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게 기록을 세우려다가 좌절된 일이 8월말에 있었습니다.
9월은 그로 말미암아 중순부터 천천히 달리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교신이와 한 번 운동장 네바퀴(1km)를 달렸었고 기록은 6분정도가 나왔습니다.
지난 주부터는 조금씩 회복이 진행되어 이젠 10%정도의 통증만 남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기록은 대략 5분 40초정도였습니다.
올해의 목표가 달리기와 관련되어서 하나 있었습니다.
지난번 무리한 것도 그와 관련된 것인데 올해 안에 5분의 벽을 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6월 중순경의 5분5초인데 그 기록을 세운 이후 그것 근처에도 못가 보았습니다.
긴 장마에 세번에 걸친 태풍 그리고 고관절윗부분 근육통...
엇그제 추석 연휴라고 원경이가 왔습니다.
어제 한강에 가족 모두 산책을 나간 김에 원경이에게 함께 뛰자고 하였고, 착한 딸은 기꺼이 응해 주었습니다.
제 앞으로 척척 달려나갔습니다. 저는 그녀 뒤를 쫓으려고 평소보다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전거도로를 건너는 과정에서 그녀는 타이밍을 놓쳤고 그 바람에 제가 앞서 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원칙주의자답게 횡단보도로 건넜고 걷는 사람들이 많은 연고로 잠시지만 걷게 되어 더욱 뒤 쳐지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저보다 더 잘 달리는 딸인데 말입니다.
저는 그 페이스로 달려 목적지에 닿았고 기록은 5분 10초, 최고 기록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기록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걱정했던 고관절 윗부분 통증이 더 이상 커지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나실이가 빠진 6명이 추석맞이 윷놀이를 했습니다.
넘버1의 마지막 말이 결승점에 가 있었고 충신이의 마지막 말이 걸이면 끝나는 자리렸고 그 뒤를 교신이와 원경이의 마지막 말들이 아슬아슬하게 뒤쫓고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진실이만 말 네 동이 그대로 남아있는 저조한 상태였으며 그때 제 바로 앞의 교신이가 막동을 막 지옥에 빠뜨려 위기를 벗어나 모두 환호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말이 시작부터 출발해야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교신이와 공동 4등이었던 셈입니다. 던졌습니다. 윷이 나왔습니다. 다시 던졌습니다. 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도가 할렐루야 도(정 가운데로 말을 보내는 도)였습니다. 게임이 끝났습니다.
제가 우승을 한 것입니다. 대역전이라 할만한 통쾌한 승리였습니다. 상금으로 걸었던 만원도 굳었습니다.
오늘은 아내와 진실 나실 넷이서 좀 늦게 한강에 나갔습니다.
어제 원경이 페이스에 맞추다가 오버했으나 괜찮았던 신체 상태와
윷놀이 우승의 기운을 빌어
혼자 뛰는 1km,
평소보다 빠르게 출발부터 달려 보았습니다.
1/3지점부터 목이 메어왔습니다. 어제 혈당약을 아침 저녁 두 번 다 잊어버리고 추석이라고 이것저것 집어먹은 탓에
혈당이 200정도 나온 것이 떠올랐습니다. 2/3지점부터는 숨이 안 쉬어질 지경이었습니다. 목구멍이 막혀버린듯...
그래도 다리는 달려나갔습니다. 1km 지점에 도착하자마자 주머니에서 만보계를 꺼냈습니다.
4분59초에서 5분00초로 변하는 과정을 보았습니다. 도착하여 주머니에 손을 넣고 꺼내는 데 1초가 들었다고 치면
제 기록은 4분58초가 됩니다.
신기록입니다. 6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목에선 끈끈한 가래가 걸린듯 합니다. 최선을 다 했습니다.
올해의 목표가 이루어졌으니
다음 주부터는 천천히 달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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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시기에도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서 윷놀이를 하고, 달리기를 하는 가족이네요.
답글
장성한 자녀들이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값지구요.
저희집은 2인은 거의 자기 방에서 지내고,
저는 또하나의 방과 나머지 공간을 왔다갔다 하면서 지내는 게 일상이에요.
1시간 20분 가량 출근하는 길에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기에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랑내리랑 하고, 역에서 내려서 걷고...
하루에 1만보 정도는 거의 걷지 않나 싶어요.
에스컬레이터도 걷는 편이고 신호등에 따라서 뛰기도 하니까 나름 운동량은 있어요.
어려서는 단거리도 제법 뛰었고, 중고등학교때는 장거리 달리기도 제법 했었는데
지금도 제 나이 또래로 치면 조금은 달리는 편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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