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자전거... 도둑맞다...

주방보조 2006. 10. 20. 19:52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공고문을 붙여 놓습니다.복도나 계단에 자전거를 두면 안  된다, 그것은 소방법에 어긋나는 불법이다.  
저는 법을 되도록이면 어기지 않고 살기위해 자전거들을 24시간 가동되는 아파트 경비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놓아둡니다.24시간 근무를 하고 다음날 24시간 쉬는 경비실 아저씨들은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 부조리한 잔혹한 근무환경 때문에 밤이면 주무실 수밖에 없고우리의 자전거들은 일년이면 두대 혹은 세대씩 이 맘좋은^^ 주인을 떠나게 되는 생이별의 비극을 겪게 됩니다. 
그저께도 이마트에서 밤 늦게  몇가지 물건을 사가지고 돌아올 때우리 아파트 뒷 길 몇몇 고등학생들이 담벼락 밑 자동차 뒤에서 대여섯명 키들거리는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지만, 혼자 나무라기엔 너무 겁이 났고^^, 곤히 주무시는 경비 아저씨를 깨울 수가 없어서...그냥  올라갔던 것이 잘못이었나 봅니다.
다음날 그러니까 어제 아침에 나가는 길에 문득 살펴보니...봄에 산 새 자전거가 보이질 않는 것입니다.
지난 늦은 봄 진실이 자전거를 도둑맞고 녀석에게 주로 타게 하던 것이었고
바로 지난주 놀토에는 진실이와 교신이가 이인용 자전거를 탔기 때문에...나실이가 낡은 자기 자전거를 두고 대신 탔던 것인데 그것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자물쇠만 곱게 곁의 자전거 바구니에 담겨 있고...자전거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혹시나 하고 온 동네를 돌아 다녀보았습니다. ... 물론 언제나처럼 허사였습니다.
관리실에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자전거를 잃어버릴 때마다 굴뚝같이 솟아 오르지만
혹 힘들게 근무하시는 경비 아저씨에게 불이익이 돌아갈까봐 ... 포기하곤 합니다.
 
...
 
결국 올해도 작년처럼 두대의 자전거를 도둑맞았습니다^^
왜 이런 짓을 할까...여러가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우리 자전거를 훔쳐가는 인간은 나쁜 놈들입니다^^ 장난이든 장사속이든, 나아쁘은~~~ 놈들입니다.
새자전거도 5만원이면 사는데, 중고로 팔면 얼마나 받겠으며...남의 것을 장난으로 슬쩍 가져간다는 것은
아주 악마적 재미 아니겠습니까?
 
충신이와 잃어버린 자전거가 세워져 있던 자리에서 둘이 혀를 끌끌차며 ... 그 뻔한 "나쁜 놈들 타령"을 하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 우리곁을 지나가시다가...'자전거를 잃어버리셨느냐' 물으시더니 오늘 동아일보에 자전거도둑에 대한 글이 실렸다시며 우리와 같이 "나쁜놈들"을 성토하시고 가셨습니다.
 
동아일보 사이트에 들어가 그 글을 살펴보니
어떻게 자전거 두대를 잃어버리셨는지와 얼마나 그런 일을 사소하게 취급하고 있는지를 성토하시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려 놓으셨더군요.       
 
>>자전거 대책은 민생치안
아이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전거를 훔친다면 학교에서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고, 자전거 분실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가정에서 물건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한다. 좀도둑이나 전문 절도단의 소행이라면 관리사무소나 경찰에서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하며 제조업체는 도난 방지 장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자전거 도난은 결코 한 개인, 어느 아파트 단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전거를 잃어버린 시민의 분노와 허탈감, 이웃과 사회에 대한 불신, 청소년의 도덕적 불감증은 의외로 심각하다. 자전거가 자동차 못잖은 재산목록이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남다른 사명감을 느낀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거시적(擧市的)으로 자전거 도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고, 캐나다 토론토대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도입으로 자전거 도난 방지에 나섰다. 관심 있는 분들의 ‘작지만 거룩한 분노’를 기대한다.[동아일보 오명철 편집국 부국장 oscar@donga.com  ]


...


한편 공감도 가고
한편 위로도 되고^^ 


...


베란다로 은퇴시킨 자전거를 복귀시키지 않더라도 이인용자전거 덕분에 일곱식구 자전거 나들이엔 별 지장이 없지만...
훔쳐간 놈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잃어버린 우리 아이들조차...시쿤둥하고 놀라는 기색도 이제는 없어졌다는 현실 앞에...갑갑함을 아니 느낄수가 없습니다.


...

궁금합니다.

자전거를 훔칠 때 그 아이들의 맥박이 얼마나 빨리 뛸까...


설마...평상시와 똑같지는 않겠지요?

 

 

 

 

 

 

 

 

 

 

 

 

 

 

 

 

 

 

 

 

 

 

 

 

 

 

 

 

 

 

 

  • 김순옥2006.10.20 22:46 신고

    한얼이도 두 번쯤 자전거를 분실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빛이는 그도저도 없이 지금껏 살아왔구요.
    회사에서 지급된 새 자전거를 복도에 거의 방치하다시피했답니다.
    아파트가 비교적 언덕위에 있어서 타고 나가는 일이 힘들어서 그랬던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랬더니 녹이 슬고 부품은 누군가 빼내어 가고...

    아이들이 하는 짓이겠지요.
    아무 개념없이 타다가 버릴 수도 있을 거구요.
    요즘 아이들 말대로 정말 개념없이 사는 사람들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에는 빨라지던 맥박도 언젠가는 일정해지지 않을까요?
    자주 하는 사람들이라면요.

    답글
    • 주방보조2006.10.21 13:48

      상계동 시절부터 따지면...8년동안 12대정도 잃어버린 것같습니다. 고장나서 버린 것도 다섯대쯤ㅇ른 되구요.
      가격이야 다 쳐봐야 얼마 안되지요. 공짜로 친지들에게 얻은 것도 5대나되니 ...
      그렇지만 훔쳐가는 사람의 그 마음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번은 제주도에 살던 처형이 준 자전거 두대가 똑같은 것이 있엇는데...지금은 두대 다 잃어버렸지만...한번은 나이 좀 든 사람이 그것을 타고 지나가더군요. 갑자기 놀라서 멍하고 있다가...나중에 땅을 쳤지만, 아들이 훔쳐준것을 타는 것인지, 중고로 사서 타는 것인지...잡았어도 제가 망신당하고 말았겠지요?

      동아일보 칼럼처럼...정부의 대책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넓어지는 만큼 자전거 도둑도 늘어난다면...참으로 한심한 일이니까요...

  • 봄빛2006.10.20 23:04 신고

    오래 전..
    아들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시절.
    집 아래 계단에 세워 둔 자전거가 밤새 감쪽같이 실종되었던 기억.
    허망함에 온 동네를 헤매고
    지나는 자전거마다 눈을 불을켜고 살펴보던 아들녀석.
    아이 눈에 일고있는 분노를 보며 자전거를 잃어버린 아픔보다
    세상은 그런것이라는 걸 알게 했다는 아픔이 더 컸었지요.
    그 후로 다시 사준 중고 지전거를 몇 번인가 분실한 후 아들은 분노조차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자전거에 대한 포기였을까요?
    아님 세상을 향한 포기였을까요?
    녀석이 휴가를 나오거든 물어봐야겠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6.10.21 13:56

      5년전 진실 나실이 모아놓은 용돈을 탁탁 털어..새 자전거를 샀다가 일주일만에 잃어버렸었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종이에다 '돌려주세요'라는 전단까지 붙이고^^
      이번에 자전거 잃어버리니...진실:왜 내가 타는 것만 없어지는거얌...끝
      없어지는 일에 익숙해져 버린 것같았습니다.

      극히 일부 못된 녀석들 짓이리라...생각합니다. 잘 지키는 수 밖에 없는 일이고...못지키면 잃어버린다는 것을 배우는 것으로 만족할 밖에요...

  • 알 수 없는 사용자2006.10.21 04:45 신고

    오늘,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들과 즐겁게 한 잔 하고 토당토당 집에 오다가
    연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길 한복판에서 여자는 "놔...이거 놓으라고..."하면서도 술에
    취해 연신 쓰러지기 일쑤고 남자는 "야...정신 좀 차리라고..."하면서 여자를 쥐어박고 있고...

    아침이 되면 그들은 내가 왜 그리했을까 후회하겠죠...
    나이가 대충 20대 중반으로 보였는데 저는 그런 젊은이들의 흥청망청. 그러다가
    서로의 마음을 탐하다가 끝내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분노로 이어지는 그런 어리석은 아이들의
    안위따위는 관심 없습니다.

    집에 다 왔을때 즈음. 학원건물 2층에서 창문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빠꼼빠꼼 구경하고 있다가 제가 지나가니 "아저씨! 어디 가요?" 하고
    세상이 온통 궁금한 천사들이 그런 모습을 안보고 자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올만에 들어오니 충신이를 깃점으로 다섯남매의 나란한 모습.
    오호~~~짱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6.10.21 14:04

      나이순대로 세워 놓으니...산모양이 되더이다.^^

      ...

      사람은 왜 천사가 악마로 변하는 과정을 겪어야 할까요?
      그래서
      회개한 악마와 화개하지 않은 악마만이 어른의 세계에는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특이하게 풍향님처럼 천사로 늙어가는 이도 희귀하기는 하지만 존재합니다마는...

  • 왕언니2006.10.23 21:25 신고

    원필님도 도둑을 맞으셨군요. 늘 여전히 있던것이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질때의 허망함...
    어릴때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는데...나이를 먹으니 그것도 면역이 생기는건지...
    진실이가 실망이 크겠습니다. 이동네는 자전거를 밖에 [자전거보관대] 둔채 하도 타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고 언제까지 치우지 않으면 처분하겠다고 방송을 여러번 하는걸 들었습니다.
    씰버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 그런지 다들 자전거엔 관심이 없는지 자전거분실은 별로 없는데
    계단에 두지 말라고 소방법 위반이라고 써붙이기는 하더라구요.
    나도 공짜 자전거가 있었는데 1년쯤 놔뒀다 조카를 줘 버렸습니다.
    암만해도 그동네에 자전거타고싶은 애들이 많은가봐요. 옛날에 자전거도둑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28일 바자회에 안 오실래요? 말집사님 오신다고 했는데 [오후에] 연락해서 같이 오심 안될까요?
    [비밀댓글]

    답글
    • 주방보조2006.10.24 06:24

      바자회에는 몰래 다녀가겠습니다.^^ㅎㅎ
      ...
      자전거도둑들이...낡은 자전거는 그냥 놔둡니다. 도둑입장에선 당연한 것이지만 새자전거만 가져가지요. 그래서 속이 더 상합니다. 헌자전거만 골라 훔쳐가는 자전거 도둑이 있다면...한편 고마음도 있을텐데...그 정도 양심이라면 첨부터 도둑질을 않겟지요?^^
      요즘 연세드신 분들도 동호회 가입해서 많이 타고 다니십니다.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쌩쌩 달리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동네자전거가 아니라 좀 좋은 자전거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부러워 하고 그 건강을 부러워 합니다.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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