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바람부는 날임에도
정말 오랜만에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지난달 처남들과 동서 만나러 충신이 자전거로 삼성동 청국장집 갈 때 한번
이번이 올들어 두번째입니다.
장미공원부터 나의 무덤까지는 역풍
나의 무덤부터 살곶이까지는 순풍
돌아올 때
빨간 양귀비 한송이가 눈에 꽂혔습니다.
제가 탄 이 자전거는
56만원하는 것을
세일로 28만원한다기에(2013년)
막내를 부추겨 사게 했던 교신이의 두번째 블랙켓입니다.
작년 이맘때
녀석의 학생회장 선거 뒤풀이 비용으로 돈이 필요하다 하여
14만원에 제가 샀습니다.
용돈 생기면 언제든지 다시 사거라 하고
7만원에 다시 팔겠다고 내놓은 자전거인데
1년동안 안 타고 기다렸지만 내년이나 되어야 녀석에게 용돈이 생길듯
더 방치해두기 어려워 마음 아프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주인행세를 하였습니다.
역풍에도 앞으로 쓱쓱 나가주었습니다.
주인이 바뀐 줄 모르는지,
아니면 새 주인이 착하고 어질다는 것을 알아보고 그러는 것인지
어쨌든
제겐 최고의 만족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문득
환갑선물로 받을 전기자전거가 실현되면^^
이 자전거는 원래 주인에게 그냥 돌려줄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충성스런 섬김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은 자주 타야겠습니다.
그런데
혹
이 막내놈이
이 자전거가 내게 충성을 다 했다는 것을 알고는 ... 삐져서 돌려받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죠.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고자 하는 자전거의 그 간절한 마음이 읽히는데...
음...
차라리 환갑선물로 받을 전기자전거가 나가리 되길 기도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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