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나실 , 원경, 교신이는
제가 너희들은 너희들이 독립한다고 할 때 그 독립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하여
이구동성 정말 거의 똑같이 말했습니다.
"부모님을 떠나서 부모님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상태'라고 말입니다.
이것은 제가 오랫동안 아이들의 귀에 속삭여 온 말이며
또는 큰 소리로 모두 다 함께 들을 수 있도록 선포해온 말입니다.
"대학교육까지는 엄마 아빠가 책임지겠다. 그러나 그 이후엔 독립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칠스트레일리아의 법이다. 물론 독립하지 못하는 경우 집에 찾아오면 밥은 먹여주겠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대학졸업은 곧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며...독립은 스스로 돈을 벌어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것입니다. 대학원을 다니든 직장에 짱박든 아니면 외국으로 나가든...
최근에 제가 법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혹 대학원 진학을 원하는 경우 (물론 스스로 돈을 당장 벌 수 없는 상태라면) 첫학기 등록금은 도와주겠다는 법입니다.
외국의 경우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모두 독립이라더군요. 학비 스스로 벌어서 대고, 부모에게 더 이상 손을 안 벌린다지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우리나라의 형편을 최대한 고려하여 대학졸업까지...그리고 추가로 대학원 입학까지 돌봐주는 것으로 저희로서는 엄청 통큰^^...지원을 작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 넷이 이구동성 그렇게 대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요.
...
그런데...
저 위에 대답과 전혀 다른 답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충신이...
며칠전에 제게 은근히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이 녀석은 뭔가 꿍꿍이가 있을 때만 목소리가 부드러워지고 표정이 온화합니다^^)
호주의 한 학교를 알아봤다는 것입니다.
헐~ 하면서 그래 이야기 해봐라 하였지요.
그녀석의 이야기는 대충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공부하고 호주에서 2년을 공부하는데, 6등급정도만 되면 들어 갈 수가 있고 (자기는 아버지도 아시다시피 그렇게 공부를 안 해도 4.X등급은 되니까 충분히 들어갈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 1년 공부할 때는 장학금이 700만원이나 나온답니다. 기숙사비는 기껏 1년에 천만원정도이고 학비는 아직 안 알아봤는데 싸다고 그러더군요. 게다가 알바를 하면서 공부할 수 있으니 제 용돈정도는 제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요"
좀 황당하고 어이도 없고, 사실 이런 제안에 대하여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아서 그저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일단 700만원이나 장학금을 준다면 학비는 적어도 1500만원은 되지 않겠느냐. 한국에서 1년은 그렇다쳐도 호주에서 2년동안 매년 네가 알바해서 보충한다고 해도 약 2,3천만원씩은 족히 들 것같은데 아버지는 그렇게 해 줄 만한 능력은 없다. 지난 한 학기 진실이 일본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천만원이 일상보다 추가로 지출되었는데...매년 2,3천만원씩 2년동안 추가로 지출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가난한 아버지 만난 것을 탓하고 다른 길을 찾아라. 게다가 호주는 대마초도 피운다는데...네가 군대 갔다와서 혹 정신차리기까지는 난 반대다."
솔직히 나실이처럼 공부가 좀 부족해도 성실한 아이가 이런 요구를 하였더라면 좀 더 생각해 보자 하였겠지만
전혀 성실과는 담 쌓은 놈이 공부하기 싫어서 호주로 튀겠다는 것일줄 대략 짐작하는데, 생각...그것도 별로 할 필요없이, 상식적인 대답을 그렇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미련을 못 버린 녀석이 아버지가 더 알아보시라 운운 하길래...됐다! 하고 끊었지요.
그랬더니
그 날 밤...^^
페이스북에 김충신님이 다음과 같은 발언을 실어 놓으셨습니다.
-
답글
칠스트레일리아에서 독립하고자 오스트레일리아를 꿈꾸는 소년, 김충신.
결코 그 형만 못지않은 기발한 아우, 김교신.
그리고 이 둘을 발원시킨 진원, 주방보조님...!
주방보조님 찌게 부글부글 끓으시겠지만,
저는 결국 또 빵 터져서 웃고 갑니다.
참 사랑스러운 가족이십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도 이 포스트 읽으시고 웃으실듯~ -
-
한빛이 녀석이 그러더군요
답글
"대학만 들어가면 1년간 휴학하고 맘대로 하고 싶은 것 하겠다"구요.
저는
"집에서 가까운 대학 가지 못하면 알아서 해"라고 했더니
대뜸
"그럼 재수하라고요?"라고 하더군요.
"재수는 무슨 재수? 바로 미국으로 보내버릴거다"
그랬더니 녀석은
"그만큼 돈 많이 있어요?"라고 하더군요.
"돈은 무슨? 형도 돈 거의 없이 다녔으니까 너도 알아서 해야지"라고 했더니
"모두가 다 형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벗어나는 게 희망이요, 목표로 생각하더군요.
한얼이도 취직하면 그럴거라고 했었구요.
집 떠나 봐야 효자가 되고 나라를 떠나 봐야 애국자가 된다는 말 있잖아요.
충신이의 이런저런 생각들이 고등학생으로서는 꽤 성숙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거꾸로 부모가 자식들로부터 독립을 빨리 하는 게 맞는 말이다 싶어요.
저도 늘 그런 꿈을 꿉니다.
한빛이가 대학만 들어가면 괜히 자유로워질 것 같은...
하지만 현실은 그런 것도 아니고,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다만 아이들 재롱보면서 살던 때가 좋았다는 싶어요.
엊그제 친구들과 번개로 모여서 정말 오랜만에 어린이 대공원에 갔었는데
어린아이들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신이는 얼마남지 않은 고등학교시절을 잘 마무리하고
더 원대한 꿈을 독립적으로 잘 꾸려가리라 믿습니다. -
주방보조님이.. 안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글
자식들은 모두 자신도 부모가 되어봐야 결국 부모 마음을 이해하니까요.
그나저나 교신이가 훌륭한 처방을 내렸네요. ㅎㅎㅎ-
주방보조2011.04.26 23:33
맞습니다. 저 안스럽습니다.^^ 제 생각이 꼭 그렇습니다. 이 놈 철들기 전에 죽을 지도...ㅎㅎ
충신이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며 한바탕 웃엇습니다.
꼭 너 닮은 아들 낳아서 고생 좀 해보길 바란다.
전 저 닮은 아들 낳으면 정말 잘 해 줄거예요...
엥? 그래?
둘이 같이 게임방 가고, 같이 게기고, 좋지요 뭐..
그럼 안 되겠다. 울 며느리가 너무 고생할테니
그럴리가요...
이게 낫겠다. 차라리 나 닮은 아들 낳아서 너 하는 짓 사사건건 간섭하게 하는 게 낫겠어
아, 그건 좀 곤란하죠. 아버지 닮은 아들은 싫은데요...
ㅋㅋㅋ
ㄲㄲ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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