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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시켰어요...국립대 무릎녀(국민일보)

주방보조 2013. 4. 19. 11:21

선배가 이렇게 하라고 시켰어요”… 국립대 ‘무릎녀’ 쯧쯧쯧

  • 입력:2013.04.19 00:33


[쿠키 사회] 지방의 유명 A국립대에 재학중인 여대생이 술에 취한 채 선배의 명령에 따라 학교 인근 도로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진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여대생에게 ‘무릎녀’라는 별명을 붙이고 “지성의 요람이어야 할 대학이 엉뚱한 규율을 강요하는 비이성적인 공간이 돼버렸다”며 혀를 차고 있다.

네티즌 B씨는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A대학교 무릎녀를 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한심한 대학 문화를 꼬집었다.

B씨는 글에서 “A대학 근처를 지나가다 술 먹은 여성(C씨)이 길가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배달 오토바이가 많이 돌아다니고 위험해 보여 걱정스러운 마음에 C씨에게 말을 걸었다”고 적었다.

B씨는 “C씨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 보고 이러다 다치니 집으로 들어가라고 말을 건넸다”며 “하지만 C씨는 진지하게 ‘선배님이 이러고 있으라고 했다’며 자세를 고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B씨는 “C씨에게 ‘그런 선배가 어딨느냐. 정 무릎을 꿇으려면 길 안쪽으로 들어가 앉아 있으라’고 했지만 C씨는 ‘몰라요. 저 이렇게 있어야 돼요. 선배님이 그러셨어요’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했다.

B씨는 또 “C씨가 자신을 학생회장이라고 밝히고 날 보고 귀가하라고 했다. 학생회장이 선배 명령에 저렇게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한다니 당황스러웠다”며 “무릎을 꿇으라고 시키는 선배나, 시킨다고 하는 후배나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렇게 선후배 따질 시간에 학비 대주는 부모님 발이나 좀 닦아드려라”고 비판했다.

B씨는 글과 함께 C씨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어 올렸다. 사진에는 긴 생머리의 여성이 주차된 차량 앞 도로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글과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한심하다는 반응이다. 인터넷에는 “기강을 잡는다고 저런 행동을 하다니 부끄러운 현실”이라거나 “군대인지 대학인지 헷갈린다”는 비난 여론이 잇따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러나 “A대학교에는 여대생 학생회장이 없다. A대학교로 놀러온 여대생일 수도 있고 정말 큰 잘못을 했을 수도 있는데 전후 사정을 모르면서 A대학을 깔아뭉개는 글과 사진을 올린 것은 잘못”이라며 글쓴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상기 기자, 박세환 박은애 수습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