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아들을 결국...

주방보조 2004. 1. 29. 01:51

<제53호> 아들을 결국 쫓아냈습니다... 2002년 07월 06일
오늘은 충신이 설거지 하는 날인데...
예...
설거지꺼리가 몇 개 안된다...
...
왜 말이 없냐?...하기 싫냐?
예...좀 기분이 그런데요
알았다...

...

충신아!
예...
설거지꺼리 이제 행구기만 하면 되는데 안할래?
예...오늘은 설거지할 기분이 아니예요
그래?..알았다

...

충신아 네 방은 치워야지?
예..알았어요
(잠시후)
충신아 방 다 치우고 노는거냐?
아니요
다 치우고 놀아라
예~
(잠시후)
너 방은 안치우고 엎드려 만화만 보는거냐?
아니요...
뭐가 아니야 임마...청소하기 싫으냐?
예...오늘은 청소할 기분이 아니예요
그래서 안할거냐?
예...

...

결국 따뜻한 아버지 되려는 작심삼일이 하루만에 무너졌습니다.

삼주일 동안이나 저축해 놓은 것 다까먹고(벌금으로)설거지를 하지 않았었거든요
딱 100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100원을 손에 쥐어 주면서...돈계산을 끝내고...두가지를 명했습니다.

앞으로 설거지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한다.
왜냐하면 자기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너는 너의 방에 절대로 들어가지마라
자기 방을 치우는 일조차 귀찮아하는 놈은 자기 방을 가질 자격이 없다...

...

아들의 가방과 입고갈 옷 몇개와...그녀석 좋아하는 만화책들 몇개를 싱크대 맞은편쪽 피아노 위에 올려주고...이 피아노가 너의 책상이고 옷장이고 잠자리라고...
먹는 것과 입는 것과 공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다 대주되...용돈은 일하지 않으므로 없다고 엄하게 명했습니다.

아내는 어쩔줄 몰라하며 잠은 방에서 재워야 하지 않느냐 병나면 어쩔려고 그러느냐...말렸지만
아이 좀 사람만들어 보자며...참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며^^...실행에 옮겼습니다.

어엉...허헝...흐흥...꺼억꺼억...한참동안 우는 아들놈에게 모포를 한장 던져주고 피아노 밑에 깔고 자라고 하였습니다.

날이 궂어서 ...이불 두개를 더 던져주고...
저도 이녀석과 함께 피아노 밑에서 꾸부리고 잤습니다.

이녀석 혼자 거기서 재우려니...맘이 좀 그래서요

...

책임을 다 하지 못하면
권리가 박탈된다는 것을...깨달아 알기를 정말 바라는 마음으로요

...

오늘
학교에 다녀온 이 녀석이 그러는군요...

아빠 월요일부터는...설거지 할께요...

안돼! 딱 잘라 말했지만

봐줄까요 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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