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전세로 얻은 새집 주인이 계약 만료 두달을 남기고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부동산에 우리가 얻은 새집을 팔려고 내놓았다고...
그동안 메국에서 날라온 조카녀석들을 그 집에 살게 했었는데
큰녀석은 마침 한달전쯤 역삼동에 오피스텔을 마련해서 나갔고
혼자 남아 있는 작은 녀석에게 어찌될 지 모르니 대책을 마련해 두라고 전하였습니다.
재계약이 되면 다행이지만 전세금을 많이 올린다든지 월세로 전환한다든지 새 주인이 직접 살겠다든지 하면 갈곳이 있어야 하니까요.
메국에 사는 누님이 잘 아는 먼 친척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며
그곳으로 옮겨 가겠다고 하였습니다.(저도 잘 아는 이더군요...)
반대했지만...
계약되는 것 보고 그곳으로 가는 것을 결정해도 안늦으니...기다리라는 것과
아는 사람집에 가면 더 조심스럽고 혹 흉나기도 하고 좋을 것 없으니...차라리 정 갈 곳이 없게 되면 잠시 보증금 할만한 돈 모일 때까지 고시원에 짐두고 언니 오피스텔에 왔다갔다하는 것이 낫겠다...했지만
메국의 누님은 제게 펄쩍 뛰면서
그 집 아이들이 얼마나 좋은 아이들이며...그러므로 작은 녀석에게 좋은 환경이 될텐데 왜 막느냐
게다가 외삼촌이 되어가지고 어찌 고시원에 가라 할 수 있느냐고 ... 무척 감정 실은 목소리를 보내왔습니다.
...
그런 정황에서...
내일모래면 서른이 되는 조카에게 외삼촌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지난 주일 오후에 이사짐 나르는 것 도와주고 잘가라고 손흔들어 주고 ... 끝났습니다.
...
그런데
그날 저녁즈음 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짐을 싣고 가보니 ...그 집이 너무 좁아서 들어가 살 수가 없다고...
...
그러자 우리가 난리가 났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조카가 부득불 그 먼 친척집으로 나가겠다고 결론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새집의 비는 방을 어떻게든 몇개월이될지 모르지만 ...활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세 딸들에게 그 곳에 가서 생활해 보기를 명령^^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즉시 작은 조카녀석에겐 자존심 세우지 말고 다시 들어오라고 권했고
우리딸들에게는 독립^^ 보류를 선포하였습니다.
그것이 작은 조카녀석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금요일 오전에 밝은 목소리로 조카가 전화를 했습니다.
100만원에 40만원짜리 방을 신림동에 얻었다고...걱정하지 마시라고...
...
그래서...
그날 저녁 때부터 딸 셋을 내보내는 이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책들을 시장보는 캐리어 카에 싣고 커다란 배냥에 매게하고 비닐봉지에 들게하여 두어번 왕복하여 보내고
다음은 싱크대 맞은 편 공간을 꽉 채우고 있던 진실이의 책상과 나실이의 책상을 분해하여 작은 조각들은 충신이와 원경이에게 인라인타고 가져가게 하고...덩치 큰 것은 두어번에 나눠 예의 그 캐리어카에 잘 묶어 운반하고
옷들은 플라스틱 바구니며 배낭이며에 가득 넣어 가지고 가서 구겨지기 전에 빨리 쏟아놓게 하고
옷장...6단짜리 고단스?...를 캐리어카로 네번에 나누어 옮기는 것을 끝으로 일단 이사를 마쳤습니다.
그것이 토요일 새벽 여섯시 반이었지요^^(중간에 옷걸이 설치하고 책상 조립 다시하고 책정리하고 털고 쓸고 딲고 까지)
불면증이 이렇게 유용할 수가!!!^^
...
그리고
그러니까 어제 토요일 하루 종일
안방에 들어 앉아 있던 충신이의 책상과 책...충신 교신의 옷장과 옷들을 그동안 누나들과 원경이가 쓰던 문간방으로 옮기고
거실에 번드시 누워있던 침대도 충신이와 교신이 새 방으로 옮겨주었습니다.
마눌은 옷정리 하다가 계속 기침이 나오고...
...
저녁은 이사 기념으로 말할 수 없이 넓어진^^ 거실바닥에 앉아 짜장면과 우동 짬뽕을 시켜 먹었습니다.
...
얼마전까지 충신이는 자기 방이 생긴 흥분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교신이는...그동안 함께 지내던 엄마와 아빠와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듯 ...이따가 텔레비 다보면 나한테 와서 자 응?...하며 가서는 ..아빠 형이 비뜰게 누웠어~ 지금은 바로 누웠어~ 또 비뚤게 누웠고~하고 일러대고^^ ...
새집으로 진출한 우리 세 딸들은
아빠의 극진한^^ 수고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직 왜 아들들한테만 침대를 주느냐...우리는 라꾸라꾸 침대 사달라~불평을 늘어놓고 갔습니다.
...
세딸이 그곳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내는 아이들 너무 어린데 안보내면 안되냐고 몇번 말리다가 ...포기하고..기분이 참 묘하다며 섭섭해 했습니다.
거기가 어디냐구요?
우리 사는 아파트 같은 동에 있는 ...걸어서 3분이면 가 닿을 곳입니다^^
-
고민이나 고통 때문에 야기된 불면증이 아니고
답글
유용한 시간활용 가운데 체력이 되는 불면증이라...흐음.
'복'이긴 한데... 무리하심 아니되겠습니다.
세 딸..진짜로 분가시킬 때의 시원함 & 허전함 연습이네요.^^
내일이나 모레쯤 퇴원 할겁니다.
오늘은 어제 의사 허락받은대로 오후에 교회에 잠시
다녀 올 거구요.(전도집회..작은)
안 믿거나 못 믿거나 덜 믿는 친구,선후배,친지들을 초청해 놨는데요,
병원에 면회 온다는 그들을 교회에서 보자~~ 했지요.^^
교신이 많이 컸네요.
모습이...엄마 아빠 장점만 닮은 것 같습니다. -
주방보조2004.09.05 22:19
오늘 주일예배후에는
답글
모두 헌집에 모여서 게기다가?...조금전에 자러갔습니다.
...
왜 걱정이 안되겠습니까^^
도둑들까...지들끼리 지나치게 다툴까...원경일 신데렐라로만들지는 않을까?...공부를 제대로 할까...아프지나 않을까...친구들 불러 키득대며 놀기에 정신팔지 않을까? etc...^^
오늘 아침...그러니까 고식적으로 셋이 새집에서 잔 첫날 ...가보니까
깨끗하더군요^^ 쓸고 딲고 책상위엔 책이 펴져있고...^^
많은 부분 믿어줘야겠다...생각하고 있습ㄴ다.
...
푼수님이 추천한 "가정교회"라는 책을 거의 다 읽었습니다.
뒤로 가면서 좀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지만
앞부분에서 전제하고 있는 것과 문제의식엔 거의 공감했습니다.
님의 느낌/생각이 제게 짜릿하게 전달됩니다.^^ -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다시 한 번 읽고나서 이해가 됩니다.
답글
딸리는 하드웨어를 마구마구 탓하면서요.
제가 요즘 눈을 다른 데 돌리는 사이에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물론 일시적이시지요?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빨리 아들놈들 독립시키겠다고 하면서도
큰놈에게는 꼭 붙어서 갈것이라고 못을 박는답니다.
우리 나라가 유독 아이들 품에 안고 살려는 집착이 강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황홀함을 만끽할 따님들이
적당히 권리와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배워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섯 자녀분들 모두 예쁘군요.
아빠의 사랑을 듬뿍 먹고 자라는 것이 역력합니다.
희망찬 매일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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