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호> 창피해요... 2002년 08월 19일
예배를 드리고
꼬마들 셋만을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큰 녀석들은 이미 돌아와 있더군요.
짧은 거리는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훨씬 빠르다는 증거지요^^
아파트 뒷쪽길에 차를 주차시키다가...멀쩡해 보이는 의자가 하나 버리려고 밖에 나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침 의자들이 여럿 낡고 삐그덕 거려서 잘되었다 생각하고
큰 녀석들에게...가서 가져오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야 진실아...너 저 뒷쪽에 있는 의자 가져와라 깨끗하고 좋더라
아빠 아빠가 가져오세요...저는 싫어요
야 그럼 나실이 네가 좀 가지고 와
아빠 저두 싫어요
왜?
(이구동성^^)창피해욧!!!
하긴 창피도 하겠지...하고 생각했습니다.
넥타이 바람으로 가서 우리^^의자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앉는 자리의 비닐조차 하나 흠이 없는 의자로 보였습니다.
의자가 깨끗하여 좋아 보였는지 막내 교신이가 차지하고 앉아 콘 프로스트를 말아 먹는데 참여했습니다.
봐라 얼마나 좋으냐 번쩍번쩍 하잖냐?
그러는 순간 삐그덕...의자가 기울어졌습니다.
한쪽 다리가 부실하여 휘어져 ... 내버렸던 것이었지요
큰 딸들이 와 하 하 웃으며...
그러게 버린 것 줏어오면 다 그렇지요...하며 저를 핍박했습니다.
어 그래?
전동드라이버를 가지고 그 의자의 본체와 앉는 것을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비슷하게 생긴 의자중에 앉는 것이 반쯤 너덜거리는 것을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두개를 조합해서 정말 튼튼한 새 의자를 만들어 냈습니다.
진짜 우리 새 의자가 하나 생기는 순간이었지요^^
...
지금 그 의자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창피하다는 것을 아는 것은...좋은 감정입니다.
창피를 모른다는 것만큼 삭막한 것도 없잖습니까?
그러나
창피를 무릅쓴다는 것...의 경지에 도달해야^^...ㅋㅋ...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이 심오한 원리를 언젠가 알긴 알아야 할텐데...^^
...
아무리 그래도...제가 아이들에게 너무 창피한 일을 시킨 것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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