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충신이오빠에게...

주방보조 2020. 12. 21. 16:50

연말이라 책상 서랍 하나를 정리하다가

 

To. 충신이 오빠

 

From. 원경님

 

Happy

    Birthday~

 

ㅎ ㅎ ㅎ ㅎ ㅎ

 

이렇게 겉봉투에 쓰여 있는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연필로 쓴 편지라 11년 반이 지나서 여기저기 흐릿해져 있었지만

왕 큰 돋보기를 동원해서 읽어내려 갔습니다.

충신이는 이때 이 현자인 여동생의 말을 들었어야 했습니다. 

그랬더라면 지금 충신이는 불평없이 좋은 직장을 잘 다니고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이때 현자인 원경이의 나이는 만 14살 2월생이라 중2였습니다. ㅎㅎ... 

 

>>충신이 오빠에게

 

좀 늦었지만 (편지로) 생일 축하해!

이제 진짜 17살이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지...

동생으로서 잔소리하기 뭣하지만여기에 쓸 건 쓸게.

 

우선 아빠한테 존경심을 가졌으면 좋겠어. 오빠는 아빠의 사랑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맨날 아빠가 속상할 짓만 하고...

 

둘째로 야자하러 가서 공부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 오빠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공부하러

가는 게 아니라 꼭 놀러가는 것 같거든. 오빠가 정말로 미래에 성공하고 싶으면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세째로, 카오스 좀 그만 하는 게 어떨까?

고1인데 아직도 그런 온라인 게임을 한다는 거는 중학생같은 짓이라고 생각해.

엄마 컴퓨터에 게임을 깐 행동도 우리 가족은 생각하지 않고 오빠만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거잖아. 오빠가 하는 행동들 대부분(PC방, MP3, 게임)이 우리가족

분위기를 망치는 거 알아? 좀 알았으면 좋겠네.

 

이거 보고 인상 찌푸리거나 난감한 웃음 같은 걸로 넘기려고 하지 말고 곰곰이 생각해줬으면 해

 

17번째 생일 축하해 !

                                                                                                 2009.8.8

                                                                                                            원경 씀. 

 

     

  • malmiama2020.12.22 07:51 신고

    맞습니다. 원경님..ㅎㅎ

    답글
  • 왕언니2020.12.22 10:28 신고

    대단히 일찍 철이 든 동생입니다.
    자고로...^^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일찍 철이 듭니다.
    그래서 옛날엔 대부분 연상의 여자와 결혼을 시켰죠ㅋㅋ

    답글
    • 주방보조2020.12.23 07:24

      다섯중 원견이만 좀 일찍 철이 들었습니다.
      진실이와 나실이는 대학에 가서야 좀 철이 들었고
      두 아들놈ㄷ르은 아직도 철이 안들었습니다. 평생 들랑가?합니다.
      다만 중2때먼 현자였던 원경이가 요즘은 좀 슬럼프인듯^^

  • 들풀2020.12.22 16:32 신고

    정말 너무나 똑똑한 동생을
    충신군에게 선물하셨네요 대박!

    답글
    • 주방보조2020.12.23 07:28

      왜 하나님은 같은 부모에게 이렇게 다른 자녀를 주시는 것인지 참으로 신묘막측합니다. ^^

  • 김순옥2020.12.23 10:03 신고

    원경이처럼 착하고 반듯한 아이는 아마도 없을듯 해요.
    부모님의 사랑과 자신의 노력으로 올곧이 살아왔는데
    사방이 꽉 막힌듯한 어수선한 시기에 한번쯤은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곧 밝은 원경이가 되리라 믿어요.
    자식 모두가 부모님의 뜻에 모두 부응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만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는듯 합니다.
    저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충신이도 교신이도 시간이 지나면 부모님의 뜻에 어긋남없이 자기 자리를 찾으리라 믿어요.

    답글
    • 주방보조2020.12.24 12:18

      원경이에 대한 격려 ... 감사합니다.^^
      원경이는 정직하고 성실한 아이임엔 틀림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이제 독립된 인생의 출발선에 서 있으니 힘들어 보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럴 때 아버지가 좀 능력이 있어야 잘 이끌어 줄텐데...다른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지만 미안하기만 합니다.

  • 시골마을 주민2020.12.30 17:39 신고

    오랫만에 주보님의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물 두편을 올렸습니다. 포털의 종토방 등이 모두 문을 닫았고 반기련 등은 안티들의 전용 놀이터이고 불거토피아는 개점휴업 상태ㅣ고 그나마 기독교인과 안티가 만날 수 있는 곳은 '안티와 예수' 카페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불거가 한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카페지기인 류상태 목사가 카페를 잘 관리해서 욕설을 못하게 하고 네티켓을 지키게 했기 때문입니다. 새천년 초기 네띠앙의 토론방도 비교적 토론문화가 잘 지켜졌던 곳입니다. 그러나 류상태 목사가 대광고를 떠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카페 분위기가 흐려져서 외면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한겨레나 다음의 종토방도 안티들이 장악을 하고 막말을 쏟아내다가 안티 전용 놀이터가 되고 결국은 문을 닫게 되었구요. 그나마 마지막 남은 주보님의 카페가 토론의 장으로 기능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바랍니다. 국물이라는 자가 밑천이 드러났더군요. 어떤 게시물이든 동어반복의 성경구절을 나열하는 데 그치니....주제에 맞는 토론을 해야지 성경 전체를 토론하자고 하니....토론의 기본도 모르는 자입니다.
    새해가 되는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평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비밀댓글]

    답글
    • 주방보조2020.12.30 21:22

      저희카페도
      이젠 다 고만고만한 분들만 남은 것같습니다.
      오히려 기독교인인데 안티와 동급으로 노는 분들이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국물님은 10년동안 변함없이 무한반복만 계속하는 안티입니다. 처음엔 별로였는데 여전히 별로입니다. 토론하기엔 적합티 않습니다. 다만 10년을 한결같이 무한반복만 하는 끈질김만은 높이 사야할듯 합니다.^^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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