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오이도 여행^^

주방보조 2007. 8. 15. 11:49

처음 이번 여름 휴가 계획은

서해안의 꽃지 해수욕장에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에서 가깝고 석양도 보기 좋고 새우도 맛있고 아이들 놀기도 적당하고 근처에 다녀볼 곳도 많다하여 아내와 그곳을 점찍고

날자와 교통편을 두루 알아보고 있었지요.

그러나 계획한 날자에 사정^^이 생겨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충신이와 교신이 둘이 서로 경쟁하듯이 아프고...저도 거기 끼어들어 며칠 몸살을 앓고 말았습니다.

남해 바다를 꼭 보고 싶다던 원경이의 소원도 무심하게

그렇게 7월이 가고...

8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기저기 비실거리며 아프던 교신이가 몸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매미잡기에 온갖 열성을 다 쏟았는데, 그 하루에도 십수 마리씩 잡는 매미잡기가 며칠만에 시시해 지고나자...휴가 타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우리 아무데도 못가요?

그래, 누나들 고3  고2니 모두 함께 갈 수도 없고

그리구요?

어디 가기도 미안하잖아, 공부 열심히 하는데 놔두고 가기가...

누나들은 옛날에 많이 다녔잖아요?

그리고 너도 자주 아파서 어디 데려가기 겁나고

전 건강해요!

그래도 올해는 힘들어~ 좀 봐주라...

저는 바다가 보고싶어요.

끙~~~

 

...

 

자식이 그것도 막내가 바다가 보고싶다는데

아버지가 되어서 그 소원 하나 들어주지 못한다면 그것도 참 부자연스런 일이고, 자식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같아 마음이 괴로웠는데...

마침 번뜻^^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작년 초순 오랜 친구 둘을 안산 친구집에서 만나 오리고기 얻어먹고 소화시킬겸 그 친구가 데려갔던 곳...

빨간 등대가 있는 바다...오이도

그래서 아내와 금요 데이트 때 꼭 한번 가자고 약속하고 아직 가지 못했던 4호선 종점...

 

바다만 보면 된다는 말이지?

그래 알았다 다음주 월요일에 가자

와~신난다~~~

 

...

 

나실이가 '진실이는 어차피 보충수업하러 학교에 가니까' 자기도 가겠다며 강력하게 어필했고

월요일은 자기 봉사가 있는 날이니 화요일에 가야한다고 우겨서

결국...우리는 화요일 아침 서해^^바다를 향해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

 

비가 오락가락하므로

접는 우산 셋을 배낭에 넣고 교신이 것으로는 노란 비옷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긴 우산을 지팡이 삼으려고 손에 들고, 배낭은 맨 먼저 교신이에게 지게 하고 차례로 큰놈들에게 옮겨 지게 하였습니다.

 

뚝섬 유원지 역에서 1800원X3 + 900X2= 7200원을 내고 7호선 전철을 타고 이수역에서 4호선 오이도행으로  갈아 탔습니다...출발한 지 약 1시간30분 좀 넘어 오이도역에 도착했습니다.

택시를 타고(5천원)오이도에 도착하였더니...시간이 10시 30분쯤 되어 있었습니다.

 

...

 

 

 

오이도의 명물인 빨간 등대(전망대)?에 오르려 했으나 비바람이 위험하다며 입구가 폐쇄되어 있었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고로...뒤집어지는 우산들을 추스리면서

우리만^^ 뚝방길을 걸어 시화방조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한참을 걸어 시화방조제 입구에 있는 갯벌 체험장으로 들어간 아이들...

그 즐거움을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작은 게도 잡아보고 조개도 몇개 찾아내고...

게다가 바람도, 비도, 질퍽거리는 갯벌의 심술도 아빠가 제일 큰 조개 찾는 녀석에게 거금 천원을 상금으로 걸었으니 '아무 의미없는' 방해물일 뿐이었습니다. 

 

교신이가 제일 큰 조개를 그리고 충신이와 원경이가 비슷한 크기의 조개를 나실이가 제일 작은 그것도 껍질이 약간 깨진 조개를 ...내 놓았습니다.

 

 

 

교신이는 천원, 충신이와 원경이는 5백원, 나실이는 3백원...^^

 

...

 

 

체험장 출발지에 있는 수도에서 뻘들을 다 깨끗이 �고

점심을 먹으러 다시 오이도로 들어가...적당히 J라는 음식점에서 해물 칼국수(1만원)와 바지락 칼국수(5천원)를 2인분씩 시켜 먹었습니다.

값은 절반인데 바지락 칼국수가 맛이 더 좋았습니다. 해물 칼국수는 조개 건져 간장 찍어먹는 맛빼면 ... 맛이 뭔지 모르겠다는 그런 느낌이었지요.

 

바람부는 뚝방에 다시 올라 보니...멀리 바다가 갯벌을 서서히 덮어오고 있음이 감지되었습니다.

 

 

야~ 김교신

저게 바다야

넷?

저기 저어기 배가 떠있고 사람들이 있는 곳 너머에 말야...날이 흐리니 색깔이 구분이 안되네...

알았어요

알았지? 바다를 너는 본거야...

네^^

 

...

 

다시 갯벌에 들어가자는 교신이를

모두 이구동성 말리고

목요일에도 다시 오자고 하는 교신이를

모두 웃어 반대하고

 

물이 꽉 차서 전부 다 바다가 된 것을 본 뒤에 집으로 가자는 저를

교신이 빼고 모두 울상이되어 반대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몸이 다 젖어서 ... 힘들었다는...

 

...

 

택시타고 전철타고 우산 쓰고 집에 돌아 온 시간은...4시 50분... 

 

좋았냐?

네~(교신 원경)

아니요~(충신 나실)...^^

 

 


 

 

 

 

 

 

  • malmiama2007.08.15 14:11 신고

    어릴수록 어딜가도 재미와 즐거움을 찾지요. 긍정적이구요.
    꽃지 해수욕장...갔으면 더욱 좋을 뻔 했습니다. 안면도에서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

    다음 주 중에 오이도에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툴툴 댈 정민이와 형민이는 빼고 유민이와 아내와..^^

    바지락 칼국수 먹어야겠군요.

    답글
    • 주방보조2007.08.15 16:15

      오이도에 가시면 빨간 등대 있는 곳의 갯벌체험장으로 가시는 것이 덜 질퍽여서 좋습니다. 해안선도 가까운 것같고. 우리가 간 시화방조제의 갯벌은 그 입구 시설은 깨끗하고 좋은데...들어가는 갯벌 초입이 질퍽임이 심하더군요. 거기 음식점은 하도 같은 것들이 많아서...저희는 제일 허름한데를 골라 갔습니다^^

  • 김순옥2007.08.15 14:38 신고

    비가 오면 오이도로 칼국수 먹으로 간다는 말이 있던가요?
    안산에 몇 년쯤 살았지만 저만 오이도에 가본적이 없답니다.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있다는 것을 잊고 사는 것 같아요.
    공항에 자주 다닐 일이 있는고로 바다 구경은 그래도 많이 하게 되는데
    인천 앞바다의 섬들도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승용차보다는 버스를 타야 구경을 하기는 좋지요.

    원경이랑 교신이의 즐거움이 눈에 보이네요.
    귀한 시간을 낸 나실이가 더 즐거웠으면 좋았을걸요.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나실이가 얼마나 예뻐세요?
    그 나이에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는 게 더 좋을 시기잖아요.

    이번주면 방학도 끝나네요.
    여름방학이 두 달 이상되는 미국의 조카들은 믿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요.
    어제는 마지막으로 미국의 남동생과 두 조카들이 떠났답니다.
    많은 짐과의 작은 전쟁을 다시 치룬 셈이지요 ㅎㅎㅎ
    12시가 다 되어 미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빛이는 아직도 숙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7.08.15 16:26

      그렇잖아도 하두 비가 와대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놀러가는 것도 생각했었습니다. 거기도 바다가 보이니까...
      김포에서 기차타고 ...
      아침에 좀 개는 것같아서...그리고 오후부터 갤 것이라는 예보때문에 오이도를 강행했지요. 결국은 속았어요^^ 저희가 노는 동안 내내 비가오고 바람불고 했으니까요^^

      나실이는 즐거웠지만...우산이 작아서^^바지가 흠뻑 젖었고 그 바지가 두꺼운 청바지라 잘 마르지 않은 것 때문에, 그리고 충신이도 긴바지라 접었지만 자꾸 흘러내려 곤혹스러워 했지요.
      우리 아이들은 아직 아빠랑 놀러가는 것 그리 싫어하진 않습니다. 공부...빼면 정말 괜찮은 녀석들이라니까요^^

      ...

      방학이 오히려 편치 않은것이 주부 인데...손님까지 치루시느라...고생이 배가 되셨겠네요. 그래서 해방감도 갑절이 되시겠구요^^

      숙제가 있군요. 우리 충신이는...숙제 이야긴 한마디도 꺼내지 않던데요ㅜㅜ

  • 소리2007.08.15 19:35 신고

    비오는 날, 그것도 무거운 청바지가 젖은 채 '논다'는 게 '쿨'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는 청소년기이겠지만, 제가 느끼기엔 너무 낭만적이에요~~~ ㅎㅎㅎ 게다가 나중에 칼국수까정 드시고.. 너무 먹고잡습니다. ㅠ ㅠ 아, 가만 지금 점심 준비해야 하는데 칼국수 해서 먹어야겠네요. 좋은 점심 메뉴 얻어가는것 같아서 기분 좋습니다. 하하..

    십대가 되면 아이들이 부모님과 어디가는 걸 참 꺼려한다고 하던데, 자녀분들이
    아빠를 잘 따르고 아빠와 나들이 가는 걸 좋아하는 걸 보니 정말 복 받으신 거에요.^^
    남편의 자전거 동호회에서도 어떤 아빠가 그러더군요. 사춘기의 절정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말이에요. 그 현상이 보편적이라고 하는데, 그런 보편성을 떠난 쩜 님 가족분들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정겹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칼국수 만들러 가야겠습니다. 휘리릭~^^

    답글
    • 주방보조2007.08.16 01:03

      ^^...아이들이 비교적 많으니...지들끼리 티격대느라...부모에겐 덤빌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닐까요?ㅎㅎ
      칼국수 잘 만들어 드셨어요?
      우리도 오늘 칼국수로 점심을 때웠는데...마눌님과 아이들이 모두 맛있다고 잘 먹었습니다.
      감자 넣고 호박 넣고 무우도 넣고 양지육수에 ...면 넣고 팔팔 끓였지요^^ 마늘 고추 참기름으로 간장만들고...

  • 봄빛2007.08.15 21:38 신고

    휴가는 바로 쩜님 가족처럼 보내야 하는데....
    슬밋슬밋 비어져 나오는 웃음을 훔치며
    피곤을 밀어내 봅니다.
    평안~!!

    답글
    • 주방보조2007.08.16 01:14

      음...
      우리도 부산으로 해서 강릉으로 해서 남원으로 해서 거제도로 해서...막 다니고 싶답니다.
      오이도는 마지 못해 간 것인데...위로를 해 주시는군요^^ㅎㅎ

      피곤은 만병의 근원인데...잘 쉬십시오

  • 원이2007.08.16 02:13 신고

    '오이도'... 찜해두지만, 언제 가볼 지는...ㅎㅎ
    저희는 방학 직전에 설악산 대청봉^^엘 갔다 오고는 그걸로 내리~ 버티고 있습니다.
    조금만 버티면 이제 개학입니다. 야홋!ㅎㅎㅎ

    답글
    • 주방보조2007.08.16 08:06

      오이도는 하루 놀러 갔다 오기는 좋은 곳입니다.
      근데 자제분들이 이미 오이도의 즐거움을 맛볼 수준은 넘어섰을 듯^^

      이박사님과 조개구이 드시러 한번 가보세요
      우리 옆 테이블의 조개구이 냄새가 꽤 좋더라구요^^

  • 들풀2007.08.16 10:21 신고

    보기에 너무 좋습니다.

    답글
  • 하얀파도2007.08.16 17:01 신고

    다음에 안면도 가시게 되면 파도에게 연락하세요...ㅎㅎ
    파도 하고 친한 집사님이 그곳 사시거든요.
    안면도는 오월에 가시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았던것 같아요.
    밤에 바다에 가서 낚지도 잡고...
    낮에는 박하지란 게도 잡고...집사님 조개 밭에서 조개도 한보따리 캐고요.....ㅎㅎ
    아이들한테 좋은 추억거리가 되더라고요.
    파도 아이들 어릴때 안면도 참 많이 다녀었거든요.
    파도 구역 슬그머니 다녀오시지 마세요......ㅎㅎ
    오이도 그래도 아이들에겐 즐거운 시간들이 되었겠네요.

    답글
    • 주방보조2007.08.16 21:02

      하하하하...
      ...파도님하고 친하시다고 제가 들이밀어도 될까요?^^
      그러나...안면도 같은 좋은 곳에서 낙지잡이나 조개잡이 ...생각만 해도 가슴이 펄럭입니다.
      석양과 별...이것들도 올해는 눈에 담아 넣지도 못하였네요.

    • 하얀파도2007.08.17 07:05 신고

      비밀인데요...그곳 남자 집사님이 파도 앤이거든요.
      인천에 같이 살면서..
      가장 힘든 시절을 보내신분들이라...
      그냥 이웃하곤 많이 달라요.
      파도 아는 사람들하고 참 많이 갔었어요.
      인상한번 찌푸리지 않고...
      올땐 기름도 가득 채워서 보내주시던디요...ㅋㅋㅋ
      오월에 자녀분들 델구 한번 다녀오세요..
      남자 집사님께서 밤에 낚지 줍는것도 도와 주실꺼예요.....ㅋㅋ
      주무실땐 파도 몫으로 만들어진 언덕위에 하얀집에서 주무셔도 되고요.ㅎㅎ
      남자 집사님께서..
      파도 식구들은 작은 사람들만 있다고..
      네식구 딱 누워서 잘수 있도록 만드셨대요..
      아~~
      가을에 가시면 쭈꾸미 낚시도 즐길수가 있어요.
      당일도 가능하고요...물때 마추어서 일찍만 출발하시면요.
      집사님댁에 아주 작은 배가 있는데.
      멀리 가지 않고 그냥 세워놓고
      낚시만 집어 넣으면 줄줄이 붙어 나오더라고요.
      물론 가을 조개도 맛있구요...ㅎㅎ

    • 주방보조2007.08.17 16:49

      움...
      기름도 가득^^...차가 없으니깐 딴나라 이야기 같구요^^
      언덕위에 하얀집^^...웬지...약올리시는 것같으요...

      진짜 안면도 갔다 올까부다...ㅋㅋ

    • 하얀파도2007.08.18 12:06 신고

      정말.....
      안면도 가시게 되면 파도에게 연락하세요...
      꽃지 해수욕장보담...
      삼봉 해수욕장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아서 아이들 놀기엔 좋습니다.
      여름엔 차가 너무 많아서 정말 나빠요...
      아참......글구...
      물때 마추어 밤에 가시면...
      그물로 고기를 잡아서 기름에 튀겨 먹을수도 있어요.
      옛날에 놀던 추억들을 생각해보네요..ㅋㅋ

    • 주방보조2007.08.18 15:53

      고맙습니다.
      1박2일은 시간을 내야 하겠군요^^

  • 이요조2007.08.16 18:22 신고

    오이도 다녀오셨군요.
    가족이 많아서 함께 하기가 벌서 어긋나는군요.

    사진찍혀진 아이들보니 역시 멋쟁이 아부지 맞습니다.
    추억은 욜케 찍어두는 것이지요!!

    바지락 칼국수가 먹고싶네요.
    갑자기....

    답글
    • 주방보조2007.08.16 21:08

      ㅎㅎ...
      비바람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도 써놓고 사진이니 동영상이니 올려놓으니
      며칠지났다고 벌써 추억이 되려 하네요.

      칭찬...캄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