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교신이의 초등학교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학교 대표 달리기 선수로, 축구부 대표 선수로,
그리고 3,4,5,6 연이은 학급회장, 5학년때는 전교어린이부회장, 마지막으로 6학년때에는 전교어린이회장까지...
겉보기가 화려했던 만큼 실속은 없었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만 ... 제가 알지 못하는 유익도 있었겠지 자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반대하는 모든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 쌩까고 있고
그 대표주자가 아버지임은 불문가지이며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도 그 대상이 아닌가 저는 의심하고 있는 중입니다.
와중에 졸업생대표로 글도 하나 쓰고
앞에서 발표한다고 옷하고 신발도 하나씩 새로 사고(저는 아내와 그렇게 옷사고 신발사고 하는 일이 쓸데없는 짓이다 아니다 갑론을박하는 그런 상황에서)
드디어 졸업식날이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나가서, 졸업식이 시작하는 10시40분까지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축구를 하며고 놀겠다는 녀석을
아내는, 대표로 답사도 하고 졸업장도 받아야 하는데 옷버리면 안 된다고 나무랐고
저는 놀다보면 잃어버릴 수 있으니 사진찍겠다 가져가려던 카메라놓고 핸드폰도 놓고 ... 나가라고 허락을 하였습니다.
8시30분 녀석은 홀연히 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졸업식이 무사히 끝나고 사진을 많이 찍고 식사를 하러 가서 ...먹다가... 녀석은 식구들을 버려두고, 친구들과 놀겠다며 또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서 몇 시간을 놀다가 6시가 되기 전에 , 엄마의 강력한 호소를 듣고서야 마지 못해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찬란하였지만 비교적 슬픔...아마 이것이 교신이를 바라보는 현재의 제 시각일 것입니다.
...
6학년을 대표해서 졸업장을 받고
2학기전교회장인 의중이와 답사를 같이 하고
1학기 학급회장 단짝이었던 민규와
학교에서 제일 예쁜 담임선생님과...
축하하러 와준 사촌형과
6학년여학생중 제일 영어를 잘하는 지민이와
그리고 보충수업이 오후 1시 되어 끝난 원경이를 포함한 가족들과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
그리고 다음은 학부모회장이신 분의 글과
교신이의 글입니다.
학부모회장:
제목: 힘든 싸움을 시작하게 될 여러분에게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졸업을 축하합니다.
6년 전 귀엽기만 하던 어린 꼬마는 이제 자아를 세우고 날기 위해 준비하는 청소년기의 문턱에 서있네요.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을 예쁘게 순종하는 것이 착한 아이라는 가치관에서 벗어나 이미 여러분은 자신만의 올바른 인생관을 세우기 위해 보이지 않는 싸움을 진행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승리를 위하여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짧지만 인생에 있어서 어느 시기보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학 3년을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서는 아직 온전히 정립되지 못한 여러분의 생각만을 고집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동안 초등학교에서 배운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기초로 하고
새로운 선생님들과의 실제적인 만남을 통해서, 그리고 여러 선인들의 남긴 고전들을 통해서, 겸손히 배우면서 또한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을 길러가야 합니다.
배운 것과 배우는 것 없이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는 것은 창과 방패 없이 무장한 적을 향해 돌진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의 몸은 이곳을 떠나지만 여러분의 이름은 영원히 이곳의 졸업생으로 남습니다.
그렇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하고 참된 가치를 추구하여 훗날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는 여러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교신이:
제목: 좁은 문으로
우리 모두는 이제 곧 초등학교를 벗어나 중학교에 입학을 할 것입니다. 진로선택의 문에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은 가기 쉽고 누구나 갈 수 있는 넓은 문을 선택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기만의 좁은 문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남들이 잘 못하는 것을 이루는 사람이 되는 것, 즉 좁은 문으로 가는 사람이 바로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은 넓은 문으로 들어가서 평안하고 행복하여 만족스럽다고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다 각각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단 한 사람입니다. 남들과 다른데 어떻게 남들과 같은 길을 가며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만의 좁은 문을 선택하는 것, 그래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나서는 것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향하여 가는 우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나아가서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자신에게 적합하고 누구보다 자신만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냅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지금, 우리 모두 자신만의 좁은 문을 찾아내려는 각오를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
축하축하닙니다.
답글
정말 화려했던 초등학교 시절의 유종의미를 보게 되네요.
제법 남자다워지는 교신이가 되었어요.
뿌듯함을 감출 수 없는 넘버1님의 모습입니다 ㅎㅎㅎ
교신이 표현대로 좁은 문으로 가는 모습 또한 그려집니다.
중학교에 가서도 자기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형제의 멋진 진로를 지켜보게 될 앞으로가 벌써부터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거듭 교신이의 졸업을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넘버1님을 향한 넘버3님의 충성? 사랑이 대신 들고 계시는 가방 하나로 충분합니다.
심히 부럽습니다. -
교신이 키가 꽤 크군요. 지민이와 잘 어울립니다. 유민이 보다..ㅎㅎ
답글
부모의 기도로 자란 자녀는 망하는 법이 없다...는 말을 신뢰합니다.
가수가 되어도 축구 선수가 되어도...뭐가 되어도..
교신이의 앞 날을 기대하며 계속 기도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교신아~~졸업 축하해~~밝고 씩씩하게 담대하게 살아 나아가길 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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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2012.02.17 20:23 신고
교신이 눈빛에서... 거의 무의식적 직감으로 '독수리'를 떠올렸다는!!!
답글
상당히 날카롭고,
"비상(飛上)"이라는 표현이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졸업 축하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확실히 외견상 아버님을 안 닮은 두 아드님 같긴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버님의 잠재된 포스가
두 아들에게서 억누룰 수 없는 격동으로
발현되는 듯한 이 感은 뭘까요? ^^*-
주방보조2012.02.17 22:51
다섯아이중 제일 예민하지요. 머리도 잘 돌아가고, 발끈거리기도 잘 하고...집념도 있고.
다만 그래선지, 비밀이 많고 겉만 보고 속을 알기 어렵고 말만들어서는 그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 놈입니다.^^
정치해라...그랬는데 가수가 되겠다고 현재 날뛰는 중입니다. 랩퍼가 되겠다나...뭐라나.
청소년기의 터널로 진입한지 약 9개월이 조금 넘어가는데...그 동안은 하는 짓이 미웠는데 요즘은 꼴마저도 보기싫어집니다. 눈치채고 조심하는 중인 듯 보이구요.
저 빈 깡통입니다.ㅜㅜ...
아이들이 저같지 않고 활동적이라서 그것은 무척 고맙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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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이 얼굴에서 벌써 사내 모습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글
졸업축하합니다. 아빠가 엄마 핸드빽 들어주는 것처럼 교신이도 멋진 페미니스트로 자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요!!-
주방보조2012.02.23 03:24
알겠습니다. 그래도 저도 좀 꼬장을 부리고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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