁜놈 못지 않게 이뻐하는 것일테니까요.

...

사회생활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습니다.

똘똘하고 손빠른 녀석들은 누구든지 이뻐하고 어디서나 대접을 받습니다.
지금 데리고 있는 저 뿐 이아니라 전에 데리고 있던 그에게도 그렇고 앞으로 데리고 있을 그녀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당장 데리고 있을 때 편하고 효율적이라고 그런 녀석을 칭찬하고 사랑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것은... 소도 개도 다 하는 짓입니다.

예...
역으로 일못하는 녀석에 대한 혹평과 미움도... 개나 소나 다 할 수 있는 짓입니다.

재미있게도
그러다보니 그런 것인지
인간 세상이 개나 소나 뭐 별다를 것이 없는 형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니 지능적으로 뛰어난 만큼 개보다 소보다 못한 짓거리들로 가득한 세상이라 해도 뭐 별 틀린 것 없겠지요?

...

반드시 돌려받는 일 하나가 있습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또는 불쌍히 여기지 못한 마음입니다.

부족하고 연약하고 어리석고 못난 이들을 대하여...가엾게 여기고 불쌍히 여기는 그 마음은 반드시 돌려받습니다.

저는 이것은 하늘이 정한 엄정한 법이라고 믿습니다.

측은지심이니 자비니 사랑이니하는 다른 표현이 있을 뿐이지 ... 요

...

자식을 편애하여 누구는 이뻐하고 누구는 이뻐하지 않는다면 ... 그 부모는 노년에 가서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고야 맙니다.
이뻐한 자식은 버릇없음으로 이뻐하지 않은 자식에게는 외면당함으로 말입니다.
혹 스스로 자기수양을 잘 쌓아 훌륭하게 자란 자식을 두는 행운을 가진 부모라면 예외겠습니다만...

사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영약하고 재빠른 인간들만이 대접받고 환영받음으로 그들은 연약한 자를 배려할 줄모르는 악순환의 한 축이 되어 이 사회를 지배해 버립니다.
도대당한 부족한 인간들은 낙담하고 좌절하여 분노와 저항이라는 다른 악순환의 한 축을 이루고 말입니다.

...

그러므로

이 반드시 돌려받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무능한 이들을 가엾게 여길줄 알고 그들을 마치 부모가 못난 자녀라도 긍휼히 여김으로 사랑하듯이 사랑할 줄 아는 자세가 갖추어져야만 합니다.

그래야 이 사회가

긍휼없는 심판의 무서운 재앙을 피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일의 효율보다는 인간에 대한 존중...이
우리를 ... 이 돈에 미치고 권력에 미친 세상에서 마침내 건져내게 될 것이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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