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전교회장이 되기위해서 나온 기호1번 김교신입니다.
저는 공약이 2개 있습니다.하나는 쓸데없는 것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과,정문과 후문에 건의함을 만들도록 건의 하겠습니다.
건의함이 만들어질지는 아직 불투명 하지만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 다섯 남매중 다섯째입니다.
저에겐 누나가 셋,형이 한 명 있는데모두저를 도와주었습니다.
누나들은 저와 선거 포스터를 새벽 3시까지 만들고 형은 아이디어를 내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자리까지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처음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게 아니라,임기를 마치고 나서 나는 최선을 다 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전교회장이 되겠습니다.
쓸데없는 말일지는 모르겠지만,제이마엔 여드름 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동자초가 저의 표밭이었으면 좋겠습니다.그렇다고 해서 제가 여러분보고 제 이마의 여드름이라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이건 저의 욕심이겠지요.
비록 우윳빛깔은 아니고 구릿빛깔 일지라도 여러분이 절 뽑아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저의 연설을 들어주신 5,6학년 학우여러분!
감사합니다.
...
일기장에 곱게(평소글씨같지 않게 정말 정성을 들였더군요) 쓴 이 연설문은 녀석이 직접 타자를 쳐서 올려준 것입니다.
내용도 별로 마땅치 않고 문맥도 그리 깔끔하게 이어지지 않아서
만약 심사위원들이 있어서 연설문만 가지고 회장을 뽑는다면, 물론 다른 후보들의 연설문을 보지는 못했지만, 부회장도 되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평소에 책은 많이 읽는데 글쓰기가 영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연설문입니다.
가장 뛰어난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느냐, 아니면 가장 보편적인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느냐에 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동자초어린이들은 '보편적인 쪽'을 택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도, 공약을 무시하지말라는 제 말을 들어주어 그것을 끼워 넣느라 어색한 점도 있었을 것이고, 유머스럽게 이마의 여드름을 언급한 것은 꽤나 그 나이의 어린이들에게는 공감이 가는 비유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좀 어설픈 연설문에 과도하지만...61점쯤 주고 싶습니다.
교신이 본인이 더 잘 알겠지만 교신이의 회장당선은
1.엄마에게 물려받은 비주얼^^및 보이스
2.지난 학기 5학년전교부회장
3.3학년부터 계속된 녀석의 권력욕...후
4.이것이 가장 중요한데...똑똑한 부모들의 '자식들 학교임원 못하게 막기'...등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권자인 5,6학년 학생들이 전부 몇명인지, 유효투표수가 몇인지 모르겠지만
녀석의 보고에 의하면...2등이 100표남짓,3등이 80여표, 4등이 몇표인지 모르고, 5등이 30여표였답니다.
자기표는 방송상태가 안 좋아서 156표인지 196표인지 둘 중 하나일것이라고 하더군요.
...
교장 선생님은 '장래에 나라의 큰 일군이 될 아이들'이라고 축하를 해 주셨고
여자교감선생님은 '수고했고 축하한다'고 해 주셨으며
남자 교감선생님은 교신이의 유일한 공약인 '정문과 후문의 건의함'에 대하여 '학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으므로 안됨'이라 하시고, 큰 일보다는 휴지를 줍는 작은 일에 더 마음을 쓰라는 교훈을 안겨 주셨다고^^
담임선생님은...새로 오신 젊은 여선생님이신데...아직은 자신을 관찰 중이신 것같다고 보고하였습니다.^^
...
졸지에 잘난 아들 덕에 전교회장엄마가 되어
전교어린이 회장이 된 아들에 대한 기쁨과 회장엄마로서 학부모회의 등에 불려다닐일에 대한 염려로 복잡다단한 표정의 마눌님께
두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1.교신이가 스스로 원하여 한 일이니 교신이때문에 무거운 짐을 지는 일은 되도록 피할 것
2.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 말 것
지난 회장들 엄마와 통화하고
학교 선생님들에게 통화하고
어제 저녁 꽤 오랜 시간 여러 사람들과 통화를 하시더군요.
장차...어떤 일이 벌어질지...세상을 좀 이상하게 사는 제가 개입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졸지에 회장 아버지가 되어 있습니다. ㅎㅎㅎ
-
회장 아버님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답글
사실, 초등학교 6학년때 학급반장 한 번 했다가 호되고 쓰라린 아픈 기억만 갖고 있는 저로선
교신이의 회장 출마 자체가 기특하고 부럽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것 같아서요.
교신이 어머님 마음.. 잘 이해합니다.
제가 반장선거 나간다고 했더니 그래 어디한번 해봐라 하시던 부모님이
막상 떡하니 반장이 되었다고 하니..
학교에 갈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데 어쩌자고 반장을 했냐고 나무라셨었죠. ㅡㅡ;;;;
연설문을 읽고 제가 크게 하하 웃었더니
옆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던 새빛이가
"왜요 엄마? 내가 그렇게 웃겨요?" 합니다. ㅎㅎㅎ
전 그냥 그래 너가 너무 귀여워서 웃었어 라고 빈말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ㅎㅎ
여드름밭 표밭에서 정말 푸하!하고 웃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교신이의 솔직 담백한 성격이 드러난것 같아서 읽는 내내 훈훈한 느낌? ^^
첫인사 후 거두절미하고 별로 지나치지않고 너무 허세스럽지 않은 공약을 내세운것부터 마음에 들었고요 ㅎㅎ
왠지 박력있어 보이는 느낌이랄까..
우유빛깔이 아닌 구릿빛깔을 외친것도 무지~~ 마음에 들고
교신이.. 완전 제 스타일이네요 ^^-
주방보조2011.03.09 01:47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이해합니다. 교사선생님들은 대부분 기르치는 일에나 관심이 있으셨을텐데...간부가 된 아이들 부모는 졸지에 죄인같이 되더군요. 다들 못한다, 안한다...그냥 돈만내면 안되겠느냐? 교신이 덕분에 그 짓도 4년째가 되는군요. 이젠 전교어린이회장이란 허울좋은 감투를 썼으니...걱정이 좀 됩니다.^^
유머는 좋았지만...문장이 너무 매끄럽게 이어지질 않아서...ㅎㅎ 아무래도 6학년회장감 글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보통아이를 대표하는 정도로 봐 주십시오.
맘에 들어해 주셔서...감사할 따름입니다.^^
-
-
교신아~~
답글
'건의함 설치는 문제 없게 한다는 걸 보여 주는 거 아닌가요?'라며 설치를 다시 건의해 보렴.
진실이 휴대폰 건 덕에 나실이에 이어 교신이 목소리까지 들었네요**^^
...축하한다...고 통화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주방보조님... 너무 짜요!
답글
진짜 짜다...!!!
61점이라니...
이러시면 '주방보조' 자리도 유지하기 어려우실지 모릅니다. 너무 짜요.
제 수준에선 빈말 아닌, 인사말 아닌 맘씨와 말씨에서 비롯된 말로 100점 만점에 120점쯤 주고 싶습니다.
아니... 200점 줄까요?
교신이의 연설문을 세 단어로 함축하자면 '겸손함'과 정직함', 그리고 '성실함'입니다.
이보다 더 리더로서 적합한 자세가 있을까요?
자기의 재능이나 능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일상을 진솔히 소개하면서 형제들에게 공을 돌리고 있는데,
여기서 들어나지는 건 교신이의 약함이 아니라 교신이를 돕는 이들과의 연합된 힘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교신이가 동자초를 이끌어가는 모습의 원형을 암묵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섬김과 연합의 리더십.
의도적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교신이가 갖고 있는 마음자세가 어떠한지를 충분히 드러내준 진술입니다.
회장의 직무수행, 역할에 청중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힘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들의 힘이 필요하다.
회장의 역할은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도움으로 함께 세워질 것이다."
이런 교신을 뽑음으로 해서 청중들 자신이 회장이 되게 하는 것이죠.^^*
그리고 제 눈엔 전체적 논지가 결코 따로 놀지 않는다고 봅니다.
교신이라는 인물의 인물됨을 바탕으로 생뚱할 것 같은 말들이 그대로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역시... 자기가 뭔가 잘하겠다는 결과적 확언이 아니라
성실히 임하겠다는 진행상태에 포커스된 말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조차 아끼는 신중함...
이러한 태도에서 청중들은 역으로 화자에 대한 신뢰의 강도를 높이게 되죠.
멋있습니다.
제가 삼십년만 젊었더라면 '교신이 회장오빠' 팬이 되었겠군요.^^*
겸손함 위에 정직하고 성실함이 돋보이며 흡입력 있는 아주 훌륭한 연설문입니다.
저는 200점 칩니다.
제가 사실 요리실력이란 게 거의 0점 수준이다보니... 할 말은 없습니다만...
여튼 父子분께, 그리고 동자초 회장을 낳으신 그 어머니와
새벽 3시까지 포스터를 만들어 주고 아이디어를 제공해준 형제들 모두에게 축하드립니다.(_._)* -
그나저나 공약만큼은 아주 거대한 것을 내거셨군요.
답글
공약이행은 어떠한 공약을 내세우냐보다 몇 곱절로 중요한 것인데
첫번째 공약이 아주 심플하니 마음에 확 와닿는 만큼 두 번째 공약도 허걱입니다.
사실 이 두 공약은 두개가 아니라 하나로 보이는데요,
쓸데 없는 것은 만들지 않겠다고 한 만큼 건의함 설치는 필요하다고 본 것이고
이 건의함 설치가 쓸모있게 하겠다는 건 곧 건의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의미하니까요.
단순히 정문과 후문에 건의함을 설치 해놓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들어오는 건의들에 대한 처리여부가 관건일 것인데... 대단합니다.
일났습니다요. 회장님! ^^*
저는 무조건 화이팅입니다요~-
주방보조2011.03.09 02:37
ㅎㅎㅎ
사실 61점이면 너무 후하게 쳐 준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문법에 어긋난 것 대여섯개, 단절된 생뚱스러움 두어군데...
못봐줄 정도 아닌가요?
물론 엣날 전 저녀석 나이에 글을 못 써서 국군장병아저씨께 못난편지 좀 보냈었지요. 안녕하세요. 할말이 없네요. 안녕히계세요. 그리고 미안해서 중간에 그때 막 배웠던 '중략'이란 말을 넣었었던 것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 교신이는 다행히도...절 안 닮아서 61점이라도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
겸손 정직 성실...어느정도는 맞습니다.
그래도 겸손은 진실이만 못하고, 정직은 나실이만 못하고, 성실은 원경이만 못합니다. ㅎㅎ
여하튼
린님의 해석이 더 재미있습니다.
너무 편향적인데도...진짜처럼 읽었답니다. 어쩔수없이 고슴도치 아비라선지..
사실 녀석은 눈치가 빠르고 손발이 빠르고 나름대로 똘똘한 처세술도 있어서 걱정이 없는데요...지금 어쩔줄 몰라하는 마눌이 정말 걱정입니다.
회장엄마라는 자리가...직장다니는 엄마에게는 참 큰 부담이 되는 가 봅니다.
화이팅 고맙습니다.
-
-
교신이가 회장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보내고,
답글
전교회장 부모님이 되신 것도 정말 축하드립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고, 학부모의 입김없이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구요.
교신이야말로 아버님의 교육철학을 그대로 실천함으로 성공해 가는 모델이 되고 남을 거예요.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적을 다섯아이들 모두가 자기의 몫을 잘할 것이라고 저는 늘 믿는답니다.
화려함만이 빛나는 게 아니라 조용하게 자기의 힘으로 역량을 다해가는 산증인들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하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축복받은 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저희집의 경우처럼 한얼이의 건강으로 인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답니다.
어느 누구도 아플 수 있는 것이고 그 상황을 어떻게 잘 극복해 가느냐가 관건이겠지요.
다만 순간순간 겪게 되는 고통을 간과할 수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때로는 두렵기도 하구요.
한빛이가 리더십 캠프에 가서 의무적이긴 하지만 쓴 편지가 어제 도착을 했더군요.
특히 게임 때문에 마땅치 않을 때가 많지만 편지내용으로 봐서 그냥 성장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생활의 변화가 확실히 보이는 건 아니지만 크게 기대를 하지 않으리라 스스로 다짐을 합니다.
한얼이 건강문제 때문에 공개적으로 올릴 수는 없지만 비공개로 올립니다.
부모님께
수련회에서도, 집에서도, 미국에서도 안 써 본 편지를 부모님께 써봅니다.
이제 성인이 되어 가는 길의 중간에 선 아들입니다.
요즘 가족들이 정말 힘들어 합니다.제가 속을 썩이고, 아버지가 일을 그만 두시고,
어머니가 일을 나가시고, 무엇보다 형의 병 재발로 인한 고통은 처음 초등학교였을 때와는
다른 아픔이 저에게도 전해집니다.
형에 대해서는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철없이 게임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저 나름대로 힘들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촉박한 시간에 쫓기면서도 쓰고 있습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2001년 2월27일
카네기 캠프에서 아들 올림.
짧은 글이지만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한편은 기특하고,
다른 한편은 글만 그럴듯하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캠프에 다녀와서도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신이가 초등학교에서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비밀댓글]-
주방보조2011.03.09 22:18
교신이는 3학년 시작때에 오로지 운이 좋았던 것인데
계속 하다보니^^이제는 아이들에게 리더십을 어느정도 인정 받는 듯합니다.
담임은 그랬다는군요.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만한 아이라고...립서비스인줄 알면서도...기분나쁘지 않았았다고 하더군요.
...
한빛이 편지가 좀 짠하게 만드네요.
자기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성장통, 식구들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분명한 각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빛이는 가족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저녁 한얼이의 건강을 위해 수요일마다 하는 가족예배때엔 모두가 함께 기도를 했습니다.
이번에 나타난 인생의 함정도 잘 돌파하리라 믿습니다.
...
항상 우리 못난 아이들을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비밀댓글] -
감사합니다. 마음이 약해진 남편은 신뢰하는 의사랑 이야기 한 후에
그가 다니는 영락교회에 나가겠다고 하더군요.
한얼이가 처음 아팠을 때도 먼저 교회에 가서 기도하자고 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 이상으로 신앙에 대한 모호함이 큰 사람이니까요.
저는 어느 순간인가 꽉 막힌 답답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믿음으로 가진 분들이라면 신뢰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교신이가 충분히 자기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빛이는 지난 번에 특정한 아이들을 상대로 지역에서 얼마간의 도움을 받아
리더십 캠프에 다녀왔는데 짧은 시간이었으나 좋은 계기였던 것 같아요.
거듭 감사드립니다.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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