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울증이 심해져서
괜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섭섭해 지고, 절로 한숨도 푹 쉬어지고, 심장이 두근두근 하면서 몸이 극도로 피곤한데도 잠이 안 오고
성경을 읽어도 눈에서 뇌로 연결되는 회로가 차단된 듯...보이기는 보이는데 기억이 남질 않고
블로그도 그냥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하루 방문하여 제 글을 읽는 대여섯분 때문에 겨우 참아지는...그런 상태였습니다.
(우울해 보이죠?)
한 열흘 이상 이런 상태가 계속 되었는데
반면 날씨는 얼마나 좋았는지...그래서 제 우울증이 좀 더 두드러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할까 연구를 하였습니다.
먼저 아이들을 데리고 잠실대교나 영동대교에 매일 저녁마다 나갔습니다.
충신이와 영동대교 위에서 개밥바라기가 남산 타워 바로 위에 밝게 빛나는 것을 보며 감탄도 하고
원경이와 교신이를 데리고 잠실대교 아래 게잡는 아저씨들 따라도 다녀보고, 50센티는 족히 되어보이는 물고기들이 낚시에 걸려 가엽게...퍼덕거리며 몸부림 치는 것도 구경하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움직이니까...약간은 좋아진 듯
그래서 어제는 아무도 대동치 않고 좀 먼 길을 혼자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꼬마들이 있으면 아무래도 만보이상 걷기란 많이 미안해지는 일이니까요.
목표를 한강과 중량천이 만나는 곳, 저의 무덤 자리로 하고 열심히 최대한의 속도로 걸었습니다.
자전거들도 씽씽 지나가고 젊은 남녀들도 가벼운 뜀박질로 저를 앞서 갔지만, 저보다 빨리 걷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제 무덤에서 바리보이는 한강 ...이곳이 목적지였죠)
영동대교를 지나고 성수대교를 지나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사실은 그곳에서 좀 머물며 마음을 추스리고 생각을 정리정돈하고 새사람이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야지 작정했었는데
아니 어떤 저보다 키가 작고 호리호리한 아저씨 한분이 저를 휙 스쳐 지나 걸어가시더란 말입니다.
아니 이런 된장~~~우울증에 억눌려 숨죽이고 있던 가슴 한쪽 구석의 호승심이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느낌...
새사람이 되고말고 할 것도 없이, 새 슬리퍼를 신은 제 발이 지나친 마찰에 의해 물집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그 아저씨의 뒤를 쫓아 걸었습니다.
성수대교를 지나서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더니 영동대교를 약 이백미터쯤 앞두고서야 그분을 겨우 따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속도를 계속 유지하며...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샤워하며 살펴보니...양쪽 발에 공히 물집이 생겼는데 오른쪽 것은 터져서 물이 닿을 때마다 쓰라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풉풉풉^^...
그리고 우울증이 틈새를 보이기 시작했지요.
처음 걷기 시작했을 때는 배호의 삼각지 로타리...가 입에서 흘러나왔는데
샤워할 때는 복음성가 쪼가리가...나오더란 말이죠.
오늘
가벼워진 우울증을 완전히 떠나보내기 위해...좀 더 먼 거리를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원경이와 교신이를 각각 자기 자전거에 태우고 저는 이인용 자전거를 끌고 한강 길을 달려 한양대역에서 아내와 조우하기로...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는 아내는 10분도 안되어 토끼풀꽃이 야트마한 동산을 여기 저기 이루고 있는 중량천 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까...(저는 넓은 풀밭 사이로 난 길을 달리는 기분이 너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참 좋다'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다리가 아파요...라고^^
중량천이 끝나는 벤 취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영동대교 지나 바로 시작되는 뚝섬 유원지 공원의 수크렁 풀밭의 벤취에 앉아 잠 시 쉬기도 하면서
즐거운 오후를 보냈습니다.
...
우울증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녀석이 현격하게 지배력을 잃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아직 완전히 패퇴한 것은 아닙니다.
저녁때...제게 공부하는 것같지 않은 진실이와 나실이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 어떻겠냐고 깐죽거렸거든요.
-
헤고.. 노트북으로 적으면 백스페이스를 잘 못누르면 적던 글이 한번에 다 지워지는 변이 있군요..ㅎㅎ
답글
신기하게도.. 그렇게 지워지고 나면 뭔가 더이상 할말을 잃게 되는 느낌입니다.. ^^;;
헤고.. 아쉽다.. 지워진 내 덧글~~ ^^
저는.. 우울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저 자신에 대한 회의감때문에.. 낙담으로 인한 무기력때문에..
한 1,2개월씩 하염없이 무력해진적이 있고는 했는데요..
우울증..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은 나태해지거나..
마음이 비관적으로 흐르고 부정적이고 괜히 날카로와지고 그런때도 있기는 한데..
스스로 그런 민감함들을 느끼고.. 그럴때는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아예 더욱 조심해서..
기분전환을 해서 벗어나곤 했었던 것 같아요.. 내가 삶의 여유를 너무 잊고 있었나.. 하면서요.. ^^
오늘은 저도 모처럼만에 여유를 갖고 쉬고 있어요.
지난주 월요일부터.. 어제까지 내리 촬영하고 그랬거든요..
일요일에만 예배를 드리며 잠시 쉼의 시간이 있었구요. 일요일도.. 전날 철야촬영을 하고서..
새벽아침에야 들어왔거든요. 별로 하는 역할도 없는데.. 대사도 없는 짧은 배경을 위해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거든요.. ^^ 아니면 워킹하는 시간이 많다던가.. ㅎㅎ ^^ -
이제는 제가 늘 생각하고 바래왔던..
답글
삶의 현장에서의 그리스도인.. 생활속에서 늘 주님과 동행하는 그리스도인으로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고 있기는 한 것 같은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
다 저의 부족한 부분이죠.. ^^ 에녹처럼, 노아처럼, 욥처럼..
늘 주님과 삶에서 함께하며, 주님의 마음에 흡족하게 살고 싶은데..
주님을 사랑하고, 만나게 되는 이들에게 제가 아는 사랑을 하고 싶은데..
이게.. 영~~ 좀 그렇다는 거지요. ㅎㅎ --;;
저 자신이 사랑의 존재가 아닌, 무미건조함과 냉혈한의 존재이기에 그런 것 같다는 진단을 많이 하고 있구요. 그것을 위한 대안은.. 역시 주님의 임재속에 침잠하는 것 밖에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구요.
오늘 같은날이.. 쉽의 여유속에서.. 기도와 말씀의 은혜가운데서.. 마음과 생각속에..
좋으시고 아름다우시며 풍성하신 주님을 가득담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기회의 시간이 될 거구요.
촬영팀 버스안에서도 대기하며 기도하고 말씀묵상하기는 하는데.. 마음이 흐려저서인지.. 집중이 잘 안되더라구요. ㅎㅎ
촬영장에서 그리스도교 얘기를 할때도.. 가슴없는 머리로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아무튼.. 저도 다시 많이 심기일전 해야 할 듯 싶습니다. ^^
심기일전하는 그 시간과 그 이후의 시간동안 원필님위해서도 함께 기도할께요.-
주방보조2007.05.24 21:56
저의 우울증은 좀 고질 것인 것입니다. 성격탓이 8할은 넘어가지 싶습니다. 뭐 좀 불만스럽거나 걱정되면 팍 터뜨리면 되는데 그러질 못하거든요.
가슴없는 머리...감동이 없는 지식전달이란 의미시죠? 복음이란 것이 언어로 전달되는 것이긴 하지만 거기 성령의 역사가 함께 해야 하기때문에 그런 느낌 들 때 저도 많습니다.
주님께서 햇살동산님에게 성령의 역사를 더욱 구하라 그런 느낌을 주신 것 같습니다.
음...촬영장 분위기라는 것도, 많이 작용을 하긴 하겠네요. 뭔가 잘 모르지만...달뜨고 분주하고 시각을 빼앗는 여러 요소들... 잘 극복하시길.^^
-
-
ㅍㅎㅎㅎ...
답글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니까.. 으음.. 이 대목에서..
그러니까.. 다리 아프게 오랫만에 타지 마시구..
좀더 자주 타셔야겠습니다. 우울증도 자주 털어내시구..
보아하니.. 갱년기 우울증하고도 무관하지 않을 듯합니다.
걸으니까.. 확실히.. 호승심(?)도 생기고.. 걷기 기록을 갱신할 때마다
우쭐한 기분도 들고.. 그런 좀 유치하다 싶은(^^ ) 기분들이 우울증을 떨치는데
효과가 있지 않나 싶어요.
제가 요즘은 자주 걷지 못해서.. 몸이 다시 흐물흐물해졌습니다.
틈이 나면 다시 걸으려고 합니다. ㅎㅎ -
-
livingwater2007.05.25 04:09 신고
지난번 신문에서 뵙고 처음이네요^^
답글
우울증에 걷기는 좋은 처방이더라구요
또하나 확실히 좋은 처방이 있어요
초기 우울증에는 책상정리와 방청소가 아주 효과가 좋아요^^
우울증일때는 기도를 할 때도 걸어다니며 하는게 효과가 좋더라구요
저희가족이 평소에도 함께 걷기를 자주했는데요
아주 기막히게 힘들었을 때,
재작년에 걸어서 온양까지 3박 4일을 함께 갔었거든요 ㅎ ㅎ
2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됩니다
고통과 우울을 이기는데 걷기와 주변청소는 하나님이 주시는 처방같았습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2007.05.25 08:33 신고
슬리퍼를 신고 만보를 걸으신단 말씀이세요?ㅋㅋ
답글
비오는 날 혼자 걷기.
정말 해보고 싶은 대목이네요.
말집사에게 좀 권해주세요.
와이프랑 좀 걸으라고요.^^ -
오랫만입니다^^
답글
그냥 눈팅만 하고 다니다가...ㅎㅎ
제 남편은 작년 하반기부터 혈당이 높아서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술을 많이 먹어서 위도 좋질 않아 여러가지 약을 같이 복용하다보니
우울증도 있고 다른 질병도 동반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매사에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소리를 질러대고...
한참은 저 자신도 적응하기 참 힘들었었지요.T.T
요즘은 일주일에 3~4번은 금정산을 등반합니다.
(주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거의 달리기 수준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한번 가면 2~3시간 걸리지요.
그리고 지인들과 제법 먼 산들도 다녀오지요.
한라산,지리산,소백산을 비롯하여 얼마전엔 울릉도 성인봉과
시도 때도 없이근처의 작은 산들까지도...
그리고나선 우울증도,다른 병들도 많이 치유가 된듯합니다.
대신...
혼자서 가게일을 해야 하는 제가 좀 힘들긴 하지만요...
쩜님!
그래도 아픈것보단 안아픈게 훨신 좋은것 같습니다.
온 가족의 행복을 위해...
늘 강건하시기를요...-
주방보조2007.05.26 02:03
저도 작년 가을부터 동네 아차산 용마산 수락산 소요산 찾아다니며 등산을 했었는데요
그러다가...올해 초...갑자기 무릅이 아파서 하산을 겨우 한 것이 두번 연속되고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고...걷기만 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었죠^^
걷는 것 재미없어서 ..자전거나 가끔 타고 그러다가
결국 내과 의사 정형외과 의사 둘에게 동시에 혼나고...억지로 걸었지요.
서실...젊었을 때는...무조건 걸었었는데...참 많이...^^
남 편분 등산화 좋은 것 사드리시구요...너무 무리하게 운동 않으시도록 ...관절얌도 나이가 들면 요주의 사항이니까요^^
고맙습니다^^
-
-
아마 우울증도 주기적으로 침입자처럼 다가오는 것 같아요.
답글
무기력해지는 게 우울증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답니다.
저는 항상 우울한 상황에 대해서는 한가한 사람에게 오는 것이라고 믿는 쪽이랍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의 경우가 거기에 해당되거든요.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해본적도 없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고는 했었구요
하지만 노력을 하면 훨씬 더 극복하기 쉬우리라 생각됩니다.
적당한 곳을 산책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니면 땀을 흘려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이제 많이 좋아지셨는지요?
저는 따지고보면 무거운 것들이 짓누르고 있지만
또한 그것을 제공하는 주인공이 있어서 요즘은 활력소가 됩니다. -
그냥 웃고 가도 되죠?^^하나도 안우울해 보이거든요..
답글
나! 요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광고 하시는 것 같은데요.
ㅋㅋㅎㅎ많이 웃고 가면 혼날까봐 아주 조금 웃고 갑니다.ㅎㅎ-
파도집 아들 녀석이 요즘은 야구장에서 알바해서 처음으로 돈을 받아들고 좋아서 왔더군요.
얼굴은 빨갛게 타가지고..
55000원 일당으로 받아서..3000원을 동생에게주고..2만원은 저에게 주더군요.
참나...뭐랄까?그냥 그랬답니다.
그런데요..같이 알바간 녀석이 재수생이란겁니다.
아들녀석에게 그녀석이랑 같이 다니지 말고 공부 좀 하라고 말을 했지만
재수생 주제에...
술집에...피시방에...용돈이 부족해서 알바를 해야한다는 친구의 말을 전해듣고..
너도 똑 같이 고3을 보냈잖아!
작년에 참고 견디었던 말들을 마구 퍼 부었답니다.
녀석이 작년엔 아니라고 펄쩍 펄쩍 뛰더니..
요즘은 그래서 성적이 많이 떨어져..
이모양 이꼴이라 대답을 하더군요.
작은 말썽도 그땐 징그럽지만...
그냥 예브게 봐줘야지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고요.....잉잉.
-
네.. 걷는것 정말 좋더라구요.
답글
저도 얼마전에 무진장 우울했었는데....
남편에 대한 오해 때문에 ^^ 한없이 우울하고 슬프다 여겼는데요.
사실.. 다 문제는 내 안에 있는것이더라구요.
정말 우울해 지니까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이의 떼쓰는 소리를 받아주기도 싫고
엄청나게 무기력해져서 밥도 먹기 싫고 정말 아무것도 못할것 같은 상태로 2,3일 지냈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고자 양재천변을 따라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한없이 걷기도 했구요,.
조금 마음이 풀리는가 싶다가도.. 역시 완전히 풀어지지는 않더라구요.
걸으면서 이 생각 저생각 마음을 많이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무기력지고 우울해지고..
나름.. 너무 고민스러워서 온라인 상담소에 들어가서 상담글도 올리고 했는데요.
상담에 답변해 주시는 분 말씀중에
님이 얼마나 행복한 상황에 있는지 잘 모르시는것 같다는 얘기에 뒤가 뜨끔했습니다.
사실 알면서도.. 괜히 스스로 비관할때가 가끔 있거든요.
그러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까지 가서 또 심리학을 파고드는 친구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더랬습니다.
친구에게 구구절절 제 속 얘기를 하고
또 친구에게 구구절절 답변을 듣는 동안... 뭐랄까.. 마음의 앙금이 어느 정도 걸러지는 느낌이랄까요.
무엇보다 친구가 제 마음을 잘 이해해 주면서도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또 이미 제가 알고 있지만 인정하기 싫었던 부분을
속시원히 얘기해 주는데.. 많이 풀리고 좋았습니다.
며칠 저도 실컷.. 찐하게 우울증 앓다가
요즘은 많이 좋아졌지요.
아니 아주 좋아졌구요.
화요일마다 있는 교회 제자훈련 군사반 성경공부중에
새삼 또 다시 깨닫게 되는 진리의 말씀 덕분에
결국은 하나님 말씀을 통해서 내가 치유 받고 그 분 앞에 전적으로 매달릴 수 밖에 없겠다..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하게 됐습니다.
운동도 도움이 되고.. 친구와의 상담도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역시..
하나님 앞에 마음을 토하는 기도후에야 제 가슴속이 더 후련해 졌다고 할까요~
우울증이란 녀석.. 아예 내 안에 틈을 찾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믿음으로 말씀으로 방패 치고 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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