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원경이 알오티시 4주훈련 입소...

주방보조 2017. 7. 31. 15:42

 

새벽에 전화가 왔습니다.

원경입니다.

"이제 핸드폰 마지막 통화예요.

어제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막상 출발하려니 마음이 그렇네요. 잘 다녀 오겠습니다."

 

"원경아, 사랑한다. 턱 조심해야 한다." 이건 마눌님의 답변입니다. 지난번 전적지 답사 갔다가 고꾸라져 다친 일을 재연할까 걱정입니다.

 

먹는 것만 찾고 다녀서 저는 형이하학적인간으로의 타락이라고 나무라긴 하지만

원경이는 사랑스런 아이입니다.   

원경이는 그 작은 체구에도 대대장을 해보고 싶어 하고 

사격도 만점을 받고 싶어 합니다. 안경도 그래서 새로 맞췄습니다.

몸은 피곤하겠지만 마음은 편할 것이라며 지난 겨울보다는 더 잘할 것이라고 각오도 새롭습니다,. 

 

"엄마 말 잘 들었지. 잘 다녀와" 저의 대답입니다.

 

혹 누구 딸을 군대보내는 이가 있다면 그 아비의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을 정도입니다. 

겉으로는 그냥 잘 다녀오라 하지만

사실 속은 매우 복잡합니다. 털끝 하나 다치지 않기를 빌고...너무 사나워지지 않기를 바라고...밝고 맑은 사랑스러움이 영원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왜 말리지 않았지...그런 후회도 적잖게 속을 훼집습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1급수에 사는 물고기 같은 엄마를 많이 닮은 딸... 힘든 가운데서도 즐겁기를 기도합니다.                                  

 

이미지: 사람 1명, 서 있음

                    (7.31(월)~8.25(금) 4주동안 하계입영훈련을 다녀옵니다! 힘들고 긴 시간 훈련받으면서 받는 편지 한 장 한 장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 다치지 않고 무사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 들풀2017.07.31 16:26 신고

    사랑스런 딸을 !!
    염려도 되시겠지만
    또 얼마나 자랑스러우실까요.

    그분의 보호하심 아래에서
    더 사랑스럽고 한뼘 자라난 모습으로
    돌아 올겁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7.08.01 06:38

      ^^...고맙습니다.

      제가 믿음이 부족하여
      안 그런 척하지만 혼자서 자식들 걱정으로 속으로 벌벌 떨며 삽니다.
      알오티시한다고 성적이 떨어져서...자랑스럽진 않습니다.

  • malmiama2017.08.01 07:03 신고

    원경이는..잘 해낼겁니다.
    도구로 사용하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심을 믿고요.

    답글
    • 주방보조2017.08.01 14:19

      고맙습니다. 남자와 달리 이런 훈련기회를 갖는다는 것이 특별한 일이라 ... 마음이 더 쓰이는 것같습니다.
      피알아이 훈련에 팔꿈치 보호대를 살까말까 하길래...사지말라고 군인이 무슨....그랬던 것도 마음에 걸리고^^

  • 김순옥2017.08.01 15:20 신고

    눈물이 나네요. 한없이 여리기만 할 것 같은 원경이가...저 뽀얀 얼굴이 얼마나 까맣게 그을릴까?...
    한얼이 보충대에 입소시키던 날 그칠줄 몰랐던 눈물이 생각도 나구요.
    더위에 건강하고 무사히 잘 다녀오길 응원할게요.
    여린 모습 안에 잠재된 강인함이 원경이를 더욱 멋진 장교로 성장시켜주리라 믿어의심치 않아요.

    저도 오늘 아침 공항에서 한얼이를 다시 미국으로 떠나보냈네요.
    아니 떠나보낸 게 아니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지만요.
    길든 짧든, 가깝든 멀든...떠나는 모습을 보는 건 늘 안타까운 일이네요.

    답글
    • 주방보조2017.08.01 19:08

      한얼이가 드디어 떠났군요.
      어려움이야 있겠지만 잘 이겨내고 원하는 바를 이룰 것입니다. 건강하게 금의 환향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ㅎㅎ...원경이 얼굴은 저를 닮아서 원래부터 좀 까맣습니다.
      새까맣게 될텐데...얼굴만이라도 열심히 썬크림을 발라야겠지요.^^
      항상 응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 왕언니2017.08.02 18:47 신고

    정말 대단한 독수리 오형제입니다.
    원경이가 알오티시를 하다니...
    정말 예쁘고 대견합니다.
    두분의 칠스트레일리아 앞날에 서광이 비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7.08.02 22:25

      ㅎㅎ...아들 하나 겨우 군대 제대했더니
      딸이 뛰어들어...매년 스트레스가 이어지고 있답니다.
      예전에 바보티시 하면 그냥 날로 먹는 줄 알았는데... 기숙사 생활에 훈련도 빡세고...
      아이들이 잘 자라는 이유 중에 하나...권사님이 절기마다 맛있는 것 보내주신 덕이옵니다. ^^

  • 한재웅2017.08.06 17:59 신고

    아들 입영할때 짠한마음인데 딸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래도 장교후보생이니 그래도 조금 덜하지 않을까요?
    원경이가 훈련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하길 기도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7.08.06 18:58

      어제 30분간 전화타임?을 준 모양입니다. 아주 잠깐 이야기하는데...힘이든 표가 조금 났습니다. 편지 빨랑 보내라고...ㅎㅎ.
      조교에게 조교님 하면 안 되고 조교라고 해야한다고 ...그게 장교후보생이 누리는 부담감 아닐까 하여 웃었습니다.
      태풍이라도 불어야...훈련이 좀 쉬울텐데...그런 마음입니다.
      기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