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원경이의 고3 첫 모의고사

주방보조 2013. 3. 14. 15:00

이제

바햐흐로

우리집 범생이 대표 원경이의 고3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주장은 "수능올인"

충신이의 주장은 "내신올인"

둘이 맞수답게^^ 설왕설래 하고 있습니다만

당사자인 원경이는 충신이의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이고 제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중용의 성품을 타고난듯...ㅎㅎ

 

사탐으로는 국사와 세계지리를 선택하였는데, 잘 하고 있지만 

원경이의 학교 고3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국지리와 사회문화가 내신과목이라서 약간의 손해가 예상되고

국어는 아직은 무난한듯 보이고

영어는 약간 모자라고

수학은 좀 들쑥날쑥합니다.

이건 물론 최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이들의 기준이 아니라 서울중위권대학을 기준으로 할 때입니다.^^

 

어제

고3으로서 첫 모의고사를 쳤습니다.

사탐은 잘 쳤다 하고

국어는 그런대로 쳤다하고

영어는 상당히 괜찮은 점수인데 등급이 잘 안 나왔고

수학은 상당히 못쳤다 보고하였습니다.

 

욕심없는 척하는 욕심 많은^^ 아비인 저는

좀 탐탁찮은 말들을 몇 마디 했습니다.

수학공부에 구멍이 있는 것은 아닌가? 영어도 좀 더 해야할 것같구...영어 수학에 더 시간을 들여야 할 것같구나

사탐은 보통 1학기 끝나면 집중해서 한다던데 방심하면 안되겠고, 이거 좀 곤란한데... 영어는 나실이 성적이고 수학은 진실이 성적이잖아...

글쎄말예요...평소의 명랑함 대신 우울한 목소리로

우리집 중용의 대가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온화한 아이라서

몇몇 친구들 생일파티 다 따라 다닌 것 외에는 성실히 공부하였지만

느긋함이 저변에 깔려 있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좀 독한 마음을 갖는 것, 이전에 몇번 권했지만 ... 천성적으로 잘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농담이었지만

'한강에나 가보아야겠어요'라고 툭 던지는 말에 ... 엄마는 혼비백산, 저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산책을 같이 하며 기분전환이라도 할까? 생각하였지요. ㅎㅎㅎ

 

...

 

고3...

봄날 늦게까지 교실에서 공부하다가

캄캄함이 온 교정을 지배할 때 ... 흐릿하게 빛나는 목련꽃 아래서 크게 심호흡하며 느꼈던 그 공기의 맛...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옆자리에 누가 앉든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두껍게 눌린 두끼용 도시락을 점심시간에 반, 종례후 반 단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다 먹은 후 청소시간에 잠시 화장실 다녀오는 것으로 방광을 해방시켰었지요. 뒷자리 친구들, 쉬는 시간 떠들면 벌떡 일어나 뒤돌아서 인상을 있는대로 쓰고 욕설 한마디 던져 교실을 냉동고로 만들었었고...그래서 별명이 괴물이었던 못난 시절도 지금은 즐거운 추억꺼리입니다만

이런 것도

성격이 못되먹게 태어난 저같은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지요.

 

우리 원경이

타고나길 온유한데...쩝...

 

성실하게 공부해 왔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그 길이 옳은 길이고 바른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욕심 없이...^^

그러나

이번 모의고사가 그래도 조금은 약이 되기를 바랄 따름이구요.

 

...

 

원경이는 여대는 싫다...그럽니다. 전 여대가 좋던데...ㅎㅎ

 

글쎄...이제 몇달 안 남았습니다. 어찌될지...여대를 갈 지, 집 근처 학교를 갈 지, 서울을 벗어날지...운 좋게...2호선을 타게 될지^^

 

 

 

 

  • 김순옥2013.03.14 17:31 신고

    작년부터 모의고사가 6,9월로 두 번만 보는 게 아니었나요?
    원경이가 고3을 보내고 있군요.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내신성적이라고 봐요.
    거기다가 원경이는 다자녀 가정등 입학사정관제나
    학교를 정해서 논술을 한 두개쯤 준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정시는 수능을 확실히 잘 치루지 않고는 상당히 어렵고,
    내신만 잘 갖춰진다면 등급을 맞춰서 수시를 쓰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더군요.
    내신으로 최상을 선택하기 힘들면 등급이 잘 맞는 학교를 택해서 논술 지원도 방법이구요.
    원경이처럼 꾸준히 내신관리 잘한다면 좋은 학교에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빛이 친구 하나는 내신을 잘 잡은 것 밖에는 없었답니다. 수능 간신히 2등급 2개 맞췄는데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합격을 했어요. 고대도 학교장 추천으로 됐구요.
    서울대는 그냥 버리는 셈치고 주변의 권유로 넣은 것이었는데 운이 좋았던거죠.
    서울대가 비교적 수능 조건은 까다롭지 않은데 국사를 해야 하는 것 때문에 애들이 놓치게 된답니다.

    원경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남은 기간동안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3.14 22:41

      살아있는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다음 주부터 면담이 시작된다고 하더군요. 학교를 믿을 수밖에 없지만 대입전형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라서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위 세녀석 대입과정을 보면...결국은 고만고만하게 선택의 폭은 주어지더군요. 결국 그 와중에 가장 가까운 학교를 택하게 되었구요.
      가장 중요한 것은...제가 마음 속에 두고 있는 욕심을 버리는 일 같습니다.^^
      사람이 단순하여 표정에 좋고 나쁜 것이 금방 나타나니 ... ㅎㅎㅎ

  • malmiama2013.03.15 13:32 신고

    그 정도 욕심은 온전한 관심이겠습니다.
    주변의 고3 부모들 중엔 진짜 너무하다 싶은 이들이 적잖거든요.

    그건 그렇고,
    2호선에 닿는 대학이면 서울(의) 대학이면서 멀어봤자 한 시간이겠군요.

    원경이가 자녀 중 네 번째 고3 이니까...
    원경이에 이어 교신이도 곧바로 진학하면 울가족 분위기와 일치하겠습니다.^^

    다섯 자녀의 곧바로 진학이 곧 다섯 번의 고3 분위기요
    정민이,형민이 둘 다 재수에 유민이 포함하면 역시 다섯 번의 고3 분위기...니까요.ㅎㅎ

    부드럽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착한...
    원경이가 잘 집중해서 부모의 기쁜 딸...되길 중보 기도로 후원하겠습니다.

    고3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격려'라더군요. 많이 해주세요.

    답글
    • 주방보조2013.03.15 15:30

      제가 격려를 잘 못합니다.
      그냥 잘하면 잘한다, 문제 있으면 문제있다...튀어나오는대로 말하지요.
      원경이는 그런 면에서...공부나 생활 모두 잘한다고 이야기하게 되는 아이지요.
      혹 성적이 떨어진다 해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노프라블럼입니다.
      제가 그냥 가슴이 아린 것을^6^ 좀 참으면 됩니다. ㅎㅎㅎ
      대학에 가면
      어느 대학에서든지 아마 최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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