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자전거 도난 잔혹사...^^

주방보조 2013. 8. 19. 02:32

아이들의 아동용 자전거는 아이들의 미성숙함때문에 잃어버리곤 하였었습니다. 자물쇠를 채우지 않고 자전거를 길가에 세워둔 채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보니 자전거가 없어졌다는 식이었지요.

맨처음 아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자전거 도난은

진실과 나실이 그 없는 용돈을 모아 새 자전거를 사서...이주일만에 잃어버렸던 일입니다. http://blog.daum.net/jncwk/7326698

그리고

제주도에 내려가 있던 세째 처형이 보내준 두대의 새자전거와 한대의 헌 자전거 총 3대의 자전거를 몽땅 잃어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헌 것도 새것같이 돈을 들여 수리한 후 벌어진 일이었지요.

충신이와 제가 똑같은 자전거를 사서 타고 다녔습니다. 어느날 보니 두 대다 없어졌습니다. 24단이라고 좋아하며 용인까지 다녀왔던 자전거인데 말입니다.

원경이의 첫 두발 자전거인 조다쉬 자전거도 어느날 사라졌었고

그리고도 종종 자전거는 사라졌었습니다. http://blog.daum.net/jncwk/8611283

가장 비싼 자전거는

교신이가 6학년때 잃어버린 자전거입니다. 학교 가는 길가에 세워 두었다가 잃어버린 블랙켓...교신이에게 무척이나 귀하고 자랑스런 자전거였던 만큼 두고 두고 그 자전거가 부러웠던 충신이의 놀림감이 되었지요.

수명을 다한 자전거는 나실이의 첫 자전거와 제 2만원짜리 중고 알톤 자전거 정도...

...

 

최근에

두 대의 자전거를 샀습니다.

하나는 교신이가 그동안 모은 돈으로 30만원 가까운 블랙켓F2.4 를 샀고

또 다른 하나는 충신이가 요즘 피씨방알바로 돈을 벌고 있어서 제가 권유를 해서 산 것입니다. 필라 상표를 붙인 것인데 "네가 11월 군대 갈때까지 타고 뒤엔 내가 타는 조건으로 각각 반씩 분담하여 사자" 하여 산 자전거입니다.

충신이는 이 자전거에 매우 애착을 보였습니다. '드디어 나도 교신이 수준의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고 혼잣말을 중얼거린 것으로 미루어보아 그동안 용돈을 족족 써버려 알뜰한 동생만한 자전거를 사지 못한 한이 ^^ 서려있었다고나 할까... 

 

충신이는 이번에 산 자전거를 끌고

군 입대 하기전 기념으로 친구와 서산 바닷가까지 가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금요일 알바끝나는 시간에 친구와 출발하여 탄천길로 용인을 거쳐 천안까지 간 뒤

서산보다는 평택이 볼 것이 많다고 방향을 바꾸어 평택으로 가서 ...하룻밤을 모텔에서 잤고

그리고

그 금쪽같은 자전거가 없어졌다는 것을 아침에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자전거 거치대에 단단히 매어 놓았다는데...말입니다.

충신이의 넋두리는

속속 카톡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었고

우리는 녀석의 자전거 분실 소식을 듣고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너무 안 됐다.

평택엔 왜 갔노

사람에게 문제 있는 것보다 자전거 잃어버린 것이 낫다.

돈 모아서 새 자전거 사게 보태주자. 돈 없다.

아버지가 더 불쌍하다 타보지도 못하고 돈만 날리셨다.

자전거 없이 헬맷만 쓰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웃긴다.

놀리지 말고 위로해 주자

 

...

 

ㅎㅎ...우리들의 적극적인 위로에 고무되었는지, 충신이는 집에 돌아와 잘 놀고 있습니다.

 

 

 

 

 

 

 

  • 한재웅2013.08.19 16:42 신고

    우리도 잔차분실 역사를 기록하려면 책으로 두어권 될겁니다 근데 며칠전에
    막내의 출퇴근용 잔차를 분실했습니다
    문방구에 잠시들려 연필사고 보니 없다고
    하네요. 내일 잔차사러 갈예정 입니다
    청소년들이 아무 죄의식없이 잔차를 훔쳐다 타고 버리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8.19 21:19

      정말
      어떤 아이들은 자전거 훔치는 것에 죄책감이 없다고 하더군요.

      내일이면 작은 아드님에게 새 자전거가 생기겠군요.

  • 이사야2013.08.20 00:32 신고

    영화 자전거 도둑이 생각납니다. 뜬금없이...
    그래도 항상 대범하게 넘기신 것 같아서 감탄스럽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8.20 14:06

      요즘은 아파트 복도에 세워둬서 분실률이 확 떨어진 상태지만...
      자주 잃어버리던 처음엔 온 동네를 아이들 끌고 샅샅이 살피기도 했었습니다.
      그래봐야 힘만 든다는 것을 결국 수용하게 된 것이지요.
      상당기간 미련을 떨었었습니다.^^

  • 김순옥2013.08.20 08:29 신고

    아파트 복도에 방치되어 있던 자전거가 어느 날 사라졌더군요.
    가족 누구도 그것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았답니다 ㅎㅎ
    회사에서 선물로 받았던 것인데
    아파트 특성상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더군다나 한빛이는 두 발 자전거를 탔던가 싶어요.

    한얼이도 미국에서 학교에 타고 갔다가 두 번이나 잃어버렸었어요.
    자동차처럼 소속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여건이 그런 것 같아요.
    충신이의 황당함이 눈에 선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8.20 14:25

      그 지역이 자전거를 타기엔 차도 많고 언덕도 많은 편이지요.
      그래도 한강이 가까우니 그리로만 나가면 자전거 타기가 즐거우셨을텐데...
      한빛이는 운동신경이 발달했을테니 배우면 금방 타겠지요.
      자전거로 전국순례...제가 요즘 대학생이면 꼭 해보았을 것같습니다.
      한번 권해보세요^^

  • 이요조2013.08.23 10:58 신고

    싸구려잔차로 한여름 국토순례를 한 이질(여동생의 아들)은 그 승부근성으로 부산 지방대 출신으로도 스펙을 쌓더니(공모전등) 이태리디자인 회사로 정식발령받고 아내와 함께 떠났습니다.
    어려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신문배달도 하던 악착같은 늠이었지요!!
    즈이 아부진 원필님같은 교육도 없었는데도 .....
    .
    .
    자전거 분실...은행에 가셔서 돈 찾아 더 좋은 거 사세요!! 뭔 걱정!
    ㅎㅎㅎㅎ(우리 아들버전/어렸을 때)

    답글
    • 주방보조2013.08.23 23:35

      타고나는 듯...^^ 교육은 5%정도? 물론 기회가 균등하다면 말이죠.

      충신이가 다음달 월급타면...어쩌나 볼 것입니다. 새 자전거를 살지, 제게 그 반값의 돈을 돌려줄지^^
      새자전거를 사면 크게 될 놈이고, 제게 반값을 돌려주면 나름 성공할 놈이고, 입을 싹 씼으면(가장 가능성이 높지요^^) 대단한 놈이 될 것이고...ㅎㅎㅎ

    • 이요조2013.08.24 07:25 신고

      ㅋㅋㅋ 답글......부틴의 발상이 가히 기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