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3군데 중 한 곳은 예비번호가 많이 뒷자리이고, 이름도 낯선 두 곳에선 아직 정확한 연락이 없는 가운데
날이 정말 추워
밤샘알바가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에 놀란 마눌님이
빨리 롱패딩이라도 사라고 카드를 던져 주는 바람에
우리 칠스트레일리아 역사에 길이 남을 쇼핑의 새역사가 기록되었습니다.
누구도 같이 가길 원하지 않고
홀로 쇼핑을 하겠다고 나선 교신이
저녁이 되어
백화점에서 산 바리바리 짐을 풀어 놓았습니다.
롱패딩 한벌, 청바지와 티 한세트, 그리고 트레이닝복
롱패딩 하나 사라고 보낸 사람 입장에선 이 정도 목록만해도 놀라운데
그 가격이 가히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만원이하 길거리매장에서 말고는 옷이라곤 사지 않는 아버지는 차치하고
10만원도 안 되는 세일하는 롱패딩을 벌벌 떨면서^^ 단체로 맞춰입은 어머니와 누님들도 혀를 내들렀습니다. 진실이와 나실이는 한벌을 월수금 화목토 번갈아 입으며 그 추위를 버티다가 2월 생일 선물 구실로 며칠전 겨우 한벌을 더하였습니다.
오직 충신이만 저도 그러고 싶었어요...하며 지지를 보냈습니다.
얼마전 외4촌형이 입은 고가의 디스커버리 롱패딩을 보고 흥미를 보였던 녀석의 소망은 알았지만
그래도 여성동지들이 해 입은 정도 수준의 롱패딩이면 가할 것이라고 말하고 카드를 준 것인데 말입니다.
가격은...이럴 때 보통 드럼을 두두두두두두두~ 쳐야 하는데...ㅎㅎ
가격은...
롱패딩 23만원, 청바지세트 10만원, 트레이닝복 25만원...
총계 61만원
그 누구도 단 한번의 쇼핑으로 61만원을 기록한 적이 없으니 이 금액은 우리 교신이가 새롭게 작성한 국가적 기록입니다.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놀라는 가운데
교신이는
트레이닝복은 자기 알바해서 번 돈으로 지불했고
롱패딩과 청바지 36만원 중 25만원은 아버지가 대학가면 사주시는 컴퓨터구입 지원금 30만원 중 25만원을 미래 빼내서 지불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그러면
엄마가 카드를 줄 때 예상했던 10만원정도되는 비용과 거의 맞아 떨어진다는 계산력까지 과시 했습니다.
아버지, 나실이: 너 그렇게 살려면 돈을 참 많이 벌어야겠다.
어머니: 놀라긴 했는데, 래퍼로 무대에도 서고 싶어 하니까 좋은 옷이 필요했겠지.
진실이: 제 정신이 아닌 것 아냐?
충신이: 내가 수능 끝나고 알바를 했으면 교신이처럼 살았을텐데...교신이 부럽네.
원경이:...(기숙사에 있어서 모름.)
...
인 듣겠지만 그래도 새역사를 창조한 마당에
한마디 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돈이 없어서 옷을 좋은 것 안 사준 것이 아니다. 한번 어려서 소비성향이 굳어지면 그것이 평생을 간다.
그리고 절약하고 절제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고, 나아가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는 것이지.
돈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화를 당한다. 앞으론 이러지 말거라. 네가 번 돈이라도 그렇게 쓰면 안 된다.
좋은 것은 오래 간다, 마음에 드는 것을 입는 것이 옳다. 등등의 대답을 들으면서
더 이상의 잔소리는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교신이가 아주 부자로 잘 살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너는 아버지랑 다르게 잘 살거라. 망하지 말고... ^^
-
-
새로운 역사를 쓴 게 맞네요 ㅎㅎ
답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롱패딩이 유난히 추운 올 겨울을 강타한 건 맞아요.
한빛이도 같은 알바...창가에 있는 카운터라서 많이 춥다고 하더군요.
내의를 입고 형이 두고간 점퍼에 아빠가 입지 않는 투툼한 오리털점퍼로
중무장하고 밤출근에 아침퇴근을 하고 있답니다.
한빛이도 아직 계획이 있는 소비는 아닌데 교신이만한 배짱은 없어 보여요.
알바의 최대 역할은 그래도 학비를 보태고 학기중 용돈을 대체하고 있으니 그나마 기특하지요.
교신이의 배짱이 앞으로 그만한 소비를 할 수 있을 만큼 잘살 수 있기를 응원하고 기대할게요.
교신이 화이팅입니다! -
롱패딩과 청바지의 가격은 그정도면 그리 비싼것은 아닌데 츄리닝^^은 좀 비싼것 같군요.
답글
이말도 우리 구세대 기준이겠지요.
그건 그렇고 교신이 배포가 아주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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