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이에게 '생각보다는 성적이 참 좋다'하셨다는 선생님께서 과목별 점수와 함께 메세지를 알림장에 적어 주셨습니다.(학교 가기 바로 전에 보여준 이유가 보이는^^)
>>국어-72, 수학-84, 사회-84, 과학-84
확인하셨으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충신이의 생활태도(학교생활, 교우관계, 학습태도)에 관한 부모님과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일단 가슴이 덜컥하고, 읽고나서 답글을 달았습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항상 주의를 주는데도 부족한 것이 고쳐지지를 않는군요.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까지 써놓고
충신이를 불렀습니다.
너 1학년때 선생님이 전화하셔서 "아버님~충신이 좀 말려 주세요 맨 뒤에 앉아 하루에 수집번도 더 의자를 뒤로 자빠뜨려요" 전화하신 때부터 지금 6학년까지...어쩌면 이렇게도 변함이 없냐?
집에서 하는 꼴보면 다 짐작이 간다만... 요즘도 알까기만 하냐?
아니요.
그럼 엎드려 자냐? 만화보거나?
아니요.
그럼 왜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거냐? 가래침을 창밖으로 캭~ 뱉은 거 반성 안했냐?
아니요, 잘못했다고 했어요.
그럼 왜?
수학하고 과학시간에는 모르는 거 빼고 다 아는거라 딴거해요.
딴 거 뭐?
그냥 놀아요. 그러니까...(장황한 설명이 예상되고 시간이 없어 그만하라고 하고)
야 이놈아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 잘 듣는 것 그 자체가 공부야 이놈아...탁탁탁(볼팬으로 머리때리는 소리)
난 선생님 만나기 전에 네 생각을 듣고 싶다. 너 스스로는 도저히 안되겠다면 선생님을 뵙기로 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면 꼭 뵐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어쩌겠느냐?
예...개선하도록 노력하겠어요.
음..알았다.
그리고 답글을 계속 썼습니다. 이렇게 아이 걱정을 해주시는 선생님도 정말 오랜만이다 생각하면서...
>>6학년이 되어 많이 좋아졌는데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충신이 자신이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계속 노력하겠다 하니 좀 더 기다려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마음 써 주시는 선생님을 만나 정말 감사합니다.
...
야 이놈~ 근데 도대체 선생님이 몇명에게 이런 편지를 써 주셨니?
예...많아요.
뭐 많아? 몇명인데?
다섯명이요...
뭐? 그게 뭐가 많아 아눔아~~~~(이미 녀석은 다녀오겠습니다 소리지르고 사라졌습니다)
...
선생님이 오늘 답글을 써 주셨습니다.
>>저도 충신이를 믿고 기다려 보겠습니다.
-
충신이를 사진으로도 보고 또한 아빠되시는 김원필님의 글을 통해 보면서
답글
조숙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 작은아이가 5학년인데 외모로든 행동으로든 참 빠른 것 같거든요.
또 하나는 아버지의 외모를 너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웃는 모습, 치열까지도.
음...그 정도 성적이면 양호한 편이네요, 뭘,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모범생이라고 기준을 정하고 그대로 따르는 아이들이라면
나중에 별다른 추억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부모로서 걱정이 되겠지요.
집에서 산만하다고 생각하는 저희 아이는 학교에서든 교회에서든 모범생이다고 합니다
부모는 자식들에 대해서만큼은 여유를 갖기 힘들거니와 어른의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성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아 주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모엇보다도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초등학교6학년인 충신이를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시겠지요?
멋진 충신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저는 직접 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무서운 아버지 앞에서도 늘 씩씩하고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는 멋진 충신이잖습니까?
소심함보다는 대범한 아이가 좋다는 생각 드시지요?
선생님 말씀대로 믿고 기다리고 격려해 주신다면 보약이 될 것입니다. -
원필님을 닮았으면 국어점수가 더 좋을것 같은데 아니네요?
답글
요즘애들은 다들 선행학습인가뭔가 하는바람에 학교공부는 다 시시하고
학교에서는 학원숙제하고 ,학원선생보다 학교선생님을 우습게 알고 그런다면서요?
설마 충신이는 그러지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순옥님말대로 초등학교쩍 모범생이 끝가지 모범생인 아이 드물지요.
저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진 아주 모범생에 ...ㅎㅎㅎ 용두사미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되어있으니 ...충신이 걱정은 마세요.
얼마나 많은 기도를 먹고 자라는데....콩심은데 콩나고 ...소금먹은 놈이 물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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