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교신이와 추석 라이딩...

주방보조 2011. 9. 14. 03:21

추석 전날인

주일 오후 원경이와 교신이가 가위 바위 보를 했습니다.

원경이가 이겼습니다.

그래서 교신이가 저와 함께 안산 선생님댁에 가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제가 진 사람이 함께 간다고 법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전철을 타고 다녀왔습니다. 오후4시쯤 출발하여 저녁 10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무척 피곤하였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추석...오랫동안 원경이와 교신이 그리고 가능하면 충신이도 포함시켜 자전거를 타고 의정부 아이들 외할머니댁에 갈 계획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충신이가 우리와도 선생님과도 상의없이 멋대로 "빡쳐서" 직업전문학교에 원서를 내서 어머니를 슬프게 했으므로 무시해 버렸고,

원경이는 스스로 저와 함께 가기를 포기했습니다. 슬픈 어머니를 위하여...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교신이는 며칠전부터 흐르는 콧물과 전날의 피곤을 무릎쓰고, 홀로 자전거를 타려하는 아버지를 불쌍히 여겨서 동행해 주었습니다.

 

다섯시에 집에서 출발하였고

일곱시경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보다 20분쯤 뒤에 출발한 아내와 충신 그리고 원경은 우리보다 15분전에 도착하였다 들었습니다.

 

교신이 자전거 블랙켓은 앞바퀴 브레이크가 뻑뻑하여 중간에 고쳐야했고, 제 하운드500 자전거는 나실이 것인데...BB에 탈이 났는지 찌그덕 소리가 요란하게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의정부에서 저녁을 먹고 9시에 작별 인사를 하고 교신이와 저는 주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라이트도 없이 중량천변 자전거길을 달렸습니다.

가로등들이 환하여 노 프라블럼!

추석 보름달이 구름 사이에 가끔 얼굴을 내 놓고....가는 곳곳마다 폭죽이 예쁘게 터지는 길을

안장통을 잘 참아가며 쉬엄 쉬엄 달렸습니다.

11시30분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교신이의 자전거가 훨씬 더 빨라서 ... 매번 힘든 라이딩이 되고 있습니다.

 

총 4시간 30분이 걸린  대략70 km 정도의 우리에게는 비교적 긴 라이딩이었습니다,

 

...

 

그런데

과연 교신이가 아버지를 불쌍히 여겨 함께 해 주었을까요?

 

교신이만이 아는 것이겠지요만...

요즘 부쩍 녀석이 사춘기의 징후들을 드러내고 있으니 어쩌면 이미 저는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malmiama2011.09.15 12:03 신고

    변함없이 명절 때면 안산 은사님 댁에 가시는군요.
    성실한 제자의 부쩍 자란 막내아들 보시고 좋아 하셨겠습니다.

    저희는 월요일 아침에 교인 중 독거하시는 노인 두 분을 찾아가 음식을 전하고,
    신림동 형님댁에 들러 오후 3시까지 머물렀고...
    안산 처가에 가서 저녁 시간까지 함께 하다가 돌아 왔습니다.
    막히는 길 없이 13시간 만에 큰 집과 처가에 다녀 왔으니...
    올 여름...속초 해수욕장 다녀 온 것과 함께 당일치기 기록을 세운 기분입니다.^^
    ........................................

    사춘기 땐,스스로 즐겁지 않으면 동행하지 않을텐에요...ㅎㅎ

    답글
    • 주방보조2011.09.15 13:20

      선생님은 제겐 아버지같은 분입니다. 그래서 마눌 말처럼 성공하지 못한 제자는 스승에게 민폐일지 모른다 생각하면서도...갑니다.^^

      사춘기...사실 더 심하게 인간같지 않았던^^ 저보다는 교신이는 참 곱게 지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줄 알면서도...문득 저를 외롭게 만드는 것이 느껴지면...투덜 거리는 것이지요. ㅎㅎ

  • 한재웅2011.09.15 13:03 신고

    아이들의 성장이 곧 아비의 기쁨이죠^^

    답글
    • 주방보조2011.09.15 13:09

      그렇지요.
      그러면서도, 성장할수록 섭섭한 일이 많아지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