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선생님들은 비겁하다.

주방보조 2005. 11. 27. 07:18

요즘

나실이때문에 마음이 약간 더 행복해졌습니다.

성적이 올랐거든요^^

 

중3마지막 시험이라 시험범위도 좁았고, 문제도 좀 쉽게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단순히 성적이 올랐다고해서 즐거운 것은 아니구요

뭔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같아서(아직 확신은 아니구요^^) 기특했는데

마침 성적이 올랐으니 즐거울 밖에요.

 

특히 맨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학에서 장족의 발전을 하였습니다.

예상점수를 말하길래 저는 거기서 몇점 빼야 된다했는데...결과는 딱 그점수였습니다.

아이가 자기 자신에 대하여 꽤 객관적이란 이야기지요. 이것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

 

도무지 수업같지도 않은 시끄러운 수학 수업시간에

(수업만 의지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참 큰 핸디갭이 아닐 수 없는 일이지요.)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답을 쓸 때 단위를 빼면 다 츨린 것으로 하겠다.

 

파하~^^

우리 나실이...

주관식 문제 몇개를 단위를 빼고 썼고 ...아쉽게도 모두 틀린 것으로 채점되었습니다. 게다가 한문제는 표기가 안된 것으로 나오고요.

그래도 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나실이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점수공개는 안하기로...^^)

선생님 말씀이 "너 다 잘했는데 왜이랬니? 그래도 할 수없다"하셨고

나실이는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저도 한마디 거들었지요.

실수도 다 사실은 실력이란다. 지각해서 늦는 것도 실력인걸~ 좀 더 열심히 하면 그런 실수는 없을거야...

 

...

 

"그런데 참 선생님들은 이상하시다"고 나실이가 말했습니다.

 

왜 어떤 약속은 지키시고 어떤 약속은 안지키시는지 모르겠답니다.

 

컨닝?하는 아이들은 모두 0점처리하겠다고 하셔놓고...한명도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특히 암기과목들은 컨닝이 무척 심하고 분명히 몇 아이들을 나무라셨는데 그 아이들의 그 과목 점수는 매우 높게  나왔다고...

 

단위를 쓰지 않는 것은 정확성을 길러주려고 자기를 위해서 ...하시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컨닝을 했을 때 엄하게 벌을 주는 것도 또한 자기들을 정말 위하는 것 아니겠느냐...

 

...

 

흠...

단위를 쓰지 않은 것은 틀렸다라고 채점하기 쉽지만...

 

컨닝을 적발하여 벌을 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사안의 중대성때문에 적발한 교사에게 많이 귀찮은 과정들이 있을 것이구요

 

이해합니다. 저는...

 

그러나

그런 일들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눈엔 이미 "선생님들은 비겁하다"라는 각인이 찍혀 버리고 말터이지요.

 

그리고 그 비겁함을 심분 활용하고자 하는 일부 아이들의 영악함에

교실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갈 것이구요.

 

...

 

이해하렴...

 

더 이상 할말이 없으므로...대화를 마무리한 저의 한마디였습니다. 

 

 

 

 

  • 쌍그아부이2005.11.27 10:21 신고

    네 이해할게요...

    답글
  • 김순옥2005.11.28 04:19 신고

    단위를 빼고 쓰는 건 틀리게 채점하는 것 맞습니다.
    실수가 실력이라는 말도 맞습니다.
    저희집 아이들도 덜렁거리는 편이라서 제가 늘 쓰는 말이랍니다.
    엄마는 모두 100점을 맞아야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한빛이 점수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수학 경시대회와 성취도 평가를 치뤘답니다.
    초등학교 시험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래도 며칠 동안은 엄마의 독려가 필요했습니다.

    중3인 나실이가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데 의미가 있겠지요.
    과외와 학원 수강이 완전한 학습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학교 수업과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터득하고 거기에 성적까지 올랐다면
    아낌없는 칭찬과 응원을 해줘야겠지요.

    시골에 갔다가 조금 전에 왔는데 자야할지 말아야할지 대책이 서질 않습니다.
    다시 6시에 일어나야 하므로...


    답글
    • 주방보조2005.11.28 13:22

      정말 깊은 새벽에 글을 쓰셨군요^^

      아직은 (변덕이 죽끓듯하는 시절이므로) 두고보는 중입니다만...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스스로 해도 된다...이것 하나만이라도 깊이 깨닫는다면 바랄 것이 없습니다.

      덩달아 요즘 언니 진실이까지...좋아지고 있다니까요. 하긴 더 이상 나뻐질 것이 없는 상태이니...그렇기도 할 것이다 싶긴 하지만요^^

  • malmiama2005.11.28 06:19 신고

    교회와 학교..목회자와 선생님...봉사자와 학부형....교인과 학생.....
    평균치로 보면 닮은 꼴이 꽤 있습니다.

    그 나쁜 닮은 것들이 진리를 왜곡시킵니다.
    지덕체의 본질과 하나님의 '참'은 변함없는데......

    답글
    • 주방보조2005.11.28 13:28

      그렇군요. 거의 같게 대조가 됩니다.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지도 똑같이 어렵군요.

      아무래도 비중이 큰 개인들...목회자와 선생님...쪽에 많은 기대와 요구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습니다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교인과 학생자신이 스스로 잘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두요.

      ...후...

  • 소리2005.11.28 07:46 신고

    일단 성적 오른 나실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수고해쓰, 나실양~~~

    언제나 모범이 되고 어떤 예가 되어 주어야 하는 교사님들께서 자신들의 말 조차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것을 볼때, 아이들은 참 많이 실망하는 것 같아요. 행하지 못할 '무서운' 말을 내 뱉기만 하지 정작 그렇게 할 용기가 없는 교사님들은 정말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언행일치를 수업시간에만 외칠 것이 아니라, 자시들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으면 좋으련만....

    나실아, 화이링~~~*^^*

    답글
    • 주방보조2005.11.28 13:57

      정말
      공갈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징벌이 어느정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마
      귀찮음이 제일 큰 이유일 것입니다...바쁘실테니까요.
      그리고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생각만은 많으시겠지만...용기...그것이 또 좀 부족하실 것이구요...

      ...

      나실이 너무 기살면 안되는디...ㅎㅎ

  • 하얀파도2005.11.28 08:55 신고

    으흐흐흐~~
    파도딸래미 성적표도 화려 합니다..
    딸래미의 성적표를 보면서...
    이렇게 점수도 나올수 있구나 생각하며 사니까요..
    선생님께서....
    좋은 성적에 입학을 했으니 기대를 하셨겠지요.
    그런데 갈수록 점수가 떨어지니....
    성적표에 인런 말씀을 써 보내주셨군요...
    ..성적이 점점 떨어 집니다.
    공부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ㅎㅎ
    저의 답변은.....
    학교수업시간에도 집중안하는 공부를
    저보고 어쩌라고요...라고 써 보냈죠......ㅎㅎ
    그냥....
    중학교 과정은 영어 수학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딸래미를 맘껏 놀게 해줍니다...
    울 딸래미도 나실이 학년이 되면
    스스로 공부즘 하려나??그렇게 하겠지....란 생각을 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5.11.28 14:12

      우리 아이들은 수학이 문제였습니다.
      중학교 올라가서도 '분수'를 몰랐으니까요.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모두...
      안다고 하니 아는 줄 알았구요...중학교에 들어가서야 겨우 시험을 처음 쳐서 성적이 나오게 되고 그제서야 알았거든요.
      게다가...만화와 전쟁을 거의 2년동안 치뤘고요...

      영어수학 잘하면 되긴 하지만^^
      무엇보다...공부하는 습관이 관건아닌가 합니다.

      ...

      ㅎㅎ 우리 아이들은 바닥을 치는 중이니...하얀파도님의 따님하고는 비교가 안되지요...~~

    • 하얀파도2005.11.28 19:23 신고

      만화와 전쟁.....
      안하는 애들이 이상한것 아닌가요...
      전 만화 보는날 정해서 보게 해요..
      그리고 파도딸....성적요......으메~~!!
      공부하는 습관....정말 중요하죠..
      공부하는 습관....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애들한테는 약이 없던디요..
      혹시....처방전 있으시거든 부탁드립니다.
      울딸 정말 문제거든요...

    • 주방보조2005.11.28 22:35

      만화를 제가 사주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결국은 감시와 호통과 간교한 뒤짐과 일장연설^^이 줄을 이었지요.

      에효~~~매질도 몇번 했구요...

      자식 가르치는데...무슨 왕도가 있겠습니까?

      안달복달...히는 거 밖에^^

  • 들풀2005.11.28 10:08 신고

    넘버3님.

    마저요..선생님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은 참 비겁해요.
    아이들 눈에 내가 그렇게 비치고 있는거 같아요...흑.

    답글
    • 주방보조2005.11.28 14:16


      저를 찔르세요?
      저도 아직 녕감은 아니지만 ...어른이잖어요. 찔려요...

      용기있는 어른이 되어야 할텐데...
      사랑하는척 비겁한 어른이 아니라 말예요...

  • 봄빛2005.11.28 10:33 신고

    너무 심려하지 마시옵소서. 녕감니임~~~~~~~~.
    부모님의 기도 안에서 자라는 따님
    비겁한 어른도 만나지만 그렇지 않은 어른도 만나
    취할건 취하고 버릴건 버려 아름답고 기름진 옥토로 그 마음밭이 자라날 것입니다.
    은근슬쩍 나실양의 성적표를 자랑하셨는데
    아고 부러워라~~~~
    공부 말고 남 없는 딸이......
    평안 하시길....
    ((사진을 보도 진짜 녕감 반열에 입성하셨음을 공지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5.11.28 14:21

      아이참...녕감이 아직 아니라니까요...
      >>((사진을 보도 진짜 녕감 반열에 입성하셨음을 공지합니다.!!))
      무리한 공지를 남발하시니깐...오타도 나잖아요.

      오타난 공지는...무효입니다^^

      ...

      부모가 자식 심려 아니면 뭘 심려하겠습니까?
      저는 아이들 때문에 노심초사입니다^^...마음만은...요.

      믿음이 참 부족하지요?

  • shlee2005.11.29 14:34 신고

    민하 낼 부터 학기말 시험을 칩니다.
    우리집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도
    시험을 잘쳐야 하는데~~
    민하도 수학이 말썽인데~~
    나실이네 학교 시험 일찍 쳤네요.

    답글
    • 주방보조2005.11.29 19:59

      나실이는 중3이라...일직봤다더군요^^ 진실이는 아직 열흘이나 남아있습니다.

      민하는... 여하튼 좋은 일로 대박을 터뜨릴 겁니다.
      자기 의지로 공부하는 아이들 보면 ..당장도 잘하지만 앞으로 더 잘할테니까요.

      프하하...쉬리님 가정의 안녕과 행복을 빌어야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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