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행복은 성적순...^^

주방보조 2007. 7. 30. 10:03

고3 맏딸의 형편없는 성적은 6월 한달 내내 우리를 형편없이 불행하게 만들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전과를 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므로 소망을 가지고 약간의 불행감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고2 둘째딸의 2%부족한 성적은 우리를 2%부족한 행복에 머물게 합니다.

잠을 좀 줄이면 될텐데, 어디 그게 맘대로 되는 일이겠습니까? 깨울때마다 찌푸리는 녀석의 무서운 얼굴이 부담이 될 뿐이지요.

중2 맏아들의 말하기도 괴로운 영어 수학 성적은 우리를 말하기도 괴로운 불행으로 몰아 넣습니다.

겨우 여름방학 보충대열에서 벗어난 것으로 희희낙락 중이시고 평균은 약간 올랐잖느냐고 궁시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함을 누가 있어 알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누굽니까?

위 세 녀석말고도 파릇파릇한 놈들이 둘이나 더 있는 집 아니겠습니까?

아직도 초등학생인...그래서 희망차고 행복한 꿈도 훨씬 더 많이 꿀 수 있는 아이들...

물론 사춘기가 되고 그 캄캄한 동굴 속에 들어가면 어찌 변할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중고생은 그저 기말고사 성적표가 한 학기의 결과를 간략하게 수치로 표시해 주며

유감스럽게도...우리를 행복할만하게 할 결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억지로 꺼내어 구색을 맞춘다면

진실이가 체육을 1등급을 받아서 체육 선생님 왈 "너 체대 안 갈래?"하며 농담을 하셨다는 것과

나실이가 영어는^^ 반에서 1등했다는 것

그리고 충신이가 증언하기를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선생님들께서 모두 네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하셨다는 이야기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집의 소망^^ 초딩들이 생활 통지표를 받아 왔고...이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만약 이 통지표에도  성적이 숫자로 표시된 점수나 등수로 나타났다면 별로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없지 않습니다만,,,^^

종합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2-3 김교신:   사물에 대한 관찰력과 탐구력이 우수하며 여러 방면에 노력이 뒤따라 향상되고 있음. 자기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를 가짐.  

 

6-3 김원경:  침착하며 성실하며 친절하여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조용하나 믿음이 가는 학교생활을 하며 맡은 일을 잘 처리함. 학습태도가 바르고 과제를 성실하게 이행하여 성적이 크게 향상됨.

 

...

 

뭐...초등학교 때는 다 이렇게 좋은 평가를 해 준다고...알지도 못하면서 행복해 하지 말라고...

특목고 목표로 공부시키는 학원이나 전국적 평가고사들에서 수치로 나타나는 좋은 성적이 있어야 행복해 할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 우기고 싶은 분이 없지 않을 것으로 압니다만...

 

좀 참아 주시길...^^

 

우리집 형편상...

이것들로라도 실컷 행복해 하지 않으면 ... 무슨 낙으로 살겠습니까?  봐 주십시오...ㅎㅎ

 

 

 

 

 

 

 

 

 

 

 

  • 김순옥2007.07.30 21:19 신고

    원경이의 글 가운데서 성적을 보았답니다.
    우수한 성적이더군요.
    그리고 글을 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아는 바이구요.
    진실이의 체육 성적을 말씀하시니까 생각나는데요.
    한빛이가 1학기 과목 성적에서 체육 과묵을 전교3등을 했더군요.
    달리기를 제외한 농구며 축구 실기가 보통을 넘어서기는 어려울텐데 기말고사에서 이론이
    40%쯤 적용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진실이가 체육을 나실이가 영어를 훌륭한 성적이잖습니까?
    고등학교 성적이라는 게 갑자기 오르기 힘들다는 것은 잘 아는 일이지요.
    한빛이가 학기말고사에서 그야말로 기적을 이루었지만 그것이 결코 앞으로를
    보장하는 건 아니라고 믿고 있답니다.
    어쩌면 부모로서의 무책임에 대한 스스로의 경계를 두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행복은 성적순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너스로 얻은 한빛이의 성적은 약간의 긴장감을 선물해 주었다는 것으로 감사할 뿐이랍니다.
    특목고에 대한 기대도 바람도 없는 그런 부모가 저희 부부이기도 하답니다.
    어떤 게 정상인지...가끔은 헷갈리는 일입니다.

    분명한 것은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 그보다 앞서 신실한 믿음...
    그런 아이라면 행복한 아이가 아닐까요?
    성적까지 좋다면 보너스에 해당되겠지요.

    답글
    • 주방보조2007.07.31 00:40

      큰 놈들에게 여러가지 실망스런 일들이 우리를 불행하게 할 때
      작은 놈들의 생활통지표를 읽으며 위로를 삼았지요^^

      부모의 행불행의 많은 부분이 아이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세월이 갈수록 더욱 절감합니다.
      아직은 작은 것들이지요.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은 것이 각각 다르고...그 열매들도 다릅니다. 그러나
      아비로서 그런 것들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은 동질의 것입니다. 모자란 녀석은 모자란 그대로 받아주어야 하고 넘치는 녀석은 그저 그 넘침이 과도히 좋아할 것만도 아님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모자라는 아비구나 생각한답니다. 잘하는 놈이나 못하는 놈 모두에게 똑같은 행복을 느낄 수 없으므로...

  • malmiama2007.07.31 11:26 신고

    아내와 공감하며 한 얘기가 있습니다.
    원필님네 다섯 아이들은 세상적으로도
    훌륭하게 행복하게..의좋게 자알 살 거라고요.^^

    답글
    • 주방보조2007.07.31 17:53

      우리가 받은 올해 최고의 덕담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된다면...죽은들 무슨 여한이 있겠습니까?...

  • malmiama2007.07.31 11:27 신고

    행복을 안겨준 원경이와 교신이 사진만 올리셨군요. ^^

    답글
    • 주방보조2007.07.31 17:56

      요즘은 주로 이 두녀석과 동행하는 일이 많으므로...사진도 주로 이 녀석들 것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손위 누나가 있는 오뉘란 참 보기 좋은 것같습니다^^ 제 자식들이지만...

  • 소리2007.08.01 05:59 신고

    건강하고 밝고 올바른 가치관을 소유한 멋진 다섯명의 어른으로
    자라날 것만 생각해도 다섯명의 자녀분들은 훌륭한 거라 생각합니다.
    그 다섯을 키우신 두분의 부모님은 더 존경스럽구요.
    화이팅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7.08.01 09:34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큰 위로가 됩니다.
      솔직한 심정은 ... 자신없음...입니다.
      그러니 ...더 고민하고 기도 많이 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 왕언니2007.08.01 07:32 신고

    아무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당장 눈앞에 성적표가 펼쳐지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숫자 한자 한자에 일희 일비 하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인생을 조금 더 산 제 경험으로 보아
    결론은 정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겁니다.
    오히려 성적에 집착하는 당사자와 부모가 점점 더 행복하지못하게 되더군요.
    자식이 많으면 아무래도 자꾸 비교하게 되고
    밑의 아이들보다 윗 서열의 아이들이 집중포화?를 받게 마련이라
    관심을 많이 받게되는 윗놈들이 상대적으로 더 못하는것같은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쩜님 부부가 누굽니까 두분의 일관성 있는 기도로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마셔요.
    우리집 경우를 회상해보니
    아버지가 언니와 오빠에게 집착하는동안
    관심에서 좀 빗겨 나있던 제가 오히려 어부지리를 했던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분야를 찝적거려? 볼 수도 있었고
    많이 관대해지고^^ 폭 넓은 교우관계로 반장을 오랫동안 해보기도 했죠.

    교신이와 원경이가 받은 통지표의 평가 ....
    제 초등학교쩍 평가와 아주 흡사합니다 ㅎㅎㅎ
    읽는 제가 다 행복해집니다.

    장담하거니와 독수리 오형제의 먼 후일은

    <오 형제가 믿음좋은 부모 밑에서 화목하게 자라서 사회 각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한민국의 영향력 있는 튼실한 주춧돌 노릇을 하였더라..> 라고 기록 될것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7.08.01 09:44

      오늘 아침에는 진실이에게...밝고 명랑하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스트레스에 찌들려 있어야 할 녀석인데...얼마나 즐거운지 한편 염려스러우면서도 고맙더라구요^^
      성적이 비교적 좋은 나실이나 더 형편없는 충신이나 ... 요즘 저와 배트민튼 치는 것을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또 고맙구요.
      공부하는 것만 빼면 ... (미모야 어쩔 수 없다 치고^^) 뭐 하나 불행할 것이 없는 녀석들이지요.

      문제는...믿음없는 제가 녀석들의 점수에 일희일비하게 된다는 것인 셈입니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말입니다.

      공부와 관련된 성품이나 정서까지도 거의 타고난다는...오직 '의지''동기부여'이런 변수만이 그 타고난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 제 각각이라 분명히 보이는 것이죠.
      아이들 다 어릴 때만 해도...해서 안 되는 거이 어디있어~하며 큰소리 펑펑 쳤더랬는데
      요즘은...그런 소리 다 기어들어 갔습니다.

  • coolwise2007.08.03 14:40 신고

    행복-불행 보다는 우울-명랑 정도로 표현될 수 있는 사안 같군요.
    그래도 행복해 보입니다.

    성적이 좋을수록 맘이 편해지는 것은
    장차.. 생존경쟁에서 그럭저럭 잘 지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 때문일텐데..
    쩜.님 5남매는.. 형제의 숫자만으로도 생존경쟁이 두렵지 않을만큼 든든하니
    행복은 성적과 관계없이.. 보장된 것이 아닐까 사료됩니다. ㅎㅎ
    성적표에 일희일비하는 어버이의 모습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아이들의 예상치에.. '허'를 찌르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긴다 - 이런 작전은 어떠실런지.. ^^ ~

    답글
    • 주방보조2007.08.04 17:54

      형제가 우애가 좋다면...행복이 좀 더 풍성할 수 있겠지요.
      부모된 자로 그것을 바라지 않는 자 누가 있겟습니까마는...오히려 역으로 우애가 안 좋다면 불행이 더 많아지겠지요.
      ㅎㅎ...저는 허를 찌름으로 감동을 란길 수 있는 능력은 전무하지 싶습니다. 아주ㅡ 단순한 사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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