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시작되기 전
가족 모두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꺼리를 기획했습니다.
...
아내는 퇴근하는 길에 한양대역에서 하차하게 하고
분가?한 세딸 삼총사도 전철로 한양대역으로 가게 하고
남자 셋은 두대의 자전거로 한양대역으로 갔습니다.
5시 10분...거의 정확하게 일곱식구가 모였습니다.
밝고 아름다운 오후였습니다.
...
성동교 아래 그 길로 접어들면서
이미 꽃은 지고 키만 훌쩍 커버린 칸나와 ...잦은 비때문에 검게 녹아내린 해바라기가 너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3,40%남은 코스모스가 괜찮았고
막 피어오르는 갈대술들이 봐 줄만 했습니다.
디카는 나실이에게 맡기고 캠코더는 진실이에게 맡기고
한손으로는 제 자전거를 그리고 다른 손은 아내의 손을 잡고
충신이는 자기 자전거를 타고 앞으로 뒤로 오가고...교신이와 원경이는 나란히 손을 잡고 우리 뒤를 따르게 하고
그 길을 걸었습니다.
...
자전거들이 빠르게 오가고 가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이들이 질주하는 ..
그 길을 일곱이서 나란히 또는 흩어지며...가끔은 벤취에 앉아 쉬면서 걸었습니다.
...
이 길이 내가 당신에게 그토록 보여주고 싶었던 길이야
옛날 어릴 때 산책하던 그 길 같아요
조금만 더 가면 내가 화장해서 뿌리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준 장소가 있어
거긴 안 갈거예요
왜
싫어요...
...
특별히 누군가를 청한 날이면 하루살이떼가 왜 그리도 짙게 시야를 가리는 지 알 수 없지만
낮은 다리를 건너면서부터...여러가지 불평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벌레가 코로 들어갈 것같아요.
다리아파
어디까지 가려는 거예요?
자전거 타고 싶어요
너무한 것 아녜요?
...
아내가 보고 싶지 않다는 그 장소를 비켜서 샛길을 지나 ...
하얗고 커다란 안개꽃뭉치처럼 여기저기 무리를 이루고 있는 야생화들이 어둠과 함께 빛을 잃어갈 즈음
한강의 강변이며 다리며 주변건물들의 불빛들이 하나 둘 그 빛을 자랑하기 시작하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아내와 팔짱을 끼고 성수대교 아래의 그 길을 걸었습니다.
...
그 길을 다 가기전에...
구두를 신고 가방을 든 채 그 먼 길을 걸어 지친...아내와
아래것 셋은 이마트 앞 터널로 내보내 택시를 타고 집에 가게하고
진실이와 나실이는 두대의 자전거로 집에 가게 하고
저 혼자...
디카와 캠코더가 든 가망을 맨 채
그 어둡고 찬란한 길을 모두 다 걸었습니다. 8시 10분...
...
크 하하하^^
아내가 물어보랍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내를 고생시키는 남편이 어디있나?
-
이쯤 되면 자랑을 확성기 대고 하신 것 맞으십니다.
답글
그리고 저 위의 사진 김원필님 부부 맞으시나요?
남자답게 건강미 넘치게 잘 생기셨고
여성스럽게 하얀 피부와 아름다운 모습...
그것도 배가 아플정도로 부럽습니다.
명함 못 내미는 저는 앞으로 절대로 김원필님 뵐 일은 없을것이고
인라인스케이트 시합이니 뭐니 그런 도전적인 말씀도 드리지 않겠습니다.
아침에 운동나서는 남편에게
"오늘은 뭘 할까?
"여의도 가야지..."
작은놈은 오늘 친구들과 여의도 고수부지를 가기로 했답니다.
지들끼리 간다는 말에 개구리소년 운운하면서 말렸더니
옆에서 남편이 눈치를 많이 했드랬습니다.
"하나 교회나 갈까?"
"생명수님도 뵙고 음식 준비도 도와드리고..."
제 생각입니다.
명절 연휴 행복 만땅이시길 빕니다. -
가끔 딸에게 내 죽으면 어쩌구 저쩌구 요구한적이 있습니다.
답글
그러면 딸이 엄청 화를 냅니다.
인간이 태어나고 죽는다는 것 보다 더 확실한 사실은 없는데.....
애써 모르는척 슬그머니 넘어 가려하더군요.
언젠가 외국 영화를 보았는데 로버트 드 니로가
엄니의 유골을 예쁜 단지에 담아서 집안에 보관하고 있던데....
내 유골 담을 예쁜 단지 찾아 볼까 생각 중입니다.
아이들이 보관하기를 원한다면, 주고
아님 한강 다리 아래 던져 버리는 거죠.
우리 딸은 엄마와 한날 한시에 죽는게 소원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같이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너무나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비행기 사고로 그만.............
민하의 각본입니다.
한양대 근처 일곱식구의 나들이 인상적입니다.
가족 상봉도 그렇고 낭만적이긴 한데....
뿌릴 장소 지나간것 때문에 쫌 센치해 졌습니다.
아이들 기분도 꿀꿀했던것 같은데
그래서 더욱 잊지 못하겠지요
혹 그걸 노린거 아니죠?*^^* -
주방보조2004.09.25 18:53
찰불출=칠불출+팔불출..이지요?
답글
예.. 찰불출 확성기에 대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김순옥님
의자왕님...
약간 느끼하시겠지만^^이쁘게 봐주십시오^^
머슴님..
충신이의 그 매력적인^^입술이 제 예쁜 입술을 닮았다니요...
교신이가 엄마쪽 닮은 것은 맞는데요
너굴님...그 장소는 언제든지 찾아가기도 참 좋습니다. 한적하거든요^^ 낚시군 몇과 가끔 자전거타는 이들이나 지나갈 뿐 탁 트인 한강이 굽어 보이고 계절마다 바뀌는 야생화들과 쑥 또는 갈대가 봄과 가을의 정취를 비교적 조용히 보여주는 곳입니다. 밤의 경치도 끝내줍니다^^ 거기서 같이 부활하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만약 부활이 장소에 제한을 받는다면요...
나누미님
쌍그아부이님...
고맙습니다.^^...
쉬리님...
민하의 각본은 너무 슬픕니다. 아빠하고 민석이?는 어쩌라구요...
저는 아이들 어려서부터 세뇌를 시켜왔습니다. 장례식없이 평상복입고 그냥 자전거 타고 놀러가듯 가서 훌훌 뿌려라...마눌만 좀 슬퍼할 뿐 아이들은 하두 들어서 그냥 덤덤합니다. 사실은 너무 힘든 행군이었습니다. 3시간 도보...
소금과 빛 목사님...
감사합니다. ^^ 노력하겠습니다.,죽을때까지...행복하도록요...
북극곰님도 감사합니다.^^
...
모두 ...재미있게 봐주시고...읽어 주셔서 감사힙니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충만합니다.
마눌도 꼬리글들을 보고...많이 마음이 풀렸고...즐거워 했습니다. 새벽까지 다리 아프다고 툴툴대었었거든요^^
절 살려주셨습니다요~^^
...
모두들 즐거운 연휴 되시기를 ...
고향다녀오시는 분들은 ...무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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