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아버지와 아들의 견해 차^^

주방보조 2011. 11. 26. 07:07

학교에서 오전11시에 퇴근^^하신 아드님이

하루종일 컴퓨터와 잠에만 빠져 있어

밤 늦게 이마트 같이 가자 불러내어 가면서 오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불만어린 맏아들의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1.새옷이 필요하다.

2.신발때문에 발가락 아픈 것 병원에 가야한다.

3.피부관리를 받고 싶다.

4.알바는 친구들과 같이 하기로 했으므로 지금은 안한다.

5.친구들은 아버지가 카드를 주셨다.

6.원경이처럼 나도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고 싶다.

7.학교에서 월요일엔 한강청소를 하기로 했는데 짜증난다. 놀이공원이라도 가야한다.

 

저의 견해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며칠전에 13만원짜리 한벌 사주었고, 사촌형에게서 온 괜찮은 옷이 많지않느냐.

2.그런 것 때문에 정형외과 가봐야 편한 슬리퍼 내주고 압박붕대 감아주는 정도다. 네가 당분간 축구를 안하면 된다.

3.너보다 피부트러블이 심했던 누나들도 그런 것 안 받았다.

4.먼저 네가 알바를 시작하고 친구들을 참여시켜야지, 같은 직장에서 알바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도리어 너만 낙오될 수 있다.

5.나도 너를 믿을 수 있다면 카드를 줄 수 있다. 나실이나 원경이라면 걔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준다.

6.새집은 친구들 데려와도 될만큼 깨끗하고 원경이 친구라봐야 겨우 현주가 한달에 한번 정도다. 넌 아니지 않느냐.

7.돈 드는 짓을 하는 것 반대다.

 

이에 대해 충신이가 아버지는 참 이상한 분이라며 펼친 반론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입고 나갈 만한 옷은 없다. 나한테 돈쓰기가 그렇게 아까우신가?

2.아프면 당연히 병원에 가야한다.

3.친구들은 이미 많이 받고 있다. 축구같이하는 친구들 중엔 4명, 우리반엔 19명. 한달에 5만원밖에 안든다.

4.약속했기 때문에 안 된다. 수능발표끝나고 친구들 정시지원 끝난 뒤 하겠다.

5....

6....

7.내 돈 드는 것 아니니까 괜찮다.

 

저도 재반론을 하였습니다. 

1.난 동의할 수 없다. 깨끗하고 크기가 적당하고 비교적 고급옷들이다. 정 새옷이 필요하면 알바해서 네 돈으로 사 입어라.

2.알았다. 그렇다면 내일 병원에 가거라.

3..한달 5만원이 적은 돈인가? 그것도 네가 알바해서 돈 벌면 알아서 받아라.

4.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알아서 할 일이다.

5....

6....

7.농담이겠지만 부모 돈을 가벼이 여기는 짓은 악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 둘은 ... 집에 돌아와 원경이와 교신이 마눌의 의견들을 함께 청취했습니다.

 

대략...마눌과 원경이는 충신이의 의견에 대하여 난감한 표정들이었지요^^ 

 

그리고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교신이는...여행가기전 책상위에 있던 돈 7천원이 없어졌다며 형에게 짙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이어 하두 권하고 권하다 지쳐 난 이제 관심도 없는

그 지저분하게 긴 머리를 12월9일 이후에 깎겠다고 형제들에게 공언하고 실실 웃으며 누워 있었습니다.

 

남자 녀석 둘 다 어쩌면 ...저렇게 외모에나 신경쓰는 계집애같은 속성을 보이는지 속이 부글거렸습니다만

 

이것도 제 팔자려니 하고 열리려는 뚜껑을 닫아 접었습니다.

 

아...이럴때 나실이가 곁에 있어줘야 하는 것인데...ㅋ~

 

...

 

후기:

토요일-교신이는 그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돈을 함부러 두어 도둑질할 마음을 준 죄에 대하여 꾸지람을 받고 잠잠해졌으며

충신이는 정오12시 거의 다 되어 꾸물거리고 정형외과에 가서 '운동하지말고 편한신발을 신으라'는 진단을 받고 단 1회 물리치료 후 돌아왔으며 이어 저녁 늦게 교회고등부에서 한다는 영화관람과 저녁식사를 허락하지 않자, 6시간동안 계속 스타2동영상을 감상하겠다고 공언하였고 제가 한강에 운동하러 가 없는 사이 엄마를 설득하여 '돈을 타내고' 그 모임에 갔다 돌아와서는 돌아오자마자 컴퓨터를 시작하였습니다.

밤 10시 다 되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원경이를 데리러 나가면서 제가 힐끗 보자 화면을 싹 바꾸길래 뭘 숨길만한 것을 보느냐고 한마디 했더니 저를 빤히 보면서 빈정거리며 '아버지도 티비보시다가 제가 들여다 보기만 하면 채널을 바꾸시잖아요' 하는 순간

결국 제 뚜껑이 열리고 말았지요. 오십견도 거의 다 나았고 정말 몇년만에 주먹을 휘둘러 흠씬 패주었습니다. 그리고 녀석은 멀쩡한데 제 오른쪽 주먹과 팔은 퉁퉁 붓고...말았지요.

이런 사태에 대하여

아내는 양비론...

원경이는 동정론... 

 

 

 

 

 

  • 하나님의 사람 kim2011.11.26 08:57 신고

    남자 애들은 철이 늦게 든답니다. 고로 아버지로서 넘 앞서가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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