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쯤 원경이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그전 금요일에 가족이 모두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를 받아보지 못한 채 보낸 편지입니다.
손편지 좋아하는 엄마를 닮은 딸입니다.
일주일만에
아버지는 인쇄해서 어머니는 손편지로 답장을 보내 주었습니다.
보고싶은 원경아...
아버지는 언제나 원경이 편이다. 알지?
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해 주고 싶기도 하고...
공부도 대신해주고 싶고 연애도 대신 알아봐 주고 싶고 군사훈련도 대신해 주고 싶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으니...아버지 노릇 중 가장 힘든 것이 이것이라 할 수 있겠다. 세월이 갈수록 아버지노릇 더 힘들어진다. 노쇠하는 탓도 있겠지만...
많이 힘들지?
힘이 들어야 몸으로 힘이 들어가서 깊은 내공이 되고 무슨 일을 당해도 견뎌내는 힘이 막강해진다는 것 알지? 넌...입 꾹 다물고 잘 감당할 것이라 믿는다.
이 편지 받을 때즈음이면 훈련도 막바지일 것이고 어느정도 저항력도 길러져서 괴롭지는 않을 것인데...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끝까지 잘 내공을 연마하기 바란다.
(너의 학교일에는 내가 간섭 안하기로 했으니...잘 알아서 할 것으로 믿는다. 그래도 너 빡치게 딱 한마디만 하자면...대학생활에서 가장 좋은 추억에 남는 일은 “공부하는 것뿐”이다. 빡쳐도 기억해 두거라.- 개학하기전에 네 귀에 못이 박히게 말하고 싶은-)
아버지는 목디스크가 많이 좋아져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자전거를 타고 살곶이까지 갔다 온다. 방통대 마지막 학기 15학점을 신청햇고, 지난학기에 전공만 7과목 하느라 고생하여, 이번 학기는 학점을 좀 높여볼 요량으로 교양과목도 하나 추가했다.
그리고 좋은 소식! 새집에 냉장고와 세탁기를 새로 들여놓아서...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획기적으로 늘었고, 냉동실에 아이스크림도 가득차 있곤 한다. 세탁이 편해진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오늘 아침엔 쇠고기 김치죽을 끓였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 주일에 밥솥이 문제 있어 되다만 밥이 골치꺼리로 남아 있었는데 쇠고기 덩어리와 김치한포기를 넣고 한참을 끓이다가 문제의 그 밥을 넣었을 뿐인데...엄마조차 맛있다고 고개를 끄덕이셨다.^^새 냉장고 덕이다.
네가 집밥을 싫어하고 외식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먹고 싶다고 하면 한번 더 해볼 마음도 있다.
네가 가장 염려하는 네 동생 교신이는 하루 6시간 정도는 도서관에 갔으니 ... 예전보다는 획기적으로 발전한 태도이나, 이제 겨우 석달 남은 기간동안 무엇을 어떻게 결정할지 지켜볼일 이 참 마음무겁게 한다. 네 오빠는 첫월급 받아서 부모님 용돈 및 관리비로 털리고^^ 노트북 사느라 70만원 쓰고...오늘부터 3일간 휴가인데 쓸 돈이 없다고 투덜대고 있다. 오늘 하루종일 꿈쩍 않는 아들에 대해 네 엄마는 이렇게 분석하더구나. 저 녀석이 월급 받으니 밖에 나가 누굴 만나도 자기돈을 내야 해서 꿈쩍 않는 것이라고. 그전엔 빈털터리니 지돈 쓸 일 없어 자주 나갔고...^^.
언니들은 직장생활 잘 하고 있고...네 엄마는 힘들어 힘들어 하면서 견뎌내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잘 지내고 있다 할 수 있겠다.
동료들과도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고...퇴소하는 날 밝게 만나보자. 안녕...아버지가...(2017.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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