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없다는 말이 버릇없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싸가지라는 말은 싹수(머리)의 사투리입니다.
싸가지없다 하면 싹수가 노랗다라는 말과 거의 뜻이 같게 되지요.
...
교신이는 마치 요셉과 같아서
심심찮게
제게와서 누나들과 형의 비리를 고발하곤 합니다.
충신이는
이 요셉녀석의 괘씸한 짓을
같이 노는 중에 발로 툭 툭 차거나 깔아뭉개면서...보복을 하는 것같고
원경이는 교신이의 눈에 너무 예뻐 보이기 때문에
절대 고발할 일이 없어서 ...전혀 문제가 없고
문제는
큰 딸 둘...즉 교신이의 큰 누나 둘입니다.
아빠 나실이 누나 업드려서 자요~
아빠 진실이 누나 만화그려요~
아빠 누나들 방 너무 지저분 해요~ 등등...
그럴때면
진실이는 큰 소리를 질러서 자기 자신을 변호하고 '넌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러냐'하며 교신이와 직접 싸울 태세를 갖추는데, 그만큼 순진하단 이야기겠죠. 그러나 그거 싸움이 되겠습니까? 교신이 뒤에는 막강한 아빠가 떡 버티고 있는데요. 게다가 엄마가 얼마나 아끼고 애지중지하는 막낸데요.
나실이는 제가 안보이는 쪽 책상에 주로 업드려 자다가 가장 많이 고발을 당했는데요...언니처럼 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혹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죠...
예의 그 넘치는 카리스마로^^
교신이에게 말합니다.
"싸가지 없는 놈!!!"
...
며칠전
교신이가 그 싸가지 없다는 말이 엄청나게 나쁜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누워있는 제게 씩씩 거리며 다가와 또 고발을 하였습니다.
"아빠 작은 누나가 나보고 싸가지 없대요!...혼내주세요,,엉엉"
나실이를 불러 물었습니다. 왜그랬냐고...
"이 녀석이 저한테 반말로 손가락을 까딱까딱 하면서 뚱뚱한게~공부도 못하면서~하고 놀렸단 말에요"
...
그날은 제가 무척 피곤하였기 때문에 그래 알았다 하고 넘어갔지요.
다음날도 교신이는 다시 제게 와서 고발합니다.
"아빠 작은누나가 나보고 싸가지가 없댔어..혼내줘..."
그런데 작은 누나입장도 있잖습니까?
그런 모욕을 받고 어찌 혼까지 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교신이를 타일렀습니다.
"그래 네가 좀 싸가지가 없어...누나한테 그렇게 하면 안돼~"
그소리에...
이녀석이 머리와 허리를 팍 앞으로 꺽고 풀없이 안방으로 들어가더니...곧 통곡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들어가보니 장롱이불위에 쭈그리고 앉아 목에 핏대를 온통 세우고 죽을듯이^^ 울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 너 싸가지 있어...됐지?
앙앙~
아빠가 잘못했다 울지마 응?
앙앙~
그럼 누나들 때려줄까?
응...
허걱!
...
누나들 방에 가서 누나들과 짜고 ...때리는 시늉에 비명소리를 크게 내었죠.
장롱속에서 미소를 머금은 채 "더때려"...라는 말씀에
한번 더 쑈를 하고
돌아와 몽둥이를 들고 교신이 앞에 섰습니다.
"자 네 말대로 누나들 때려줬는데...누나들 많이 맞았으니까 이번에는 네 차례야. 너도 누나들 속상하게 한 것 알지? 너도 좀 맞아야겠어 그래야 공평하지?"
희희낙낙 웃다가 교신이는 놀라서 털석 주저앉았습니다.
바로 이때가 포인트이죠^^
"누나들에게 가서 사과하면 다 용서해줄께"
...
제손을 잡고 누나들 방에 들어가서 교신이는 누나들 하나 하나 손을 꼭잡고
"잘못했다" 정식으로 사과했습니다.
화해의 웃음이 방에 가득했죠.
그리곤 다시는 싸가지 없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세요 ... 정말 싸가지 있는 놈 아닙니까?
-
오치는 제가 '야, 임마' 그러면 '싸가지'와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답글
한번은 '임마'는 그렇게 나쁜 말이 아니라고 차분히 설명해 줬는데요
소용없습니다. '오치라고 부르면 되지 왜 그래?' 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저는 '임마' 소리도 잘 못합니다.
지금 오치는 방학을 맞아 서울에 갔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하고 지내지요. 전화비 엄청 올라가는 중.
그나저나 애들은 '싸가지'나 '임마'를 포함해서
그 말뜻을 어떻게 알게 되나 몰라요. 사전을 찾아 보는 것도 아니고....
글고, 주인장 한마디 말씀은
감사하면서도 좀 쑥스럽네요.
금방 다른분으로 넘어가실거죠? -
제 아이들은 2학년 3학년인데요, 15개월 터울이구요,
답글
누나나 동생이나 키가 고만 고만해서 오히려 덩치큰 동생이 오빠같아요.
근데 요 동생녀석은 자꾸 힘으로 모든걸 해결하려고 하네요.
그치만 막내는 막내인지라 툭~하면 일러바치기 일쑤죠.
정말~싸가지 없는~~~ 녀석...이예요^-^
이제, 원필님의 노하우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약발이 받는지는 담에 알려드릴께요...아주 맘에드는, 적절한 방법같아요^^
*p.s : 조정희 님 칼럼방에 초대도없이 가보니...원필님이 열번 방문하시란
소리가 이해가 갑니다^-^ -
주방보조2004.07.10 05:50
저희집 둘째 나실이도 12.5개월 늦은데 언니 진실이보다 덩치가 훨씬 큽니다.
답글
그리고 성질도 좀 더 있고요.
그러다보니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답니다.
하극상 비슷한 것이 좀 있었는데
완전히 폭력으로 ^^길들여놨지요.
하극상은 절대 용납 못한다...뭐 그런..원칙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요.
한 이년전인가...키가 역전되기 시작할 때쯤이었어요.
언니가 뭔가 잘못을 했는데
그냥 사과해가 아니라 ..무릎꿇고 빌어...그러더군요.
그날 나실이 저한테 정말 완전히 작살이 났지요.
하극상같은 일은 더 이상 없지마는...형제간의 주도권은 여전히 둘째에게 있어요.
둘째가 쎄긴 쎈가봐요. 야곱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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