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외할머니 생신에...^^다섯아이 키우기 칼럼
워낙은 오늘이 아이들 외할머니 생신이신데 우리 식구들만이 강건너 떨어져 있고 게다가 수요일이므로 미리 당겨서 주일 저녁에 가족들이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큰 처남 아들은 재수하기 위해 기숙학원으로 유배^^를 떠나 참석할 수 없고 작은 처남의 두 아들들은 엄마와 함께 호주로 유학을 가서 참석할 수 없고 아뿔싸~ 마침 모이던 지난 주일날이 그 유명한 짝짓기 명절인 3월 14일 '화이트데이'라서 대학생인 외손자 하나는 꽃바구니 들고 여자친구에게 달려갔다하고 불참했고 또 하나의 대학생인 외손녀는 누군가의 사탕이 가득든 꽃바구니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누리느라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고1짜리 외손자는 평소에 외할머니와 짠짠이를 많이 하던 착한 친구인데^^ 강남의 귀신들이 쥐어짜는, 주일에도 오후 늦게까지하는 학원에서 시달려 차마 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흘려 들었습니다. ㅋㅋㅋ 그러다보니 자연 우리의 그리 잘난 것도 없고 예쁠 것도 없는 독수리5형제만이 손자들로써 외할머니의 생신축하 만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빨간 카네이션을 한다발 사서 안겨드렸고 진실이는 예쁜 곰돌이 과자통에 사탕과 쵸콜릿을 넣어 드렸고 나실이는 거금 5천원을 털어 제비꽃 비슷한 양란화분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 돌아보면 우리 아이들은 하두 많아서 친척들에게 그 생일을 함께 모여 축하받고 하는 잔치는 별로 없었습니다. 오직 작은 외삼촌이 불쌍히 여겨 자주 와 주었고 그래서 아이들 생일잔치 기념사진마다 작은외삼촌네 네식구가 빠지지 않고 그 웃음띤 얼굴을 사진에 채워 주셨을 뿐이지요. 거기 한가지 더하자면 세째이모가 전해 주는 '축하금'이 아이들 눈을 반짝이게 해주었구요^^ 돈으로 받는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그냥 빚지는 것이지만 아이들이야 알게 뭡니까^^ 다른 사촌 아이들이야 친손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외손들 조차 그 개체수가 셋밖에 안되고 더구나 같은 동네에서 같은 교회 다니며 가까이 모여 오래 살았고 어려서부터 모두 모여 선물받고 축하받는 일도 적지않았을테니 녀석들이 할머니 진짜 생일인 오늘 뭔가 의미있는 선물을 하여 드릴 것을 조금도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두 딸 진실과 나실...참 기특하지 않습니까? 지난번 외숙모 호주갈 때도 녀석들이 짜잔하게 선물 준비하여(충신이도 포함) 제 눈을 의심케 하더니 이번에도 전혀 시키지도않고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자기들 물건이나 돈을 털어 선물을 준비했다니 이 팔푼이 애비는 그저 즐거운 놀라움뿐입니다. 녀석들이 평소 얼마나 구두쇠들인지 잘 알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참 힘들게 모으는 용돈들이거든요. ... 사랑이란 주고 받는 것이 아니지요. 그냥 아낌없이 주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받았기 때문도 아니고 받을 것을 기대한 때문도 아닌 "줌"이지요. 우리 아이들이 받는 이야 얼마나 하찮은 것이겠습니까마는 '아낌없이 기쁘게 드림'을 어느새 익혀 알고 있다는 것이, 참 놀랍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사랑이 그 아이들 마음속에 자라고 있는 증거였으니까요. 그래서 "야 너희들 참 기특하다 특별히 용돈을 올려주마" 이 소리가 목구멍 끝까지 올라오는 것을 참아내느라 너무 힘들었다니까요^^ 참길 잘했구요 못참았으면...아이들 속의 사랑이 어느새 못되먹은 거래로 변질될 수 있었을테니까요. |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천지 집회를 ... 구경하다. (0) | 2012.09.17 |
---|---|
영어로 대화하기...그 시작과 끝^^ (0) | 2012.09.13 |
귀신을 쫓다 (0) | 2012.09.06 |
귀신을 쫓아내기 위하여... (0) | 2012.09.06 |
그림같은 집에 산다는 카페를 개설한 이유 (0) | 201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