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오후
원경이가 먼저 청계천에 가고 싶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아마 제가 지난번 중국에서 온 손님^^을 이인용자전거 뒤에 싣고 우리들 자전거 코스를 따라 청계천까지 가서 물고기들 구경한 이야기에 호기심이 발동한 것일 겝니다.
날이 참 좋았지요.
우리집의 호프 마눌님의 상태도 무척 좋았고^^
그래서 우리 청계천에나 갈까?하는 제안을 조심스럽게 꺼냈고
한 놈의 은근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눌님의 흔쾌한 오케이 싸인과 함께
올 두번째 가족 자전거 나들이를 떠날 준비를 하였습니다.
새로 6만천원주고 산 자전거를 내가 타고
마눌은 이인용자전거 나실이의 뒤에 타게 하고
진실이는지난번에 새 자전거였던 자전거에 타게하고
충신이는 나실이의 오래된 자전거를 타고
원경이와 교신이는 각각 자기 자전거를 타고
( 충신 이름모를소녀 나실 교신 진실 원경)
자전거 6대에 7식구가 청계천을 향해 쉬지도 않고 달렸습니다.
굴다리를 지나고 한강 공원을 지나고 나의 무덤 앞을 지나고 살곶이를 지나고 청계천 하류부터 거슬러 올라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서 자전거들을 나란히세워 놓고(적십자사가 있는 곳)
둘씩 셋씩 짝을 바꿔가며 정말 즐겁게 이것 저것 둘러보며 청계천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여보
예?
공부만 없다면 말야...
예...
우리 아이들만큼 행복한 아이들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러게요...
...
물이 맑아 팔뚝만한 물고기도 보았고, 떼를 지어 다니는 작은 물고기들도 보았습니다.
하얀 왜가리 한마리 우아하게 걷는데, 이구동성 충신이의 목빼고 걷는 것 같다고 한참을 웃고
이것 저것 볼거리들에 신기한 듯 환성을 질러가며 한참을 걸었고, 마침내 아내가 허기진다는 경계경보를 날렸습니다.
아내는 일단 허기가 지면 뭔가를 드시게 하여야 합니다. ^^
영도교가 나와 그리로 올라갔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는 순간 옛날 길거리 장이 그리로 들어서 있었습니다.
5만원짜리 썬글라스가 천원~에서부터 온갖 잡동사니를 쌓아놓고 거래하는 ...
음식점이 없어 초조함은 더해 가는데^^...옛 궁이 나타났지요. 동묘라나...
길거리 시장이 끝나는 곳에 있는 옛날 국밥 집에서...마눌에게 칼국수를 드시게 했습니다.
나머지들도 물론 같이 먹었지요^^.(맛은 별로~~)
당신은 여기서 택시타고 집에 가면 어떻겠소?
괜찮아요...
돌아가는 길이 만만찮은데...정말 괜찮겠소?
예...
...
갈때도 쥐한 마리 앞에서 쪼르르 가는 길을 가로질러 거더니
돌아올 때도 다른 길에서 쥐 한마리 길을 가로질러 달려 갔습니다.
청계천에 최소한 쥐 두마리 이상 살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
돌아오는 길은 이미 어두워져 갔고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 이미 소문난 칠공주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자잘한 물고기들이 눈에 어른 거리고
소망의벽 작은 타일들에 씌여 있던 글들이 가물거리고
피곤하여 ... 일찍 잠자리에 들고 말았습니다.
공부만 없다면...세상에서 제일 행복할 우리 다섯 아이들도 모두 즐거은 꿈을 꾸리라...생각하면서...
-
같은 동네에 산다면 한빛이를 독수리5형제들 속에다 끼어 넣기 하고 싶어요.
답글
뒤에서 버티고 서 있는 충신이는 마치 아빠 같아요 ㅎㅎㅎ
언젠가 인터넷에서 맛집을 찾아서 저녁을 먹기 위해 종로 1가 부근에 갔었는데
건반 모양의 길도 있더군요.
남편더러 '우리도 청계천 데이트나 할까?'라고 했더니 일언지하에 노우!였습니다.
천하에 멋없는 남자로군...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까지 물이 흐러는 청계천을 지나치며 구경만 했을 뿐
아직까지 걸어본 적은 없습니다. 한빛이야 학교에서 반쯤 걸었다고 합니다만.
자전거 행렬...장관이었겠습니다.
공부만 아니라면...그보다는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산소같은 나들이가 아니었을까요?
진실이랑 나실이가 동행해 주는 것만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저는 늘 독수리5형제가, 독수리5형제를 거느린 엄마 아빠가 부럽습니다. -
아.... 정말 멋진 나들이 하셨군요!
답글
사진 속의 다섯 아이들.. 정말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공부만 없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이 아니라, 공부가 있어도 다섯 아이들은 정말 행복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사회가 공부에만 모든 가치를 두고 있기에 공부밖에는 없다고 보일지는 모르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들이 자라면서 쌓아 온 삶에 대한 넉넉함과 풍요로운 마음 가짐이 얼마나 큰 재산이며 귀한 것인지 알게 될 거라 저는 믿습니다.
참 좋은 아빠세요... ^^ 다섯 아이들과 부모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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