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호> 모여서 뭐합니까? 2001년 10월 12일
제게는 아주 친한 고등학교 친구 여섯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어려서는 모이기만 하면 돈모아서 모교에 장학금도 주고 불우이웃도 돕고 ...그러기 위해서 모임의 이름도 정하고 회원도 좀 더 확보하고 회비를 정해서 그것으로 기금을 마련하자는 회의로 날새는 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하나 둘 취직하고 결혼하고 하면서 회비도 좀 더 모으고 아내들도 회원으로 참여시켜서 매월 한번씩 온가족이 모두 만나고 .. 모이면 직장이야기와 새로 태어난 아기들 재롱즐기기로 시간을 다 때웠습니다.
그러다보니...회원이 늘면서 부대식구들이 너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6명이던 친구들도 8명으로 늘고 모두 아내와 아이들까지 함께 동원하다보니...20여명이나 되었습니다. 돌아가며 모이던 친구들의 각 집에선 도저히 모임을 갖기어렵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가 결단을 내렸지요^^
우리 기금 모은 것 다 털자...제일은행 주식을 샀다가(몰빵으로^^) 얼마 남지도 않게 되었으니 올 연말에 모두 호텔에서 모여 다 써버리고 말자.
저는 그때 일신상의 이유로 그 모임에 더이상 나갈 수 없게 되었던 때라 들어 알게 된 것입니다만...
결국 청춘의 꿈은 호텔의 나이트 클럽에서 모두 다 소진되고
매년 모두가 한 두번씩 만나서...그렇게 즐기는 것으로 결정을 보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일하게 되어서 만나는 일조차 힘겨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모여서 뭐합니까?
저의 친구들 이야기가 특별히 이상한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교회도...처음에 모여서는 ....이상을 꿈꾸며 이상을 노래하며 이상을 이야기하느라 날새는 줄 모릅니다.
그러다가 자리를 잡게 되면 ... 교회내부적인 일들로 번거롭고 바뻐서 ...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하며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서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 큰 집회를 일년에 한두번 벌임으로서 공동체의식을 고취하고 같은 식구임을 확인하는 세러모니들을 치루는 데 급급하게 됩니다.
꿈꾸던 이상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기름 번지르르 흐르는 ... 미소들만 허공에 떠다니는 모양을 연출할 뿐입니다.
치열하게 진리를 추구하고...정의를 부르짖고...사랑을 외치던 그 모습은
안일과 적당한 세속과의 타협으로부터 오는 평안과 풍요속에 다 묻어 질식시켜 버리고 맙니다.
...
순복음교회가...잠실 주 경기장을 빌어 15만명이 모이는 대 집회를 계획하고 있답니다.
모여서 뭘할까요?
참 궁금합니다.
거기 예리하게 자기들의 가슴을...도려내는 회개의 부르짖음이 있을까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처절한 자아비판이 있을까요?
잊혀진 ... 이상을 힘껏 소리쳐 찾음이 있을까요?
정말...모여서 뭘할까요?
10/12 자랑? 27
오늘 아침에 일어나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어 성경도 여러 곳을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묵상시간의 달콤함을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묵상이 끝나고 자리를 정던하면서
무척 유쾌했습니다.
내 할 바를 충실히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허 참....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예배가 너의 공로냐?
어찌 자랑하며 으스대느냐?
가련하고 어리석은 너를 용납하고 용서한 것은 나의 자비가 아니더냐?
그러니 넌 너의 할 일을 하라
받은 은혜에 합당한...
자리를 정돈하면서 들려온 소리입니다.
모여서 예배함을 자랑으로 아는 교회.
모이는 숫자로 영광 돌리는 교회.
아 저도 얼마나 거기 젖어 있었는지요.
무루
10/13 Re:자기 합리화 같은것?/ 사모님... 17
오랜만에 글을 주셨습니다.
저는 요즘 거의 기도원에 가지 못합니다.
가끔이라도...산에 홀로 올라 세상을 굽어보고 웃고...하늘을 우러러 외치고 싶은데...핑계죠...
자주 글 주십시오.
: 요즘 자주 기도원을 갑니다.
: 그곳에서 모여 아주 큰소리로 찬양하며 소리쳐 기도하는 많은 사람속에,
: 나도 눈물짜고 큰소리로 주여! 라고 부르다가 문득, 언젠가의 사이비교주를 향한 랄랄라 하면서 손 흔들고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바로 나였구나 하는 생각이 스칠때도 있습니다.
:
: 그러다 내가 이거 기도하는 것 맞나?
: 하는 자책도 합니다.
:
: 결국은,
: 모여서 나를 풀어내기, 하나님께 내가 와서 떠들고 있다는 것을 보이는 것 뭐 그런 것일까요?
: 도대체 어느 경지에 까지 들어가야,
: 나를 비워 그 분을 내 마음에 모실 수 있을지 기도원을 가득메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참 외롭게 외칠때도 있습니다.
백향목
10/13 Re:오늘 모여서 뭐했습니다. 13
구역모임도 있군요...
부럽습니다^^
:
: 오늘은 금요일.
: 구역성경공부를 하남에 사시는 홍집사님댁에서 하고 방금 집에 왔습니다.
:
: 저녁 8시에 모여서 떡과 잡채와 차를 마시고 담소를 하다가
: 자연스럽게 오늘의 주제인 알콜중독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 강동구 일부와 하남에 사는 우리구역 식구들은
: 주님 안에서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보람과 성장이 있는 작은 공동체입니다.
:
: 금요일 저녁은 많은 사람들이 회식을 하는 날입니다.
: 나름대로 의미를 갖고 모이는 <모임>이 많은 날인 것입니다.
:
: 그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동안 우리는 모여서 알콜중독에 대해 나눴습니다.
: 그들의 모임보다 결코 즐거움이 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 그리고, 설사 같은 수준(?)의 기쁨이라 하더라도
: 내일 아침 눈 떳을 때 느낌은 사뭇 틀리겠지요.
:
: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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