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충신이가 치과보험에 들겠다고 했습니다.
전 말렸지요. 보험이란 결코 손해보지 않는 장사다. 넣는 돈이 아까울 날이 올것이다. 치과는 특히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서 운운...
그러나
이 맏아들은 3개월만 넣고 나면 이빨 치료가 다 보험적용이 되고 치료 끝나면 보험해지하면 그만이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제 돈으로 하는 것이니 너무 염려마시라 하고 말을 마쳤습니다.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로서...하나님께 저런 고약한 사기질에 가까운 보험이용자 아들을 만든 죄를 회개하면서...더 이상의 시비는 걸지 않았습니다. 부모 말 안 듣는 놈은 세상이 가르쳐주기 마련이니..하면서요.
그런데
지난주 보험을 넣기 시작한지 석달이 지났는지 이녀석이 치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인즉, 자그만치 16개의 이에 레진을 해야 한다면서 160만원인데 20만원 할인해 주어 140만원이라고, 계약금 20만원을 제 카드로 결제하였습니다.
아니 140만원이라니...
그렇다면 녀석의 사기성 짙은 보험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레진 하나에 보험료가 5만원정도가 나온다면 7,80만원 정도는 해결되니 비용부담도 많이 줄고...다행이다.
그리고 고맙다. 그동안 부은 보험료는 아버지가 지불해 주어야지.
핫핫핫핫핫....~~~먼저 웃기라도 해야 저의 민망함이 덜어질듯 하여...^^
"아니 보험료는 제것인데요?"
이것이 저의 감동어린^^ 감사의 멘트에 대하여 의아한듯 눈알을 굴리던 맏아들놈의 반응이었습니다.
이 멘트는
그날 나실이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집안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 휩싸였습니다.
마눌: 충신이말도 일리가 있어요. 용돈도 부족한데 그 돈으로 컴퓨터를 사겠다니, 돈도 기대한 만큼 안 나올거예요.
진실: 그럴려면 차라리 독립을 하라고 하세요.
나실: 정말 짜증나는 놈이예요. 부모돈은 돈대로 지 이빨고장난데 쓰고 보험금은 제것이라고 우기는 놈은 가족도 뭐도 아닌놈이예요.
충신: 보험금은 제 돈 맞구요, 정 돈이 필요하시면 아버지 다 드릴께요. 컴퓨터는 바꿔야만 해요.
원경: 오빠생각이 좀 특이하긴 하네요.
교신: 형은 보험을 몰래 들어서 그냥 돈 나오면 가지지 뭐하러 알려서 이런 소동을 만드는지...
...
우리집 맏아들이 참 영리한 놈입니다.
순진무구한^^ 아버지따위는 도저히 생각도 하지 못할 잔머리에다 강심장까지 장착한 것이지요.
더하여 막내아들은 맏아들보다 한 수 위의 영리한 놈입니다. 몰래하라니...ㅜㅜ
아들 둘 있는 놈들이 모두 이렇게 영리하니
우리집은 얼마 안가 망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영리함에는 하나님이 필요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저 영리함을 깨뜨리기로 하였습니다.
가족들에게 가장으로서 ...며칠 고심끝에 최종 선언을 하였습니다.
16개중 당장 수리해야만 하는 것들 몇 개만 치료하고, 나머지는 내년에 하도록 하자.
치료갯수가 줄면 집안 경제 부담이 많이 줄고, 충신이도 기대 이득이 상당히 줄어들테니...쎔쎔이다.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용납 못한다.
...
아버지~ 제발 16개 한번에 다 해 주시죠? 알바비 30만원에 보험금 70만원이면 정말 좋은 컴퓨터 살 수 있는데...
됐다. 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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