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울보...

주방보조 2004. 9. 20. 08:40

 

9.9...저녁 7시에 들어오다...1차경고

9.10...저녁 8시에 들어오다...2차경고

9.11...1시간 놀기로 하고...2시부터 6시30분까지 놀다 들어오다...

 

결국 벌칙으로 9월 한달  외출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잘못을 시인하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이 녀석이 한마디 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내일 교회에 친구 둘을 데리고 갈 수 있어요. 같이 교회 가기로 약속했거든요. 내일은 일찍 걔네들 집에 가야되요."

 

제가 무어라고 했겠습니까?

 

"너처럼 약속도 안지키는 넘이 무슨 전도야...너 자신부터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 거 아냐..엉?!!"

 

음..이 말을 뱉어 놓고 보니 참 못되먹었다 싶어 한마디 추가 했지요.

 

"그래도 전도할 생각을 했다는 건 참 ...기특하게 생각한다"

 

...

 

9.12...충신이는 명상이 형제를 아침 일찍 나가 그 집에서 기다려 데리고 교회에 나타났습니다.

 

한손에 5월5일부터 키웠다는 중닭을 들고 그녀석 형제들은 작은 우리 교회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어른 아이 함께 예배드리는 분위기에 ...약간 긴장했는지 아주 오랜만에 교회 다시 나왔다는 그 두녀석의 모습이 예배전보다 꽤 기대 이상이었습니다만.

 

...

 

어제도

충신이는 아침 일찍 그녀석들을 데리러 나갔습니다.

 

교신이와 함께 예배당에 있는데

예의 그 중닭을 손에 든 두 녀석이 근처에서 충신이와 뭔가 서로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예배가 시작되었는데

그 두녀석은 들어오지 않았고

충신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

 

야 네 친구들은 왜 같이 안들어 왔니?

졸린다고 그냥 갔어요

어제 새벽까지 놀다가 늦게 잤데요

근데 너 왜 울었어?

그냥 눈물이 나왔어요

그냥?

울보구나?

치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지마...네가 계속 그 친구들에게 잘해줘야지...전도가 쉬운 것이 아니란다.

 

...

 

녀석의 기를 좀 북돋우기 위하여

 

진실이나실이를 불러 놓고 그녀석 앞에서 떠들어 대었습니다.

 

야..너희들  충신이가 대단하다고 생각안되냐? 친구들 전도하려고 저리 애쓰는 것 보면 말야

 

누나들이 제게 장단을 맞춰 주었지요^^...곁에 있던 엄마까지...

 

"와 우리 충신이 대단해~ 정말 대한한 거야~"

 

...

 

어제 밤에

여전히 약간 우울해 있는 맏아들놈 곁에 누워서..슬쩍 물어 보았습니다.

 

"너 혹시...음...걔네들은 주일에 제멋대로 신나게 노는데 ...너는 따분하게 예배 참석해야 되서...운 것아냐?"

 

"아빠~ 아니예요!!! 저를 뭘로 보시는 거예요!!!"

 

"파하하...울보^^"

 

 

 

 

댓글 21
  • sunny2004.09.20 10:14 신고


    아빠가 짓궂구먼......
    충신이는 선한 일에 열심을 내서 결실을 맺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잘 배우고 있는 것 같구만요....
    되가는 집안모습입니다.
    흐믓!!!
    모두에게 평안이 있기를....
    청랑

    답글
  • 달팽이2004.09.20 10:12 신고

    에궁...귀여운 울 충신이...

    강한척 하는 우리집 큰아들도 무척 잘 웁니다.
    첨엔 우는 모습이 신통했었는데(내말에 감동먹었나...싶어서죠)
    이젠 바짝 긴장합니다.(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로 바뀌었어요)

    전도하는 충신이를 맘껏 축복합니다.
    충신이...홧팅!!!

    답글
  • sunny2004.09.20 10:14 신고


    아빠가 짓궂구먼......
    충신이는 선한 일에 열심을 내서 결실을 맺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잘 배우고 있는 것 같구만요....
    되가는 집안모습입니다.
    흐믓!!!
    모두에게 평안이 있기를....
    청랑

    답글
  • 주방보조2004.09.20 10:16

    원경이는
    오빠가 불쌍하다고 동정하더군요.

    넌 왜 전도안해?

    오빠처럼 될까봐...ㅋㅋ

    답글
  • 주방보조2004.09.20 10:34

    달팽님의 축복 ...아들에게 꼭 전해 주겠습니다.

    사실 어제는 교신이도많이 울었습니다.
    형하고 스타크를 하면서 자기것 죽이지 말라고 땡깡을 부리며 울다
    저한테 혼나고 이불 뒤집어 쓰고 울고...
    딸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두 아들까지 울보이니...음...애들엄마도 울보고^^요.

    울보집안이예요...그러고 보면...^^

    답글
  • 주방보조2004.09.20 10:37

    청랑 목사님

    처음엔 벌을 좀 경감받으려고 거짓말하는 것은 아닐까...의심까지 했었답니다.

    정말 못난 아버지죠...^^

    흐뭇해해 주셔서.,..감사합니다^^

    답글
  • 잔느2004.09.20 12:09 신고

    제 생각엔..
    아빠한테 구박까지 들어가며 겨우겨우 전도해 온 친구녀석들이
    예배도 안드리고 가버리자 너무 치사하고 억울해서.. ^^
    운것 같습니다. ㅋㅋㅋ
    아이들은.. 또 아이들 나름대로의 전도 방법이 있는것 같습니다.
    실컷 함께 놀고, 먹을 것으로도 꼬셔보고 ㅋㅋ
    전 어릴 적에 전도에 그다지 열성적이지 못했었기에.. 지금도 역시 ^^;;;
    충신이한테 감동 + 도전 받았습니다.

    답글
  • ▷◁思是美2004.09.20 12:20 신고

    충신도령..대단하네요..
    제가 부끄러워지는데요~
    아~ 전도~ 그거 언제 해봤더라..쩝!
    한번에 둘..아니 셋(닭까지)을 데려오는 충신도령에게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

    답글
  • 김순옥2004.09.20 14:36 신고

    저희집 작은놈 작년에 전도 2명을 해서 전도상 탔습니다.
    올해 또 1명을 전도했습니다.
    엄청 모범생을 전도해서 나오자마자 작은놈도 하지 않는 성가대도 합니다.
    참 기특하지요?

    너무 규칙을 정하고 그대로 지키기를 강요하면 은근히 스트레스 받게 되는 겟 아이들이지요.
    다른 집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데 왜 유독 우리만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얼마간의 자유를 부여함이 옳으실듯합니다.
    다만 옳고 그른 것은 분명히 선을 그어주는 것이구요.
    사춘기를 지나면서 아이들이 갈등을 겪게 되는 것 같아요.
    집에서 억압을 받으면 나가서 어디로부터인가 풀 기회를 노릴 수도 있구요.
    부모가 올바르게 키우는 한 아이들이 절대로 어떤 선을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큰놈을 보면서 늘 느끼던 일입니다.
    부모가 어떤 편견을 갖는 게 오히려 부작용이 되기도 하구요.

    자녀분들 사랑이 넘치시는 김원필님의 자녀분들이야
    설령 귀가 시간이 좀 늦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크게 벌 받을 일은 아니다 이 말씀이네요.
    그런데 남자가 그리 눈물이 많아서리...
    혹시 아빠 닮은 것 아닌가요?

    비오는 날에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약간은 갈팡질팡중입니다.



    답글
  • 하얀파도2004.09.20 14:47 신고

    충신이의 예쁜 모습이 그려지네요....ㅎㅎ


    저에게 주신 선물이 넘 무거워^^*~
    집에 두고 댕기거든요......쩝

    답글
  • 주방보조2004.09.20 18:31

    잔느님...

    방금 아들놈을 만나서 머리한 번쓰다듬어 주었는데요...
    오늘 학교가서 또 이야기했더니
    다음 주일에는 딴 핑게대지않고 예배참석하기로 했다고 하네요^^
    은근과 끈기가...하이에나 같은 놈이 충신이예요^^
    저에게는 참 많이 부족했던 것인데...말이죠.

    ...

    잔느님은 일단 12월에 아가를 데리고 가면 올해 확실한 1명 전도잖아요?^^

    답글
  • 주방보조2004.09.20 18:41

    ▷◁思是美 님...

    전도하면...저도 언제했더라...아득해집니다.
    음 ..생각을 더듬어 보면...인터넷에서 오고가는 정담을 빼고 오프에서의 전도는 잔도지 나눠주며 전도한 것이 10년여전이고...우리교회 같이 가실래요?권하는 전도도 그정도인 것같고...

    누가 교회다니세요? 물으면 후다닥 놀라지 않는 것 정도로...위안을 삼을 정도입니다.

    흠...O형인 진실이가 가끔 친구데리고 교회에 나타나고(그중 1명은 계속 나오고 있죠) 이번에 O형인 충신이가 셋?^^을 데리고 왔으니
    제가 O형이라는 것이 또 따지자면 위안거리고 그렇네요^^

    답글
  • 주방보조2004.09.20 18:57

    김순옥님...

    제가 좀 지나친 벌을 주는 것 같죠?
    그래도 제딴에는 참고 참아서 내리는 벌이랍니다.

    그러다가 며칠지나면 마음이 부두러워져서 특별사면을 해주기도 하는데
    참 이상하게도
    특별사면 하려고 마음먹은 날 바로 전날이 ㅅ고를 치는 날이더군요.
    이번에도
    학교에서 늦게 돌아왔길래 물어보았죠.

    왜 이리 늦었냐?
    일일영어를 며칠 못했고 1인1역이 힌든일이었다...그래서 오래도록 남아있어야 했다...
    그리고?
    우물쭈물...
    엉?
    예... 1시간 조금 넘게 놀았어요...

    그래서 또 이번주말로 연기되었죠...특별사면이^^

    ...

    못된 저 저신을 들여다 보면서...쓸데없이 걱정하는 것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답글
  • 주방보조2004.09.20 19:05

    하얀파도님...

    저도 할말이 별로 없습니다.

    주님께 받은 선물...인터넷에라도 제대로쏱아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그런 생각입니다.

    님도 그거 들고 나가시기 힘드시면...인터넷에라도 많이 나누시길^^

    ...

    충신이 이쁘게 봐주셔서...감사합니다.

    답글
  • 세현2004.09.20 19:33 신고

    충신이가 저보다 훨 낫군요....부끄러버랑....

    답글
  • 머슴2004.09.20 20:41 신고

    애들가르치심.....배웁니다...이제서..

    좀 일찍 방을 알았더라면...
    지금도 늦지않았는데..

    공부 주거라 안하는데....우짜면 좋지여..?
    대학도 몬가면여...??
    님같으면 오찌 하실겁니까.....?

    답글
  • 주방보조2004.09.21 00:11

    세현님...

    님은 전도를 한다면...정말 열심히 잘하실 것같아요.

    그곳은 기독교국가죠?(아닌가요?) 그렇다면 전도가 별 의미없을 수 있는 환경일 것같아요.

    쌍그아부이님 교회세우시면...선교사 시켜달라하세요^^...노르웨이를 확 바꿔버리게...

    답글
  • 주방보조2004.09.21 00:28

    머슴님...

    저는 공부 죽어라 안하는 놈들은 죽어라 팹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하면 냅둡니다.

    큰놈이 중3이고 들째가 중2인데...전교에서 딱 중간 바로 윕니다^^

    저는 결국은 본인문제라고 전제하고...
    부모로서..밥 제때 먹이고 학비(요즘은 거의 무료더군요^^)대주고 ... 공부할 수 있는 여건 형편에 닿는대로 제공하고...공부 눈에 띄게 안하거나 딴 짓하면 패거나 벌주거나 혼내거나하여 가만 두지않는 정도로 ...역할을 끝냅니다.

    그래도 결국 공부 잘 못하는 것은 속상하지만...참아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제가 부모로써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자식농사에 무슨 왕도가 있겠습니까?
    저도 고민하고 가슴치며 사는 가엾은아버지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이 터지는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답글
  • 머슴2004.09.21 00:40 신고

    하하..
    저도 패고싶어요..
    초딩땐 엄청 팼어요...헤헤..
    지금은 제 팔이 아포여..
    그래도 엎드리라하면 엎드리데여..
    군대식으로..?
    하하 엎드려놓고 궁뎅이 팹니다..
    그래도 공부 주거라 안해여..
    아고...뚜겅열려여..
    고 1입니다..아들이..
    그래도 몇년씩걸러서 팹니다..

    답글
  • 머슴2004.09.21 00:44 신고

    가정에선 아빠가 엄해야하는데..
    아빠말은 콧방귀도 안뀌듯하니..
    이를오짜냐구여...

    울 아들즘 데려다 군기즘 자바바여....네?

    답글
  • 주방보조2004.09.21 01:04

    엄마든 아빠든 아이들 설건드려놓으면 엉깁니다^^

    그래서 팰 때는 확실히 정서적으로 눈 내리깔고 눈물짤 때까지 패버려야 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말안듣고 빤질거리던 넘들도 군대가면 설설기잖습니까?

    애국심때문입니까? 나이가 들어서 입니까? 부모와 떨어져 있으니 외로워져서 입니까? 다 아니거든요.

    오직 매맞는 것 겁나서 그런 것이거든요.

    ...

    저는 저의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성경말씀도 팰려면 확실하고 찐하게 패라고 지지해 주고 있구요. 학교선생님들이 포기했으니...더더욱 확실하게 가정에서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더하여
    꾸중하는데 건들거리거나 눈똑바로 뜨고 엉기거나 말대꾸하거나 하면

    반드시 갑절로 갚아줍니다^^...아이들을 위해서...

    ...

    그래도 되도록이면 안때리려고 애씁니다^^

    답글
  • 머슴2004.09.21 01:27 신고

    우아...
    애들엄마는좋으시겠다..
    확실한 아빠가 계셔서요..
    우리는요 아빠가 매를안들어요.
    공부안하면 걍두래요.
    할놈은 하지말래도 한다구요.

    정말 설건드리기만 하나봐요..
    핸드폰압수하고도 안쓰러워서 주고.
    용돈안준다고하고서도 달라는돈보다 더주고..
    제가 문제가 있어요..
    그런데 딱잡아 하지못하겠더라구요..
    애들이 갖고싶은거 많잖아요..
    그런거 생각해서 해주면 말을들어야하는데..
    정말 우리엄마는주니까 그런생각인거 같아요..
    냉정하게 해야겟네요 이젠.

    자주와서 배워야겠어요..
    애들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