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한강...게 잡기...

주방보조 2007. 5. 31. 01:01


한강에 나가서 게 두마리를 잡아왔습니다. 참게라고 하더군요.

물론 내일 아침이면 다시 한강으로 돌려보낼 것입니다.

 

...

 

토요일부터 수일동안 교신이가 많이 아파서 고열에 시달리다 화요일 열이 떨어지자 마자 두 다리근육통까지 왔습니다. ... 그래서 소아마비에 걸린 것 아닌가 놀라 아침부터 소아과 의사를 찾고 난리를 떨었지요.

소아마비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84년 이후 단 한번도 보고된 적이 없고 ...이유를 모르겠으니 하루 두고 보고 계속 다리가 아파 못걸으면 정형외과를 가봐야 한다고.

이틀동안 녀석을 겨우 걷기거나 업고 다녔지요. 종아리를 건들기만 하면 눈물을 줄줄 흘리고...

 

아내는 학교에 보내지 말고 쉬게 하라고 엄명을 내렸고

저는 알았다고,,,하고선 녀석에게 학교 가고 싶지? 묻고^^

녀석은 제 눈치 보고 학교가고 싶다고 하고...ㅎㅎ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교에 들러서 녀석을 어제처럼 업고 집에 데려다 주려 했는데

다행히 제법 절뚝거리기는 하였지만 걸음거리가 많이 회복되었더군요.

 

친구들과 장난 치며 절뚝거리지만 활기차게 걷는 녀석을 보는 순간  별별 끔찍하고 해괴한 상상들이 모두 다... 제 뇌세포 밖으로 증발하고^^말았습니다.

 

그래도

수요일 저녁 외식인 칼국수도 목구멍이 너무 아파...제대로 먹지 못하는 녀석이 가엾었습니다.

 

...

 

저녁 운동 삼아 함께 잠실대교 밑까지 걸어가면 ... 거기 게 잡는 사람들 부러워하던 교신이, 한마리만 잡아봤으면 좋겠다던 녀석이 생각나서 

 

나실이와 원경이를 데리고 새로 산 후뢰시를 들고...게를 잡으러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오직 교신이를 위하여...

 

나실이가 발견 한 게는 위 동영상의 큰 놈이고 그것을 잡은 이는 우리 곁에 앉아 계시던 어떤 아저씨였습니다. 그 아저씨가 작은 놈도 주셨지요. 덤으로...

저도 한마리 발견했는데...무지 큰 놈이었는데^^...제 손이 가까이 가자 순식간에 물 속으로 도망쳐 버렸습니다.

 

두마리 게를 모시고

우리는 자는 교신이를 깨웠습니다.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넣어 놓고...녀석은 즐겁게 감상하다가...잠이 들었지요.

 

...

 

어쨌든 놀란 게들에게 미안합니다.

 

 

 

 

 

 

 

  • 나우2007.05.31 02:31 신고

    제 말이 맞죠? 누군가의 건강이 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가족 모두 모두 다함께요.
    오늘은 참 속상한 하루였어요.
    아산 병원에 문상갔다가 밤늦게 귀가하면서 딸아이에게
    "엄마 오늘 기분 안좋아" 라고 말했더니
    "안 좋은 일 있었어?"라고 묻길래 퉁명스럽게 "응"하고 대답했더니
    살며시 옆에 와서 "엄마, 내가 책에서 읽었는데 오늘 열은 문이 좋지 않은 문이면, 다음 번 여는 문은 좋은 문이래. 힘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얼마나 고운 아이인지 덕분에 맘이 좀 풀렸답니다. 내일은 좋은 문이 열렸으면 좋겠네요.
    [비밀댓글]

    답글
    • 주방보조2007.05.31 03:04

      곱고 지혜로운 따님을 두셔서 좋으시겠습니다.
      내일은 좋은 문, 그리고 그다음의 좋지않은 문은 미리 각오하고 넘기고 그 다음엔 좋은 문...
      미리 각오하지 못한 어머니를 깨우친 것인가요? [비밀댓글]

  • 하얀파도2007.05.31 08:17 신고

    교신이가 많이 아팠군요.
    교신이를 업고 학교에 가셨을 모습을 상상해봤습니다.
    파도 아버지도 그렇게 파도를 등에 업고 학교에 데려다 주셨거든요.
    온몸에 진땀이 나는 기침의 고통을 참으면서요.
    교신이도 이담에 아버지의 잔잔한 사랑의 기억으로 행복할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직 파도만을 위해 게를 잡아다 주실분 아무도 없죠?잉...서글퍼라~
    파도 아버지라면 요리왕님처럼 그렇게 하셨을것이란 생각만으로 행복해지는 아침입니다.
    아버지란 단어만으로 행복할수 있음이 감사하네요..ㅎㅎ

    답글
    • 주방보조2007.05.31 14:06

      아버님 사랑을 많이 받으셨군요^^
      우리 아이들도 훗날 파도님처럼 아버지를 좋 게 기억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녀석이 별로 무겁지도 않은데...집에 오는 길에 한번 쉬어야 했습니다. 우리집 막내는 늙은 아버지때문에 손해가 많습니다.^^

    • 아침이슬2007.05.31 20:21 신고

      파도 아버지는 50세에 파도를 낳으셨다니까...
      원필님보다 더 ...
      ^^

      교신이 빨리 낫기를요....

    • 주방보조2007.06.01 08:52

      그 말로만 듣던 쉰동이시군요^^
      얼마나 이뻤을끼...그 아버님 눈에...상상이 됩니다^^

      근데 이런 비밀을 공개하셨다고 혼나시지 않겠어요?ㅎㅎㅎ

  • coolwise2007.05.31 10:16 신고

    으음.. 게 옆에 담배갑이라든지.. 책 한권이라든지..
    눈에 익숙한 물건이 같이 있으면 크기가 짐작이 가겠는데..
    얼마나 큰 놈인지 알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ㅎㅎ 손가락이라도 같이 찍었으면..

    교신이가 속히 완쾌되길 빕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7.05.31 14:08

      그림에 보이는 엎어놓은 작은 접시가 직경 10센티입니다. ㅎㅎ

      교신이가 잘 낫질 않네요. 죽도 잘 못 넘긴답니다. ㅠㅠ

  • 잔느2007.05.31 14:27 신고

    교신이가 많이 아프군요... 얼른 낫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근육통까지 올 정도면 많이 아픈건데.. 그래도 집에 그냥 두시는게 대단하세요.
    우리 새빛 아빠는 고열만 나도 병원에 입원시킨답니다. ^^;;
    동네 소아과 말고 조금 큰 병원을 찾아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옛날 서부역 근처에 있는 소화아동병원 아시죠?
    거기가 아무래도 아동 전문이라.. 잘 하는것 같습니다.
    계속 심해지면 한 번 가보세요..
    귀염둥이 교신이가 얼른 낫기를 바랄께요~

    답글
    • 주방보조2007.06.01 09:05

      아이들 다니는 병원은 벌써 17년이나 되었군요. 다섯아이 모두 아플 때마다 해결받았지요.
      저랑 비슷한 년배인데...제가 워낙 사귐성이 없어서 별로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저는 그 의사선생을 믿어요^^
      문제 있으면 ...큰데로 가보라 하겠지요. 아직 그정돈 아닌가봐요.

      고미워요^^

  • 봄빛2007.06.01 04:28 신고

    저런...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근데 한강에 참게가 있어요?
    놀라운 이야기네요.
    쩜님의 광고로 혹 한강 참게 씨가 말리는 건 아닌지...

    답글
    • 주방보조2007.06.01 09:18

      비만오면...주변에 게들이 스물스물 기어오릅니다.
      아주 한봉다리씩 잡아가는 이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그거 멸종걱정합니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그래서 묻죠? 그거 어디다 쓰려고 그리 잡아가십니까? 그냥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 오면 게들은 밖으로 기어나옵니다.
      어제 교신이 병원가는 길에 한강 들러 저 두 마리를 풀어 주었지요. 물밖 1미터쯤 되는 곳이 내려놓았는데...정말 번개같이 물을 향해 뛰어들더군요. 집에와 놀랐다 하였더니 ...마눌왈 게도 눈이 있는데요^^하더군요.ㅎㅎ

  • 원이2007.06.01 08:51 신고

    제가 4-5살 때쯤이었을 겁니다.
    저희 가족이 신교동 산동네 좁고 허름한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아마도 엄마께서는 마당 수도간에 돌을 깔 요량이었던 것 같습니다.
    밤에...저희 네 딸을 데리고... 근처 야산에 큰돌들을 주으러 가셨지요.
    물론 산책을 겸삼은 행차였습니다.
    그 때 다들 무거운 돌 하나씩을 들고 돌아오게 하셨는데
    엄마께선 제가 아직 어리다고 저에게만 돌을 안 들게 하셨던 것 같습니다.
    집에 거의 다 와서야 저는 <나만 돌 없다.>는 현실을 알아채고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내게 왜 우냐고 물으셨고, 바로 그게 '돌' 때문임을 아셨지요.
    엄마는 이내 그 기라성 같은 언니들을 향하여 "원이 돌 가지러 다시 가자!" 고 하셨고
    투덜대는 언니들을 다~ 다시 데리고 오던 길을 되돌아 제 돌을 주으러 가셨습니다.
    그 때 제 어린 마음에도
    <나 하나를 위해> 모두가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는 사실이 매우 황송스러웠고,
    나도 내 돌을 들고 돌아올 때에는 그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감정의 기억이
    지금도 강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아마도 우린 <나 하나를 위하여...>에 몹시 감동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참게의 추억을 교신이는 오래도록 기억할꺼예요.^^
    <오직 교신이를 위하여...>를 묵상하고
    교신이의 빠른 회복을 빌며... 원이 아줌마가.

    답글
    • 주방보조2007.06.01 09:35

      멋진 울보할머니신줄은 예전에 이미 알아보았지요^^
      그런 배려라니...
      형제간에 우애도 어머니의 그런 배려 가운데...다져졌겠지요.

      교신이는 조금^^ 나아졌습니다.
      평소에 밥을 잘 먹지않고 찌지리 노릇하던 탓이라 ...아픈 표하면 ...나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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