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역전승^^

주방보조 2005. 4. 16. 02:35

어제는 아이들 모두가 휴업일이었습니다.
당근
일곱명 줄줄이 걸어서 한강 자연학습장으로 놀러갔습니다.

그저께  산책에서 빠졌던 진실과 나실도 데리고
그리고 줄넘기도 하나씩 들고...보무도 당당하게^^

...

약 천보되는 학습장 외곽을 돌고
가운데 나무가 반쯤 부러진 파란 벤취에 나란히 앉아
나실이가 진실이에게 음악 줄넘기인지 뭔지 뛰지도 않고 휘휘 돌리는 기술 전수해 주는 것을 구경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아이들에게 내기를 걸었죠,

너희들 네명(교신이는 빼고)과 우리 둘 줄넘기 시합하자.

너희들이 이기면 오늘 외식 한번 하는 것이고
우리가 이기면 설겆이나 한번 해라 (싫어요~라는 반응이 나왔지요^^)

...

과거에 두번 저혼자 세녀석 진실 나실 충신을 이긴 적이 있었거든요.

진실이가 좀 실력이 떨어지고 충신과 나실은 족히 300번씩은 할 수 있다고 큰소리 펑펑 치던...그리고 실제로 충신이는 최우수상까지 받아왔었는데 말이죠.

어쨋든 제가 세녀석과 붙어서 이겼었습니다.

...

2년도 넘었으니 아이들은 발전하고 저는 급속도로 몸이 쇠퇴하는 중이니..질것을 예감하고 시작했지요

먼저 원경이...67회, 나실이...50회   충신이 130회...계 247

셋다 이구동성 실수다 웃겨서 그랬다 내 줄넘기는 무거워서 그렇다...떠들어 대었지만
그래도 요즘 부쩍 비실거리는 아버지가 해봐야 얼마나 할까 은근히 안심하는 분위기였지요.

정말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자신은 없었지만
일단 슬리퍼를 벗고 충신이의 무겁다는 줄넘기를 넘겨 받았습니다.

맨발바닥에 굵은 모래가 좀 부담이 되었지만...성실히 줄넘기를 시작했습니다.

200번이 넘어가니...정말 눈앞이 노래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악물고 250번을 넘기니 아이들의 탄식소리가 들렸고...278회에서 무너지자 환호로 바뀌었습니다.

왜냐하면
진실이가 좀 딸리기는 하지만 31개는 넘게 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인 듯...

진실이가 작은 몸매를 팔짝거리며 줄넘기를 시작했고 과연 53회를 넘어 딱 총계를 300회를 만들었습니다.

...

아이들의 환호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줄넘기를 초등학교 이래로 한번도 안해 봤다는 것...
그래서 마치 1학년 학생이 처음 줄넘기 배울 때 펄쩍 뛰어서 한번 하고 씩 웃듯이...그랬던 것이지요.

...

아이들의 양해를 얻어
마눌에게 연습을 조금 시키며 격려와 질책을 더했습니다.
한번 더 연습해보고...도전해봐...잘 될꺼야...

20년 가까이 함께 잘 살고 있지만,,,참 신비스럽습니다. 줄넘기를 못하는 여자..인줄은 예전에 미쳐 몰랐거든요^^

몇번 연습을 한 아내...더 연습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그냥 도전해 보라고 하고 아이들도 은근히 빨리 승리를 만끽하려는 듯...재촉하여...드디어 도전!!!

펄떡펄떡, 정말 펄떡펄떡 뛰면서 아내는 22회를 넘어 갔습니다.

저는 벌 떡 일어나 두손을 들고 기뻐했고
아내도 기쁜지...같이 하이 파이브를 하며 좋아했습니다.

앞으로 줄넘기 자주해야겠어요, 조금 했는데도 운동이 꽤 되네요~ㅎㅎㅎㅎㅎ 하시면서^^

...

집에 돌아와서

외식대신...아이들에게 잡채를 손수 만들어 먹여주었습니다.

...

내년에는 우리가 아이들을 이기기 힘들 것입니다.

아이들은 더욱 자라고 ...반대로 우리는 갈수록 쇠하여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늙어가는 마당에
어제의 역전승은 ..아이들에게는 미안했지만...저와 아내에게는 큰 청량제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부활절 에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무슨 운동을 함께하는 것이 좋을까...연구까지 하였다니까요^^

 

 

 

 

  • 들풀2005.04.16 08:41 신고

    잡채를 손수 ??

    시커먼스 아자씨 그 말씀 진실이오이까?

    답글
  • Daniel2005.04.16 10:25 신고

    부활절에 쓰신 글이군요.

    어느편이 이길까 조마조마 하면서 읽었습니다.
    익히 알았지만...
    글 참 재미있게 쓰십니다.

    청량제...

    좋습니다! ^^

    답글
  • 주방보조2005.04.16 23:37

    당면의 맛...을 아직 잘 분별하지 못합니다. 어느 회사의 당면이 맛있는지, 덜 뜳고...한지...
    나머지는 거의 완벽하게^^맛을 냅니다.ㅋㅋㅋ

    ...

    쩝...재미있습니까?...ㅋㅋ 젊어서부터 글을 썼으면 더 재미있게 쓸 수 있을텐데...엄청 아쉽습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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