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길잃은 나실

주방보조 2006. 9. 16. 08:17

<제175호> 나실이가 길을 잃었어요,,, 2001년 09월 17일
저의 둘째녀석 이야기입니다.

어제 두 외삼촌과 사촌들과 함께 수락산에 올랐습니다.
약 삼년만에 오르는 길이라 생소하고 나무들도 많이 무성해져서 저도 이길이 그길인가하며 의아해 할 정도였습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만
오르는 길은 한곳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문제가 전혀 없었습니다.
바위에 적당히 걸터앉아...준비해간 과자와 사과등을 시끌벅적하게 먹으며 노을의 진한 붉음을...찬탄하고 북쪽으로 첩첩이 쌓인 그림같은 산자태를 감상하였습니다.
막걸리파는 아저씨부부의 짐꾸리는 시간에
하산을 시작했는데...막내를 걸리다가 안다가하며 가장 늦게 작은 처남의 집앞에 당도해보니 맨 선두로 내려갔던 나실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온 세상은 깜깜해졌고...쩝...
내려오는 길이 여러개인데...어둠이 깔리면서 홀로 길을 잃었던 것입니다.
저는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하는 마음으로 아파트바깥을 휘..돌아보았습니다.

전화가 몇번 오갔고
나실이가 고마운 아저씨와 함께 어둠으로부터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이녀석이 보통 놀라고 겁먹은 상태가 아니구나 알았습니다.

...

권력을 잡은 뒤에...그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가에서 갈팡질팡하는 일이 허다 합니다.

돈을 제법 모은 뒤에...그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가에서 실패하여 모든 것들을 망쳐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결혼을 한 뒤에...서로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하는 가에서 헤메다가 서로를 고통에 빠트리는 부부 또한 적지 않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뒤...뭘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몰라서 겨우 간판^^만 내세우는 인생이 되어 버린 이들도 따지고 보면 만만치 않게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성장한 후...그 교회의 역량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은 채...오직 성장만을 위한 성장을 계속해 나가는 그런 어리석은 모습들도 우리 주변에 흔한 이야기입니다.

모두 산을 오를 때에...내려올 길을 염두에 두지 않다가 ...결국 길을 잃은 나실이같은 ... 경우라 하겠습니다.

...

너 무서웠지
응...막 소리지르고 울면서 살려주세요 그랬어
기도했어?
응...다시는 나쁜 짓하지 않겠다고 ... 살려달라고...

...

내려오는 길을 잃은 이들은

나실이처럼 기도할찐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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