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가 이공계에서 인문계로 진로를 바꾸고
맨 처음 해야할 일이 사탐의 11개 과목중 4개를 선택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앉아
그래도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을 선택하기로 하는 것이 제일 낫겠다 결정을 내리고
법사, 국사, 세계사 그리고 세계지리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참고서를 사고 마침 다음날 모의고사가 있어 그 과목들을 공부했지요.
한 세 시간 함께 앉아 공부하면서 옛 생각이 다 났다는 것 아닙니까?^^
...
엇그제이지요
항상 있는 일입니다만^^ 잠이 오질 안항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사탐을 살펴보았습니다.
헛~
국사는 절대로 선택하면 안된다..왜냐하면 서울대 가는 아이들이 모두 국사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
자세히 살피니 서울대에선 국사를 필수로 해놓았기 때문이라고..그래서 서울대를 지원하는 수재들은 모두 국사에 매달리고 그러므로 어설픈 학생들은 국사에서 절대 좋은 등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잠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어제 새벽을 눈이 빠지게 사탐과 관련된 것을 뒤져대었습니다.
100여일밖에 수능이 남지 않았는데 큰일 아닙니까?
작년 수능에서 사탐 11과목의 지원 상황은 참 가관이더군요.
사회문화 71.9%에서 세계사10.5%까지...
기가막히게도 진실이가 선택한 네 과목은 7위 8위 10위 11위의 지원자가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허허^^
새벽에 진실이를 깨워 사탐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진실이도 자기가 국사를 하겠다 하니 다들 미쳤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자기는 그대로 밀어붙이고 싶다고...(이건 애비를 닮아서리 똥고집...) 하여, 제발 담임선생님과 상의하여 선택할 일이지 그냥 밀어붙이기엔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고 한참을 설득하여야 했습니다. 참고서 값이 아깝기야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녁에 담임은 잘 모르시겠다고 하여 따로 소개해준 사회과 선생님과 상의한 끝에...사회문화, 한국지리, 근현대사를 선택했고 세계사는 자기가 공부하고 싶다고 하였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국사도 하고 싶은데 그건 무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작년 지원자 랭킹이 1,2,3, 그리고 11...로 바뀌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담임이 추천해 주어 살펴본 ... 진실이가 꿈을 가득 안고 바라볼 수 있는 대학들은^^ 사탐 네과목중 두과목만 입시에 반영한다고 하여...마음의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우리 바보들이 잠간 며칠동안 사탐을 가지고 이런 쑈를 하였습니다.ㅠㅠ
...
저는 이번에 진실이의 진학 궤도수정 때문에 우리나라의 그동안 지적하던 교육의 문제가 무엇이지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 몇개있습니다.
하나는 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딴 공부를 하는지 또는 잠을 자는 지,그리고 그것을 왜 선생님들이 말리지 않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공계의 경우 수학나를 선택한 아이들은 수학가에 해당되는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인문계의 경우도 자기 진학과 관련되지 않는 수업이라면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수학일 수도 있고 자신이 선택할 필요가 없는 사탐과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교사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고 예의를 갖추는 것을 금과옥조로 삼는 학생이 아니라면 ...잠을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교사에 대한 존경을 최고의 가치로 우겨대는 교사가 아니라면 그런 학생들의 반응에 대하여 기분나쁜 것을 넘어서 과잉반응을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교실은 그래서 무너져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왜 학생들이 학원에 그리도 집착하는 가에 대한 이해입니다.
사탐과목 중 자신이 선택할 과목이 아예 학교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는 기가 탁 막혔습니다. 사회과목 학원강사가 돈을 많이 벌었다 하여 참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드디어 이해가 가게 되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스스로 공부하는 데 취약한 데다가 학교에서 가르치지도 않는 과목을 이런 저런 이유로 선택하려는 학생은 어쩔 수 없이 학원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각 대학별로 중구난방 복잡다단해 져서 입시 정보에 있어서 학원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학교의 현실입니다.
서울대의 국사 필수는...참 아이러니한 기분마져 가져다 주었습니다.
정말 중요한 공부는 아이들이 거의 다 피해가는 과목으로 만들어 버린 꼴이니 말입니다.
한국 최고의 대학이 고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목 하나를 망쳐버렸다...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공교육이 망하였다...왜?
교육부의 바보들때문이다...
그 무익한 탁상공론과 이상주의가 ...
사교육을 진흥시키고 해외 조기유학을 촉발시키고 교실을 잠들게 했으며 교사들의 교권을 박탈해 갔다...
그리고 저처럼 똑똑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다...
...후...
-
재수하던 조카가 수학을 포기하는 건 한참 시간이 지난 후였답니다.
답글
종합반은 포기해도 수학 과목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는 딴 공부를 한다더군요.
조카의 입시를 지켜보면서 입시전형이 얼마나 복잡한가를 조금이나말 알게 되었답니다.
어떤 이유로든 대한민국 입시를 피해간 한얼이가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으니 얼마나 힘들었은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많이 바쁘겠네요.
하지민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요?
한빛이 기말고사 기간에 유난히 식구들도 들락거리고 본인이나 저나 정신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오히려 시험기간에 집중했던 게 효과를 보았는지
다른 아이들은 성적이 떨어졌는데 한빛이는 올랐더군요.
교육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고 바보같은 제도에 억지춘향으로 따라가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결국 강자와 약자의 선은 분명하니까요.
아니꼬우면 돈 벌고, 공부하고...그런 말들이 괜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진실이도 나실이도 화이팅하리라 믿습니다. -
-
쩝~!
답글
지금 고등학교 교과과정이 어케 돌아가는지 조차 모르는 이 바보.
수학이 가와 나를 분류된다는 말도 처음..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네요. -
지난날들이 생각이 나는군요.
답글
요리왕님도 파도랑 똑같은 경험을 하셨다는것에 대해 미소를 지어 봅니다.
아들녀석은 사탐을 학교에서 배우는것 선택하고 나머지는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하더라고요.
아들녀석 친구들을 보면 사탐을 몇백짜리(사탐 만점 맞게 해준다는) 선생님을 붙여 과외를 하더군요.
지나고 보니 후회되는 일들도 많고 안타까운 것들도 많고 ....
대학생이 되닌깐 고등학생보다 더 힘이 드는것 있죠.
느려터진 녀석 운동 델구 다니랴..
게임에 중독 될까봐...컴터지키랴...
파도 사서 고생하는거 맞죠?
누가 좀 자녀교육에 왕도가 있다면 가르쳐 줘봐요............잉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은 성적순...^^ (0) | 2007.07.30 |
---|---|
물소리 바람소리...그리고 우리^^ (0) | 2007.07.15 |
진실...2 결단 (0) | 2007.07.12 |
진실...1 궤도 수정 (0) | 2007.07.12 |
은상을 꿈꾸다 (0) | 2007.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