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아내의 가스레인지 교체와 식기세척기 구입을 요구하는 항의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조목조목 따지며 거세게 밀어붙이는지...세력은 좀 딸리지만 우리집 최고의 이론가^^인 제가 그만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내년 당신 생일선물로 해줄께~"약속하고 말았지요.
올해 봄
아틀란타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10년만에 방문하셨을 때에도 저의 남아일언 중천금의 언약이 있었음에도 뭔가 미진한지 어머니를 앞세워 저를 윽박질렀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후로 한달에 한번씩은 전화로 꼭 확인을 하셨습니다. "꼭 사줘라~"
큰 아이들은 작년 엄마가 아빠에게 항의할 때부터 모두 반대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들의 용돈출구가 봉쇄될 것이라는 두려움^^때문이었지요.
그렇다고 이놈들이 설거지를 열심히 하는 놈들도 아닙니다.
가장 선호하는 것은 장보기 심부름이고 그 다음은 청소 그리고 마지막에 정말 용돈이 궁해지면 하는 것이 설거지거든요.
...
식구가 많다보니 한끼 먹고 나면 싱크대에 수북히 그릇이 쌓입니다. 컨디션이 항상 좋으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을 경우 비상용 그릇까지 동원되어 두끼째를 해결하고 나면... 큰 아이들은 슬슬 도망하고 착한^^원경이마저.., 네가 설거지 좀 하면 안될까?라는 컨디션 나쁜 저의 부탁을 왕무시하고 말게 됩니다.
해가 갈수록 아이들이 부쩍 커가면서 먹는 횟수도 늘고 그릇의 양도 늘어납니다.
게다가 고등학생이 된 두녀석은 야자를 한다 시험공부를 한다면서 설거지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고
중1인 충신이는 손에 물묻히는 것을 너무 싫어하여 세수도 변변히 하지 않는 녀석이니, 아예 설거지하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원경이는 위 세녀석이 하지 않는데 자기만 하는 거에 대하여, 말은 안하지만, 불만이 있어 보이고...막내 교신이는 아직 키가 설거지할만큼 크지 못했습니다. 녀석 혼자 설거지를 하겠다고 억지를 부려대곤 하지요^^
...
아내의 생일 나흘전에 인터넷을 뒤졌고 이마트를 가서 살폈습니다. 일단 아내가 노래하던 4구짜리 오븐달린 가스레인지는 1, 우리집처럼 대형냄비를 주로 쓰는 가정엔 불필요하며, 2, 너무 비싸다...는 결론을 내렸고 아내도 수긍하여...없던 일로 하였고
식기세척기는 제일 작은 6인용을 구해서 써보기로 하고 주문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생일이 지난 후 주문과는 다른 제품이 왔고 다시 며칠지나 맞교환하여 설치한 것이 지난 주 목요일 그러니까 10월 26일이었습니다.
...
싱크대 위에 5년전 아내의 생일선물로 산 정수기 옆에 달랑 올라간 식기세척기는 ... 아내의 기쁨에 찬 환성을 자아냈고^^ 즉각 싱크대에 잔뜩 담겨있는 그릇들은 식기세척기 안으로 들어가 싱크대를 깨끗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
그러나^^
하루 세번이나 식기세척기를 돌린다는 것은 ,,,은연중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세척시간이 꽤 오래 걸렸고, 그것은 곧 엄청난 전기를 더 쓰게 된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만드는 일이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전기 값이 부쩍 오른 청구서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알 지 못하는 미래가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덤으로 온 공짜 전용세제를 다 쓰고 이마트에 가서 비싼 식기세척기 전용 세제를 사서 온 수요일부터 ... 어떻게든 식기세척기 사용을 줄이고자 싱크대에 그릇이 생기는 대로 씼어대는 부지런함으로 일단 저항하고 있습니다.
...
그러므로
식기세척기가 우리에게 준 영향은?
아내가 기대한 설거지없는 나른한^^ 휴식이 아니라... 부지런한 설거지로의 복귀였다는...이야기...ㅎㅎ
-
그 일빠라는 거 저도 함 해봅시다.ㅎㅎㅎ
답글
식기세척기가 나오고 다들 혹 했지만,
그거.. 잘 쓰게 되지 않더라... 라는 것이
우리 주부계에선 이미 오래된 이야기지요. ㅎㅎㅎ
저도 서울사는 언니의 강력한 권유로 장만했었는데,
이번 이사 때 설치 안 하고 베란다에서 걍 놀고 있습니다.
(미리 공지하셨으면 제가 걍 드렸을 수도... )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4인 식구를 둔 사람들이 하는 야그고요~
아이만 다섯! 두신 가구의 경우엔
전~혀 해당 안되는 이야기오니,
저항 마시고, 기--냥 부지런히 쓰심이 옳을 줄로 아뢰오.^^ -
ㅜ.ㅜ.
답글
저도 독일제 엄청비싼 식기세척기 걍
놀리고 잇슴다....
시긴이 많이 걸리고 접시문화인 서양에서 온것이라 움푹한
대접은 잘안닦이는 비애가 서려있죠... -
그랬군요 .
답글
그러시군요 .식기 세척기 동경의 대상이였는대 잘 안사지더라구요.
하마터면 ... 집집마다 런닝머신은 배란다에서 옷걸이로 쓰인다고 하는대...
아주 잘 읽었습니다. -
다양한 기능의 전자레인지 쓰임새가 결국은 데우는 거 정도이듯
답글
식기세척기도...
보관함 정도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싶습니다만.....자알 활용하시길.
울집은 싱크대가 좀더 컸으면하는 바램정도만 있는 형편이지요.^^ -
전에도 말씀드렸었지만 식기세척기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답글
특히 미국에는 기본으로 설치되었었지만 모두가 건조된 그릇 보관용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서양식 식사형태에 맞는 기계가 아닐까 생각도 들더군요.
예전에 한얼이 병원에 있을 때 묵었던 숙소에서 사용했었는데
세제를 사용하는 용량도 중요하구요. 다만 살균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습니다.
가스오븐렌지를 언니가 선물해줬답니다.
하지만 그릴은 딱 한 번 사용했고 오븐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답니다.
주부가 게으른 탓도 있지만 적은 식구에 먹는 양도 많지 않아
만들어 먹겠다는 의욕도 생기지 않았고 그릴 같은 경우는 청소하는 것이 더 귀찮아서...
하지만 이왕 구입하셨다면 잘 활용하시는 게 손해본 기분은 들지 않을까요? -
1995년 새아파트에 입주할때 누군가의 선물로 받은 식기세척기
답글
그동안 한 열번 정도 사용했나?
올해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듯~
내가 후딱 해치우면 5분만에 끝낼 그릇을
조무락 조무락하며 시간을 끄는데
속터지더군요.
차라리 직장에 가버리면
그 꼴 안봐도 되는데
집에 있으면서
식기세척기 하는 꼴을 보면....
소리는 요란하니
무시 할 수도 없고
지켜보면 물 많이 쓰고
전기만 팍팍 쓰는 것 같은데
때로 숟가락 같은데 불어 터진 밥풀이 붑터 잇는 걸 보면
화가 나더군요.
그렇다고 식기 세척기가 반성하고
개선이 되는 것도 아니고
똑 같은 실수를 반복 하니
맘이 편치 않더군요.
그릇 넣다 뺏다하는것도 귀찮고
오랜만에 한 번 써 볼까하면
비싼 세제는 다 굳어버리고....
빨래도 아닌데
가루비누 넣고 돌리는것 자체가
찝찝하기도 하고....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듯~
생일 선물인데...
환불 하면?
^^
식기 세척기 작동되나 한 번 살펴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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