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호> 대학시절 친구와의 만남과 이별 이야기... 2001년 10월 23일
대성학원(광화문시절입니다^^)에서 재수할 때 같은 반이었던 녀석입니다. 그 반에 몸담았던 인간이 네명이나 같은 과에 들어 오게 되었습니다. 한 녀석은 워낙 튀는 넘이라 눈짓으로 아는 척만 했고
나머지 셋은 비슷한 분위기라서 같이 어울려 다녔습니다. 학원에선 서로 말한 마디 않던 사인데...그것도 인연이라고 대학에 들어와선 참 친했었지요. 1년 내내 어디든지 같이 다녔으니까요. 그중 첫 축제때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서^^ 둘이 춘천으로 여행을 갔다온 ... 이넘하고 특별히 더 친했습니다.
저는 대학 1년마치고 군대에 갔고
이녀석은 3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습니다.
그러니 사실 무척 친했다고는 하지만 대단히 짧은 기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가 가장 추억에 오래 남아 있고 대학시절에서는 그 어떤 관계보다 인간적이었습니다.
특히 사람사귀는 재주가 없는 저로서는 ... 언제나 이넘은 그리운 친구였습니다. 그러니 대학시절 제일 친했던 친구를 꼽으라면 저는 지금도 당연히 이넘을 꼽습니다.
그러나 인생이 다 그렇듯이...
대학 졸업후...가끔 얼굴을 보다가... 소식만 듣다가... 그것도 결국 끊어진 채 지내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지낸 지 10년정도 흐른 1998년 이맘때쯤...갑자기 이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거시기씨 집아닙니까?
예 제가 거시기인데요
그래 나 아무겐데 알겠냐
야 오랜만이다 반갑다 정말
어 그래 어떻게 지내냐
힘겹게 지내지..넌?
잘지내...운운...
그리곤 알았지요
제가 당시 살고 있던 상계동보다 한단계 높은 중계동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다음날 저녁때 20분정도면 걸어갈 수 있는 그넘의 집으로 걸어가서 인터폰으로 그넘을 불러내었습니다.
찻집에서 차한잔을 나누면서...두집이 서로 상견례를 하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너무나 반갑고 고마운 것이 이 무신론자였던 친구가 마눌님을 잘만나서...교회에 열심히 다니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축하해주고...기뻐해 주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에 있어 한 가족이 되었다는 것...옛 우정에다가 ... 크흑...
주일 저녁식사를 우리집 근처 식당에서 함께 하기로 약속하고 돌아왔지요.
제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보다는 우리집으로 오시라하세요...
별로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남편의 체면을 위하여 정성껏 저녁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정말 몇년만에^^ 푸짐한 음식이 준비되었습니다.
야 우리집으로 와라
어 그럴 시간이 없는데
엥?
교회가야 되거든 30분밖에 시간을 못내
...--;
...--;
그러냐...그럼 다음에 하자...
그날 저희식구들은 정말 오랜 만에 포식을 했었습니다.
식사기도를 할 때...그 친구가족이 교회에서 저녁예배를 잘드리고 성령충만하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덕분에 오랜만에 우리 식구들이 좋은 음식을 잘 차려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교인이 된 그녀석을 기특해하고...축복하였습니다.
물론 속으로 너무 섭섭하고 슬펐지만...
...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지만...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
제가 그넘을 만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때가 꼭 오늘같이 꾸물꾸물하던 가을저녁이었습니다.
...
이런 꾸물꾸물한 글을 왜 쓰냐고요?
아 날이 꾸물꾸물 하잖아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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