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호> 생선굽기...나쁜 아버지... 2001년 10월 10일
며칠전에
반찬이 신통치 않은 가운데
마침 추석이라고 누가 선물로 가져다준 약간 덩치있는 조기가 있어서 구워먹자...의견통일을 보았습니다.
우리 씩씩한 둘째딸이 ... 내가 해볼께요 라고 자원하는 바람에 ... 비늘을 어디다 떨구는거야...야 그 끈은 가위로 잘라야지...후라이판?은 잘 씻었니...하는 잔소리들이 좀 있기는 했지만...별 탈없이 잘 구워서 먹었었습니다.
어제는 아내가 몸이 좀 많이 피곤해 하고 저도 요즘 우울증^^이 있고 해서
큰 딸을 불렀습니다.
진실아~
왜요
조기좀 구워라
으윽
나실이도 한번 구웠는 데 너도 해야지
(이 때 나실이가 변죽을 울렸습니다...언니 비린내 얼마나 나는데...구역질나 욱...어 징그러)
아빠... 아빠가 먼저 좀 해보세요 난 못하겠어요
뭐라구?못하겠다구? 나실이도 했는 데 왜 못해...빨리해...
저의 착한 큰 딸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조기를 묶은 노란 끈을 들고서... 몇마리나 구워요...라고 물었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침대에 누워서(아픈척 해야 했으니까...)이불을 뒤집어 쓰고 킥킥대느라 혼났습니다.
목소리는 아프고 짜증난듯이 꾸미고 속으로는 웃음이 터져나오고...
의외로...고물후라이팬인데...한마리만 좀 눌어 붙고 세마리는 곱게 잘도 익었습니다.
근데...정작 문제는 생선이든 삼겹살이든 고기라면 사죽을 못쓰던 큰 녀석이...이 예쁘게 잘 구워진 생선에는 손이 별로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잘됐다 말은 했지만 얼마나 미안한지 모르겠습니다.
...
우리 하나님은 저같이 나쁜 아버지는 아니실 것입니다.
저같이 나쁜 아버지도...절반은 진지하게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니 배워둬야되...라고 생각하며 강요했는데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우리가 하기 싫은 일을 맡기셨을 때에는 얼마나 선한 뜻이 있으셔셔 그러시겠습니까?
안글습니까?
안어울리게 ... 왜 이런 은혜?로운 말씀을 하느냐구요?
저도 원래는 은혜로운 사람입니다^^
10/10 Re:매우 쉬운 조기 찌게 만드는 법...그리고, 13
잘알겠습니다...자주 가르쳐 주십시오
그리고...이 조기찌게 정말 맛있습니까? 하하...
원필
:
: 재료는...
: 꾸득꾸득한 조기 한마리는 필수. (아님 조기 찌게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
: 양파 보통크기 1/2 (단맛을 싫어하는 분은 1/4)
: 마늘 다진 것 (약 5~6 개 분량)
: 콩나물 약간 (200원 어치)
: 소금
:
: 냄비에 조기와 물만 넣고 끓입니다.
: 팔팔 끓으면 양파와 다진 마늘, 콩나물을 넣고,
: 조기가 싱거운 거면 소금도 적당히 넣고.. 약 10분 정도 더 끓입니다.
: 그럼 담백한 조기찌게가 된답니다. (이거 요리책에 없는 겁니다.)
:
: 중간에 냄비뚜껑을 열지 말아야 비린내가 나지 않습니다.
: 기호에 따라 고추가루를 넣으셔도 됩니다.
: ...........................................
:
: 그리고, 어제 지기님의 칼럼과 관련해서...
:
: 우뢰는 우레의 비표준어랍니다.
:
: 그런데 대부분 우뢰로 알고 있지요..(저 역시)
: ..우뢰와 같은 박수...는 지금도 당연히 쓰이고 있지요?
:
: 우레의 한자어가 <천둥>... 천둥소리가 <뇌성>...그래서 <뢰>가 맞다?
: 특히 애들이 좋아했던 만화 주인공 <우뢰매>..
: 뭐 이런 단어가 연상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 어쨌든 우레가 맞습니다. 어원을 따지면 너무 기니까 생략합니다.
:
: 대신 추가로 하나 더...서비스.
:
: <이판 사판>이라는 말이 있지요?
: 막다른 데에 이르러 더는 어찌할 수 없게 된 판...이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 (사실 어떤 국어사전에는 이판사판에 대한 설명을 버젓이 이렇게 하기도 합니다.)
: 좌우간 많은 사람들이 한자어인줄 잘못 알고 있지요. (이승에서의 이와 죽을 사...?)
:
: 순 우리 말로.. 실은 <이판 새판>이 맞답니다.
: 이판이 되든 아니면 새판이 되든...한 번 해 볼껴!
: 여기서 <판>은 한자어인 널빤지 판(板)이 아니라 <일이 벌어진 자리나 장면>을 뜻하는 우리 말이랍니다.
: <~ 재미있는 우리의 도박판을 깨지 마라!>
:
: 한편, <이판 사판>이라 함은 절에서의 어떤 직분으로 <이판승>, <사판승>...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 이판승은 절의 각종 행정 담당, 사판승은 수도와 관련된...(정확히 맞는진 모르겠습니다마는..)로 알고 있습니다.
:
: 저는 <이판 새판>이 맞다고 늘 주장하며 잘난 척하고 있습니다.
:
: 직장에서 오랜기간 광고, 홍보를 담당했고,
: 개인적으로 카피라이터이기도 했기에 귀동냥한 게 좀 많은 편입니다만,
: 주로 재미 위주죠..뭐.
:
: 컨디션 빨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
너구리
10/11 딸딸 무슨 딸 쟁반같이 예쁜 딸 어디어디 떴나 17
이십 년 전 사무실 실장이 둘째 아이를 낳기 전 열 달 동안 딸을 바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관악구 신림동 xxx번지 위에 떴지.
이미 아들만 둘이었던 저는 흥! 첫아들난 사람은 둘째 딸 얻기가 무척이나 힘들지. 아니 불가능해하고 심통을 부렸었지요. 손 귀한 집안에 첫아들 놓아 주고 딸도 못놓느냐고 구박 받은 마눌은 아마 울마눌 밖에 없을 겁니다.
둘째 아들 놓고 한숨을 쉬면서 애고 딸 복이 없구나하면서 주신 아들 잘 키우겠다는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 뒤 두 번의 유산이 있었고 너무나 가난하다는 핑계로 별 죄의식없이 행한 짓 간혹 마음을 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 다음에 그 아이들로 부터 주님 앞에서 정죄 받지 않기를 원하니...부끄럽습니다.
왜 그렇게 무작정 딸을 원했는지, 키워본 아비들만이 그 맛을 알겠지요.
두 녀석들 12, 10살 쯤 됐을 때 딸없음을 한탄하는 애비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지녀석들 무시하고 딸만 바라는 아빠가 밉다고요.
---복 받을지어다 이 땅의 딸 가진 아비들이여---
쩝...성경에 없는 말이군요.
지금 군대에 가 있는 두 녀석 다 오늘 새벽엔 아마도 귀가 간질간질할 것 입니다. 지기님의 가정에 늘 예수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약간은 심통난 심정으로 첫인사 드립니다. paul은 샬롬을 싫어한다는 이유를 썼고 읽었기에 샬롬이란 말은 안쓰겠습니다.
이석규
10/11 Re:Re:딸딸 무슨 딸 쟁반같이 예쁜 딸 어디어디 떴나---으으음... 19
항복하기 바로 직전의 신음소리 입니다.
이석규
: 저는 딸이 셋입니다^^
:
: 첫딸은 착하고
: 둘째딸은 씩씩하고(집안에서만)
: 세째딸은 예쁩니다^^
:
: 첫딸과 둘째딸은 연년생이라...쌍둥이같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
: 아들도 둘이 있습니다.^^
:
: 자식에 있어서는...
: 세상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
원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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