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하기 전에
가족 모두 교신이에게 신신 당부한 것이
"제발 울지마"였습니다.
각기 표현이 달랐지요만...^^
찔찔 짜지마 임마 알겠어?
교신아~절대로 눈물을 보이면 안돼 알았지~
교신아 울면 바보된다
교신이 너 울기만 해봐~
교신이는 학교가서도 울껄!
울면 창피한 거야~
아빠 엄마 진실 나실 충신 원경...대략 차례대로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
입학하던 날 엄마와 아빠와 형과 함께 하였고 입학식을 하는 내내 즐거운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풍선에 과학자란 소망을 달아 날릴 때는 정말 신이 났었고 다른 친구들과 함게 줄을 섰을 때에도 자못 씩씩해 보였더랬습니다.
다음날은 아빠와 함께
그리고 그 다음날은 엄마와 함께 학교를 갔기 때문에 든든한 백이 버티고 있는 환경에서 울 일이 없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지요.
아~ 한번 울려고 한 일은 있었습니다.
야 임마 ... 네 짝꿍 이쁘냐?
아빠는 상관하지 마세요~
혹 이쁘지 않다고 쌀쌀맞게 대하면 안된다 알았지?
저 그런 사람 아니예요~
이쁘다고 꼬붕노릇하는 거 아니겠지?
아빠...자꾸 놀리시기예요?
바로 이 순간 반짝 눈물이 비치려 했는데...어! 울려고해~하니 곧...웃음으로 때워버렸지요^^
...
어제는 처음으로 혼자 학교를 가는 날이었습니다.
8시50분까지 등교하면 되는데
10분 일찍 가는 5학년 원경이를 따라 조금일찍 출발했지요,
같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우렁차게 인사하고 떠난 뒤 조금 있다가 교신이 혼자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얼굴에 난감한 기운을 가득 머굼고요.
"이름표를 까먹었어요"
이름표를 찾아 목에 걸고 달려 나간 것이 8시 40분...
5분 후에
이번엔 울상이 다 되었고 거의 눈물이 흐를 지경이 다 되어서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실내화를 안가져 갔어요"
가방 속에 엄마가 미리 챙겨 넣어두었는데(왜냐하면 실내화를 학교에 두고 다니므로 실내화 가방 살 필요가 없어서)...그리고 주일 저녁부터 여러번 실내화는 네 가방에 넣어 두었다 말하였고 아침에도 한번 분명히 이야기 해 주었는데, 녀석이 실내화 갈아신는 입구에서 착각을 한듯합니다.
"멍청이~ 가방속에 있잖아?"
"어...있네"
울기 바로 직전이었는데...그 울상을 하고 마구 달려가더군요.
학교가 파하지 물었습니다.
너 울었지?
난 안울었어요!!!!!!!!!!!!!~
...
오후 3시...
태권도장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엉엉~발에 가시가 박혔어요~엉엉 걷지도 못해요 엉엉"
태권도를 마치고 피구를 하다가 발바닥 뒷부분에 가시가 박혔습니다. 집에 데려다 놓고 그 가시를 빼려고 해 보았으나 실패했구요.
속에 감추어진 가시를 건들 때마다 ...비명을 질러대었지요^^ 울음과 함께..
야~ 울보~ 너 이까짓 가시때문에 이렇게 비명을 질러대고 흐느끼는데... 학교에서는 안 운다고?
예! 이건 가시 때문에 아파서 그런거고...학교에서는 안울었다구요~~~
...
포스랍게 큰 막내에 대한 걱정이 ..."울면 안돼"로 나타난 듯합니다.
사실
울 때는 울줄 알아야...바른 인간인데...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말입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이 아비는 막내 아들 교신이가 그리 쉽게 눈물을 보이는 유약한 어린이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씩씩하고
명랑하고
정의롭게 자라기를...
밝게 웃으며...
그것이 지금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에게 대한 소망의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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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보아서는 훌쩍 커버린 느낌이 드네요.
답글
아무래도 막내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한빛이가 야무진 것 같아도 말싸움에서 배짱이 없어서 눈물을 보이거든요.
제가 억울하면 눈물이 나는 편인데 아마 닮은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잘 할 겁니다.
한빛이 6학년이 되어 짝에 대한 생각을 장황하게 늘어 놓더군요.
입은 쭉 나왔고...생김새부터...그러더니 일전에 미래에 대한 자기 의견을 말하는 시간에
'죽게 되면 화장을 할 것인가 매장을 할 것인가, 결혼해서 아이는 몇을 낳을 것인가...'라고
하다러면서 참으로 황당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도무지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네가 쫑알거리는데 짝마저 그랬다면 문젠데 다행이다'라고 했습니다.
여자아이들과 별로 친하지 않은데 지금까지 짝과 잘 지내지 못한 적이 없으니 다행이지요.
교신이가 막내이고 부모님과 누나들의 사랑을 받고 살다보니
조금은 여릴 수 있지만 아마 곧 잘 적응할거라고 믿습니다.
그 눈물 때문에 한빛이도 많이 혼나는 편이거든요.
나중에는 울고도 시치미 떼고 들어올 때도 있답니다. 아빠에게 혼날까봐서...
씩씩하고 멋진 교신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주방보조2006.03.09 14:46
저도 막내인데...달랑 누나 하나 있는...
그런데 왜 다른 막내들처럼 과잉보호를 받지 못하며 사는지 엄마에게 따진 적이 있었습니다^^
나 막내 맞어? 아버지는 너무 무섭고...엄마는 그 다음으로 무섭고...ㅎㅎ
...
막내기질은
형들이라는 환경이 만들어 주는 것도 있겠지만
엄마나 아빠의 손길아래서 만들어 지는 것이 제일 크지 싶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엄마^^
...
억울하면 눈물이 나십니까?
저도 그렇습니다. 욱~ 하면서 얼굴이 붉어지고 말문이 막히고 눈이 축축해져갑니다.
요즘은 그래본 적이 거의 없지만...젊었을 때는 ...이때문에 결정적인 순간 억울함을 참고 외면할 수 밖에 없었던 적도 있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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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에 우리딸이 7살로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지금이야 8세에 가는 애들이 많지만 1월생이라 7살에 간거지요. 몸무게가 17kg 이었으니 짐작이 가지요?
답글
공부는 따라 가는데 체력이 딸려서 누가 조금만 건드리면 질질 짜는겁니다.
이틀인가 학교에 따라가서 먼발치로 보고있었는데 큰애들이 줄넘기를 하는데 전 하나도 못하니까 계속 울더라구요. 그런데 이듬해 광주로 전학을 가더니 서울내기라고 활개를 치더만요.^^
곧 적응할겁니다. 형제많은집 애들은 다 씩씩하던데요? -
중1도 찔찔 짜는데........^^
답글
한때 우리집에는
울 일과 울 일 아닌일을 구분해서
아이들에게 알려 준적이 있어요.
먼저 울기 부터 하지 말고
울 일인가
울 일이 아닌가 생각부터하고 울라고~ 당부했어요.
아이들이 울면
사연을 들어 보고
그게 울 일이야?
물었던 생각이 납니다.
제가 속상해 운 적이 있었는데........
엄마 그게 울 일이야?
묻더군요.
^^
눈물은 생각하기 전에 먼저 흐르니까 문제
그러기에
주책없는 눈물이라는 말이 생겼죠.
^^
엉엉 울던 녀석이
소리없이 우는것 봐도
울고 싶던데~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여.
이제 겨우 일 학년인데~ -
한참을 웃었습니다...
답글
아들녀석 생각을 했거든요..
유치원 2년을 엄마랑 같이 놀고 싶다는 이유로 아침마다 울면서 유치원을 가더라고요..
그리고 학교에 입학
등에 딸래미를 업고..
언덕길을 걸어서 겨우 아들녀석을 교실에 데려다 주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 가려면 어김없이 나타나던 아들녀석요...
언제나 아침이면 두번씩 학교를 따라 다녔죠...
선생님 손에 아들 손을 얹어주고 나와도 아무도 모르게 엄마의 뒤를 따라오던 녀석이..
벌써 고3이 되었네요..
생각해보니 그때가 더욱 좋았던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아직도...
초등학교 학부형이시네요.....???ㅋㅋㅋ
부럽네요...
친구가 3살먹은 아들 초등학교 입학하면 자기는 50이 넘는다고 투정하는데
한대 쥐어박고 싶었어요...
좋은걸 모르니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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