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너무 늦은 것을 알면서도
수학과 과학 성적이 너무 나쁘게 나왔기 때문에, 그리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와 아내 그리고 진실이는
진실이의 진로에 대한 수정에 들어갔습니다.
...
진실이가 1학년 때
이공계쪽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선포하고, 반도체연구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저는 찬성하고 이공계를 선택하는 일의 후 원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눈썰미가 특수하게 좋고 손재주 또한 남다를 뿐더러,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인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녀석이 1학년 도서부장을 하면서 학교축제를 위해 여름방학부터 한달여를 공부와는 관계엾이 돌아다닐 때에도 , 만화를 그리며 만화스토리를 써가며 속을 썩힐 때에도, 도서관에 가서 컴퓨터만 하고 돌아오곤할 때에도, 2학년 올라와서까지 야자시간에 소설책만 읽어댈 때에도 ... 진실이는 여전히 이공계에 속한 것에 대하여 후회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녀석이 걱정하지 않는데 부모가 미리 걱정할 수는 없는 것이었지요.
2학년 2학기가 되면서 조금 공부를 하더니 성적이 많이 올랐었습니다. 특히 언어 점수가 좋아졌지요. 그리고 외국어도 좋고...
그래서 우린 부모된 입장에서 조심스레 건의를 해 보았습니다.
너의 형편없는 수학과 더 형편없는 과탐에 비추어 ...문과반으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느냐?
녀석은 우리에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녀석의 말을 믿었습니다.
...
그리고
3학년이 되어서...문과반으로 간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를 속이면서까지 이과반에 남아 있으려는 진실이의 의도를 여러각도에서 해석하였습니다.
짝사랑하며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이과반에 있는 것인가?
반도체에서 샹명공학에 이르기까지 목표를 수시로 바꾸어대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공계가 정말 좋은가?
한번 뜻을 정하면 절대 굽히지 않는 투사라서 그런가?
그러나
첫번째 이유 말고 두번째와 세번째 이유는 사실 아무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짜 녀석이 좋아하는 것은 만화나 그리고 소설이나 읽고 수다 떠는 것이지 과학이 아니며, 우리 집에서 가장 감정기복이 심한 녀석이 바로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
공부도 못하고 키도 작고 얼굴도 못난 너를 좋아하는 그런 착한 남자애는 없을테니
누구냐?
네가 혼자 좋아하는 놈이?...이렇게 추궁하곤 하였습니다., 농담번 진담반... 물론 녀석은 펄쩍 뛰고요.
...
어찌되었건^^
6월의 모의고사가 드디어 진실이의 실체를 드러나게 해주었습니다.
수학은 조금도 진전이 없고 과학은 더 떨어졌습니다.
그 성적표를 가지고
아내는 엄청나게 화가 나셨고
저는 진실이의 이공계 선택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쫓겨나^^ 딸들 집으로 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울고 있는 진실이에게, 긴장한 나실이에게 그리고 잔뜩 겁먹은 충신이에게...말했습니다.
봐라...그날은 온단 말이다. 1학년, 2학년 절대 자기에겐 이런 눈물나는 날이 안 올 것같이 놀고 게으름피우지만 ..봐라 왔잖느냐...진실이는 눈물을 흘리고 아빠는 쫓겨나고 엄마는 낙망하여 분노하는 날이 말이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다. 시작이지...
...
다행히...
두 시간쯤 뒤에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 아내가 밝은 얼굴로 우리와 합류 했고
늦엇지만 진실이에 대한 진로를 다시 한번 상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저희집에서 재수를 했던 조카녀석은 종합반을 다녔는데 수학이 저조했답니다.
답글
결국은 수학을 포기하기에 이르렀지요.
그때서야 저는 수학없이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원하는 대학을 가지는 못했지만 무난히 대학에 들어가서 장학금까지 받으면서
열심히 학교생활 하고 있구요.
무역학과에 들어갔는데 본인은 언론쪽으로 가고 싶다고 준비한다는군요.
주변에서 친구 자녀들을 보니까 정말 서울에 있는 대학 가는 게 만만치 않더군요.
어느 대학보다는 어떤 과, 자기에게 맞는 과를 선택하는 건 중요할 것 같아요.
학교보고 가서 다시 공부하는 아이들 많이 보았거든요.
더 늦기 전에 진로를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성적이 오르는 아이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더 많던걸요.
끝까지 힘과 용기 잃지 않도록 격려해 주시구요. -
만화 소설 수다 등을 좋아하고 감정기복이 심하다면
답글
이과보다는 문과쪽에 적성이 맞을 것 같은데.....
작은넘이 공대를 다니는데(아..아직은 군인..올 27일 제대입니다)
동기들이 수학때문에 보통 애로가 아니라고 하던데..
에휴..
녀석들..
애타는 부모 맘을 짐작이나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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