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교육에 대한
개똥철학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아이들을 절대 학교 공부외의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학습지도, 인터넷강의도, 학원도, 개인과외도 절대 하지 않는다.
첫 아이 진실이가
1996년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2008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둘째 나실이가
1997년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2009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세째 충신이가
2000년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2011년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까지
네째원경이가
2002년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2011년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지금까지
다섯째 교신이가
2006년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2011년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지금까지
그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덕분에 돈도 많이 번 셈입니다.^^
그래도 진실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즈음엔
무언가를 해주어야지 생각하고
제가 제시한 것이 두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수학문제집에 나오는 문제중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물어보라, 가르쳐 주겠다.
또 하나는, 매일 해리포터 영어판을 2쪽씩 같이 읽자.
물론
아이들은 원경이 빼고^^ 수학을 거의 물어보지 않거나(진실,충신,교신) 물어보고는 졸거나(나실) 하여 전체적으로는 유명무실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충신이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아버지가 설명하는 것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완자수학이나 새로 사 주세요, 완자수학으로 모르는 것있으면 친구들에게 물어보겠어요'하고는, 고1 2학기가 되기도 전에 수학을 포기했노라 선언하였지요.^^
그런 와중에 그래도 꿋꿋하게 진행해 나갔던 것이 해리포터 읽기였습니다.
처음엔 두쪽, 조금 실력이 붙으면 세쪽, 방학때면 네쪽...
진실이,충신이, 나실이가 차례로 떠나고(순서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원경이와 교신이가 저와 함께 하였습니다.
나실이가 1권부터 7권 앞부분까지 거의 다 참여했고, 교신이가 7권 거의 끝나갈 무렵 참여했으니 제일 적게 읽었지요.
가장 성실한 참여자는 나실과 원경이고
가장 불성실한 참여자는 충신이가 되겠습니다.
나실이가 수학은 졸았지만^^ 이 해리포터 영어는 열심히 하였고, 원경이는 범생이답게 참여하기시작부터 끝까지 성실하였습니다.
진실이는 초창기엔 열심히도 하고 머리도 좋아 실력이 압도적이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시들해 하다가 끝이 났습니다.
충신이는 단어도 찾지 않았으며 그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번개같은 손놀림으로 전자사전을 주무르며 엉터리로 해석을 하였고 고1중간에 그만두었습니다. 영어공부를 제대로 하겠다면서 말이죠. 그이후 얼마 안 있다가 영어도 포기했다는...ㅜㅜ 후문이 전설처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교신이는 영어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참여하여 겨우 간단한 대화 몇개 해석할만큼 되어서...영광의 마무리의 주인공중 한명이 되었습니다.^^
쫑파티를 위해
밀키스 한병을 사고
유과를 한봉지 사고
그리고 매장에 나온 예수님이 잡수시려 했던 무화과를 큰 맘 먹고 샀습니다.
2002년부터 햇수로 10년 걸린 책걸이가 너무 별 볼일 없었는지...원경이와 교신이의 표정은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만
다음은...원경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
Seungyun So님이 좋아합니다.
-
...
원경이가 말하는 대단한 아빠...
교육에 대한 시대에 뒤떨어진 개똥철학 때문에
학교생활이 적잖이 곤고했을텐데
그래도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민망하기도 한 대단한 아빠입니다.
...
근제 이젠 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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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축하입니다.
답글
대단한 인내심에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저희집은 영어를 나름 제법 한다는 남편과 한얼이가 있는데
남편은 해리포터에 대한 관심도 없으려니와 한얼이는 끝까지 읽으려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남편은 자기가 필요한 책은 원어로 보고또보고를 했었구요.
한빛이도 활자화된 영어책을 거의 읽은 경험이 없습니다.
원어로 된 책들이 꽤 여러 권 책꽂이에 있는데두요.
요즘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게 쉽지 않네요.
남편 떠난 뒤 신문마저 그냥 넘어가는 일이 생기구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가끔은 헷갈립니다.
대단한 가족, 대단한 부모님과 아이들...존경합니다.-
주방보조2011.09.06 01:21
곰이 뒹구는재주 하나는 확실히 가지고 있다죠?
저도 곰처럼 뒹구는 재주 하나는 있는 것같습니다. 피아노 다섯번 쳐!, 해리포터 단어 다 찾아!
저는 피아노를 잘 못치면서, 그리고 저는 영어단어를 찾지도 않으면서...말이죠^^
그렇게 끝낸 것이니....참 별 것 아닌 일입니다.
그냥 오랜 세월이 지난 후...혹 기억이 희미할 때 상기시킬 미래의 재미를 위한 기록이지요.
가족이 그 누구라도 떠난 잇으면 마음도 그만큼 조각나서 떠나버리는 것이지요.
반쪽이 떠나 계시니...더 가을이 쓸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재미로만 책을 읽혀서...투자시간에 비해 결과가 그리 좋지는 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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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영어판 완독! 대단한 아빠~~~원경이 소감.
답글
다섯 아이들의 미래에 있어 대다한 추억이겠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세밀한 내용까지 기억하겠군요.-
주방보조2011.09.06 13:23
해석하기에 급급해서...^^기억까지는 ㅎㅎㅎ
뭔가 끝을 낸다는 일은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영어에 대해 완전 발실력을 해가지고서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시키는대로 따라한 아이들이 대단한 아이들입니다. 충신이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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