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보험사기?^^

주방보조 2017. 6. 1. 12:48

올해초

충신이가 치과보험에 들겠다고 했습니다.

전 말렸지요. 보험이란 결코 손해보지 않는 장사다. 넣는 돈이 아까울 날이 올것이다. 치과는 특히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서 운운...

그러나

이 맏아들은 3개월만 넣고 나면 이빨 치료가 다 보험적용이 되고 치료 끝나면 보험해지하면 그만이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제 돈으로 하는 것이니 너무 염려마시라 하고 말을 마쳤습니다.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로서...하나님께 저런 고약한 사기질에 가까운 보험이용자 아들을 만든 죄를 회개하면서...더 이상의 시비는 걸지 않았습니다. 부모 말 안 듣는 놈은 세상이 가르쳐주기 마련이니..하면서요.

 

그런데

지난주 보험을 넣기 시작한지 석달이 지났는지 이녀석이 치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인즉, 자그만치 16개의 이에 레진을 해야 한다면서 160만원인데 20만원 할인해 주어 140만원이라고, 계약금 20만원을 제 카드로 결제하였습니다. 

 

아니 140만원이라니...

그렇다면 녀석의 사기성 짙은 보험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레진 하나에 보험료가 5만원정도가 나온다면 7,80만원 정도는 해결되니 비용부담도 많이 줄고...다행이다.

그리고 고맙다. 그동안 부은 보험료는 아버지가 지불해 주어야지.

 

핫핫핫핫핫....~~~먼저 웃기라도 해야 저의 민망함이 덜어질듯 하여...^^

 

"아니 보험료는 제것인데요?" 

이것이 저의 감동어린^^ 감사의 멘트에 대하여 의아한듯  눈알을 굴리던 맏아들놈의 반응이었습니다.

이 멘트는

그날 나실이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집안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 휩싸였습니다. 

 

마눌: 충신이말도 일리가 있어요. 용돈도 부족한데 그 돈으로 컴퓨터를 사겠다니, 돈도 기대한 만큼 안 나올거예요. 

진실: 그럴려면 차라리 독립을 하라고 하세요.

나실: 정말 짜증나는 놈이예요. 부모돈은 돈대로 지 이빨고장난데 쓰고 보험금은 제것이라고 우기는 놈은 가족도 뭐도 아닌놈이예요.

충신: 보험금은 제 돈 맞구요, 정 돈이 필요하시면 아버지 다 드릴께요. 컴퓨터는 바꿔야만 해요. 

원경: 오빠생각이 좀 특이하긴 하네요.

교신: 형은 보험을 몰래 들어서 그냥 돈 나오면 가지지 뭐하러 알려서 이런 소동을 만드는지...

 

...

 

우리집 맏아들이 참 영리한 놈입니다. 

순진무구한^^ 아버지따위는 도저히 생각도 하지 못할 잔머리에다 강심장까지 장착한 것이지요.

더하여 막내아들은 맏아들보다 한 수 위의 영리한 놈입니다. 몰래하라니...ㅜㅜ

 

아들 둘 있는 놈들이 모두 이렇게 영리하니

우리집은 얼마 안가 망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영리함에는 하나님이 필요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저 영리함을 깨뜨리기로 하였습니다. 

가족들에게 가장으로서 ...며칠 고심끝에 최종 선언을 하였습니다. 

 

16개중 당장 수리해야만 하는 것들 몇 개만 치료하고, 나머지는 내년에 하도록 하자.  

치료갯수가 줄면 집안 경제 부담이 많이 줄고, 충신이도 기대 이득이 상당히 줄어들테니...쎔쎔이다.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용납 못한다.

 

...

 

아버지~ 제발 16개 한번에 다 해 주시죠? 알바비 30만원에 보험금 70만원이면 정말 좋은 컴퓨터 살 수 있는데...

 

됐다. 돈 없다. 

 

 

 

 

  • 하얀파도2017.06.01 19:59 신고

    아버지의 자리..
    아버지 생각이 나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아버지..
    요리왕님은 참 멋진 아버지세요..

    답글
    • 주방보조2017.06.02 06:06

      전 아버지와 같이 살지를 않아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나 겸험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님 태생이 미련해서인지 가장노릇 아버지 노릇이 사실 많이 힘듭니다. 다행히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착해서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이라 해야겠지만...사실 아버지의 똥고집이라 아이들에게 비난받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ㅎㅎ...멋지다 하시니...감사하고 격려는 되나 좀 송구스럽스니다.

  • malmiama2017.06.02 07:21 신고

    저는 엄마 의견에 한표..,
    두 아들 다 영리하기에 삶에서도 잘 될것이다에 두 표.

    그리고,

    부모의 기도와 사랑 때문에 영적으로도 절대 망하지 않을것이다..에
    몰표~~^^

    답글
    • 주방보조2017.06.02 10:20

      안 닮아도 어쩌면 이렇게 안 닮은 아들들이 있을까요?
      권리는 당당하게 의무는 두리뭉실하게...타고나는 것같습니다.
      딸들은 그 반대로 타고 났구요.

      ㅎㅎ...아들놈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보다는 잘 살거라고요^^...이 자식들이 인생이 얼마나 변수가 많고 어려운지 깨닫고 나면...회개하겠지요. ㅎㅎ

  • 들풀2017.06.02 14:40 신고

    보험료는 내것!
    ㅋㅋ
    계산 정확한데요 멀!

    답글
    • 주방보조2017.06.02 18:00

      그렇지요.^^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속이라도 편합니다.
      아시겠지만
      함정은 그 보험료가 많아지려면 치료갯수를 늘려야 하고 치료갯수가 늘어나면 보호자인 부모의 부담이 늘어난다는것이죠.
      나실이말을 빌리면...양심이 없는 짓거리^^
      정 원하시면 다 드릴께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등골이 서늘했답니다. 이런 정치적인 놈 봤나 싶어서요. 아버지는 자존심때문에 그러지 못할 거라는 것을 파악하고 하는 말이니까요. ㅎㅎ...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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