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옷정리

주방보조 2004. 1. 31. 14:06

<제124호> 옷정리... 2002년 09월 15일
그럭저럭 덥던 날씨가 이젠 완연히 가을로 바뀌었습니다. 독자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십시오^^

...

우리집엔 생일등의 기념일 챙기는 것보다 더 큰 행사가 두번 있습니다.

한번은 초봄에 다른 한번은 이때쯤 초가을에 있는 옷정리입니다.

어제 하루종일 그 일을 했습니다.
언제나 옷정리로 힘들면 하는 말로 아내는 '왜 사계절이 있어서 이 고생을 해야 하느냐'고 투덜거리면서도...열심히 옷을 꺼내고 집어넣고하는 일을 거의 다 해냈습니다.
물론 오늘도 교회갔다와서 좀 더 해야 될 것입니다.
저는 옷상자가 완성되면 올려놓는 일정도를 도왔지요.

아이가 다섯이라는 것이 주는 옷의 분량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빠네가 충신이 사촌형들 입던 옷 물려준 것...언니네서 받아온 진실 나실 사촌언니 입던 옷 물려받은 것...도 많고
진실 나실이에겐 작고 원경에겐 큰 옷들...충신에게는 작고 교신에게는 아직 너무 이른 옷들...꽤 많아서 어떤 것은 몇년씩 상자에 그대로 들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곡차곡 정리한다는 것은 ... 초반부의 일이고
꾹꾹 우겨넣다가...장농이니 옷장이니 다 터져나고...그것도 힘겨워 켭켭이 쌓아놓고...
결국은 몇몇 상자들은 아예 열어보지도 않고 제자리로 돌려놓습니다.

그래서
저는 몇년전부터 대대적인 옷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하여왔습니다.
옷정리 자체도 너무 힘들지 않냐고...
몇년씩 안입고 박혀 있는 옷들도 많고...
버리면 재활용해서 꼭 다 낭비되는 것은 아니잖느냐면서요.
제가 얼마나 구두쇠인지는 다 아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옷정리할 것이 많아서요...

그러나
아내는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옷에 있어서는 그 입장이 아주 단호하고 명백합니다.
꼭 버릴 것 말고는 다 보관한다...입니다.

물론 아내가 승리합니다.
왜냐하면
아내에게는 무지막지한 한마디가 있기 때문이지요^^

"내가 혹시 직장 그만두게 되고 당신 혼자 버는 것으로 살아가려면 ... 아이들 옷한벌 제대로 사줄 수 없을 거 아녜욧!"

"그래 .. 그럼" 이 말말고 할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

옷정리를 다 마치고
아내는 탈진했는지...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

이 옷정리라는 행사는...
다섯아이키우기가 힘들다는 것을 한꺼번에 느끼게 해주는 행사입니다.^^

...

이 놈의 행사때문에...

웃음으로 시작했는데...탈진과 우울로 끝나 버린 하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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