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호> 세 아이의 소원... 2002년 09월 17일
아내가...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녀석에게 물었답니다.
"너희들 다른 애들과 비교해서 가장 부러운 것이 무엇이니?"
글쎄요... 좀 고상하고 거룩한 대답이 나오길 바라는 것이 부모된 이들의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부러운 것 하나도 없어요' '우리집이 제일 행복해요' '너무너무 만족해요' ...등등^^
아니면...적어도 '다른 집도 알고보면 별것 없어요'정도까정...^^
그러나 이 세녀석의 답은 다음과 같았답니다.
6학년 나실: 날씬하고 깨끗한 얼굴이 부러워요.
3학년 충신: 돈이 많은 것이 부러워요
1학년 원경: 집안이 깨끗한 것이 부러워요
...
나실이는 몸집이 크고 여드름이 좀 많이 난 편이니까 당연히 날씬하고 깨끗한 얼굴의 친구들이 부럽다는 것...이해합니다.
충신이는 이틀에 한번씩 설겆이 해야 겨우 1500원 버는데...설겆이거리가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니...너무돈벌기 힘들다는 것 뼈저리게 체험하면서(요즘은 벌금900원씩 물고 있습니다...아예 세번 다 안하고 말겠다며--;;) ... 동시에 용돈을 펑펑 쓰는 친구들 돈많은 집인가 생각하고 부러워 할 수 있다...생각되었는데
원경이는 무슨 심보로 깨끗한 집 타령을 하는지...신기했습니다.
아내의 말로는
원경이는 자기를 닮아서...깨끗하지 않으면...스트레스를 받는 체질이라나^^
예...유전자 탓이라는 설명밖에는 가능한 것이 없다 싶었습니다.
...
솔직히 나실이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줄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본인이 알아서 해야죠^^
충신이는...요즘 디지몬카드를 한손에 가득 잡고 다녀서(심부름값만 주면 다 그거 삽니다)...더 높은 레벨의 카드를 사고 싶어서...돈이 궁한 것이니...무시하기로 하였고...
원경이는...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기까지는 해결을 볼 수 없는 문제이니까...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 주장했습니다. 물론 아내는 집안을 지금보다 더 깨끗하게 치원야 한다고 저를 추궁했지만 말입니다.
아이들의 욕망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른이 되어서는 안된다...이것이 저의 지론이기도 하구요.
...
외모, 돈, 집...
작은 아이들이지만...나올 것이 다 나왔죠?
이 아이들도...이 세상의 구성원으로 속해 살고 있는 중이니까요^^
...
조금 더 철든 진실이에게 물어 볼까요?
너 남들과 비교해서 부러운 것이 뭐니?
몰라요!...ㅋ
...
이 아이들에게선 언제쯤 이런 대답이 나올까요?
'전혀 없어요...제 인생에 만족해요...그리고 엄마 아빠때문에 너무 행복해요"...ㅋㅋㅋ
기대말라구요?
예...알았습니다--;;;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저는요? (0) | 2004.01.31 |
---|---|
징조가 있으면 결국... (0) | 2004.01.31 |
요리공주 진실. (0) | 2004.01.31 |
옷정리 (0) | 2004.01.31 |
식판깔개 하나때문에 (0) | 2004.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