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뉴스에 상어 세마리가 잡혔다는 동해항 조금 아래 궁촌해수욕장으로
2010 우리 가족 칠스트레일리아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어설픈 태풍 뎬무가 지나간 바로 후라
날씨가 오락 가락하는 가운데
1박을 할 것이냐를 가지고 상당시간 논란을 벌이다가
'가보고 결정한다'...로 독재자만이 할 수 있는 최종결론을 내렸습니다.^^
재작년에 충신 원경 교신 아이 셋만 데리고 답사를 다녀왔던 곳이라 이번엔 쉽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전에 7시9분 삼척행 버스를 예매했고
계란삶는 것도 조금(많이 하면 혈당이 너무 올라서)하고 닭튀김, 오징어, 쵸콜릿 등 간식거리는 잔뜩 미리 사고(1박을 할지 모르므로)
딸들에게 카메라 준비시키고 새벽 5시에 점심꺼리 김밥을 싸게 하고...
팀을 두 팀으로 나누었습니다.
아내와 충신과 나실이 한팀
저와 교신 원경 진실이 한팀...그런데 이 팀이란 것을 오직 동서울 터미널 갈 때 택시에 나눠 타는 것 외엔 써 먹지를 못했습니다.
미리 예매를 할 때 맨 앞 자리들을 잡았으므로 느긋하게 앉아 다들 모자란 잠을 자며 속초에 10시 30분쯤 도착했습니다.
11시 정각에 궁촌가는 버스(1시간에 한대꼴)를 1인당 1450원씩 주고(입석과 좌석이 따로 있는지 갈 때는 초등생은 반값, 중고등생은 20%할인 해서 8900원을 냈는데 돌아올 때는 좌석이라고 모두 1450원 그래서 1만150원을 지불) 탔습니다. 그날이 장날이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검은 봉지들을 잔뜩 든 채 얼마나 많이 타시는지 아내가 자리를 양보해 드릴 수밖에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나머지 녀석들은 자는척?...
30여분을 달려 궁촌에 도착하니 번듯이 새로 자리잡은 레일바이크 역이 우리를 맞았습니다.
혹시나 하며(인터넷으로 예매를 해야 한다는 글을 읽었지만) 탈 수 있나 문의 했더니 8월 28일까지 예약 완료...예약 위반하는 빈틈이 생기면 탈 수도 있는 정도라 하여 ...포기하고
12시정도에 ... 레일바이크 역사 바깥 공원?의 벤취에 둘러 앉아...이지캠프(둥그렇게 접히는 텐트)를 밥상 삼아 김밥과 닭튀김과 이온음료로 점심을 맞있게 먹었습니다.
그때 사건 둘...
하나는 카메라...제가 준비한 한 대는 건전지가 다 닳아 거의 쓸 수 없고 다른 하나는 진실이가 배터리 충전한다고 충전기에 끼워 놓은 채 카메라만 달랑 들고 왔다는 것을 알았지요. 겨우 핸드폰카메라로 찍을 수밖에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여행하고 나면 남는 것이 사진뿐인데 말입니다.
다른 하나는 핸드폰...진실이가 궁촌 오는 시내버스에서 분실...샅샅이 주변을 뒤지고 나서 내린 결론이 버스안에 놓고 내렸다였지요. 버스 사무실을 114로 문의하여 연락 또 연락 1시30분 경에야 찾았고 보관하고 있다고...집으로 돌아갈 때 찾기로 했습니다.
...
우리는 레일바이크 궁촌역의 빤질 빤질한 얼굴을 뒤로 하고
멀리 언덕 위에 그 모습을 드러낸 공양왕릉을 힐끗 쳐다보고 낡은 계단을 걸어 내려가 궁촌해수옥장으로 직행을 했습니다.
2년전에도 8월12일이었는데 공교롭게 이번에도 날자는 똑같은 날이었습니다. 역시 휑뎅그렁했습니다만 손님은 그때보다는 조금 많았습니다.
저 오른편 멀리 해안가에 물안개가 피어 육지쪽으로 날리고 ... 하늘은 해의 얼굴을 꼭꼭 숨겨 온 세상을 회색빛 바탕의 그림으로 만들어 검푸른 바다의 흰 파도만 줄 줄이 그리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좋게 보면 한 폭의 멋진 수묵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3초만에 이지캠프를 펴고 ^^
돗자리를 깔고
진실이는 누워 개기고(자기 카메라도 핸드폰도 다 없으므로-.-)
나실이와 아내는 알량한 핸드폰카메라로 이것 저것 찍어대고
충신이와 교신이는 물장난을 시작하여 주변인들에게 온갖 피해를 다 입히며 열심히 놀고
저와 원경이는 저 물안개가 특별히 피어 오르는 신비한 곳을 다녀왔습니다.
물 속에 들어가긴 어려운 수온이며 파고였고...모두 파도로 기어오르는 바닷물을 밟고 차고 킬킬거리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2시간여를 놀고 난 후 1박을 할 것인가...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3시 이전에 결정을 해야 했지요.
왜냐하면 속초발 서울행 버스 막차가 5시15분이기 때문입니다.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하루를 푹 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때 마침 떨어지기 시작한 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바닷가가 온통 안개가 깔리고 비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
제가 외쳤습니다.
'집으로 가자!'...그리고 아쉬워하는 원경 교신을 위해 결정적인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내일 애슐리에서 점심을 먹자!'
ㅎㅎ...와~하는 함성과 함께 만장일치^^
밤에 별을 볼 수 없다면, 다음 날에도 레일바이크 타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연이어 내일까지 이렇게 계속 비가 내린다면 ... 이 바닷가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 생각했거든요. 사실은 저도 좀 아쉬웠습니다만...-.-...
...
3시에 바닷가를 떠났고
3시15분부터 35분을 기다려(얼마나 긴 시간인지...기다리는 것이 과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지요)3시 50분이 되어서야 시내버스를 탈 수 있었고 역시 삼척터미널에 4시15분 버스가 떠난 지 조금 후 도착하여 50분을 기다려 막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승용차가 없으니...다 좋은데^^(믿거나 말거나)...기다리는 시간이 사람을 참 피곤하게 만들었습니다.
그틈에 진실이와 함께 강원여객 시내버스터미널에 가서 핸드폰을 찾아오면서 말했지요.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한데 이렇게 할 일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고^^...
...
5시 15분에 출발하여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8시 50분...
자양동 4거리의 바지락 칼국수 집에서 저녁을 함께 하고
걸어서 집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15분...
아내와 함께 하여... 20여년전 아내의 언니의 친구로서, 간접적으로 우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였던 '궁촌의 여집사님들을 기념하는 여행'이 완성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다시 가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궁촌집사님들과 연락은 되냐구요?
결혼식때 세 분중 두 분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니...21년동안 뵌 적이 없습니다.
아주 가끔 5년정도에 한번씩 큰 처형을 통해 가벼운 소식은 접하곤 하였습니다만...ㅎ
어쨌든...강원도 궁촌해수욕장은 우리에게 좀 멀고 ...쌀쌀맞았습니다. 갈 때마다...비를 뿌려 주었으니 말입니다.^^
마음 속으로 레일바이크의 성공과 함께 발전하는 동네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너무 이질감이 들게 기존 동네와 달리 빤질거렸습니다만...^^
...
아...그리고 조금 전에 건대 애슐리에 가서 셀러드 바로 점심을 배가 터지도록^^먹었습니다.
이것으로 올해의 우리 가족 여름휴가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좋았으므로...모두 행복한 휴가라고 입을 모두었습니다.
얼마나 행복한지...글쎄 충신이가 수학공부를 다~했다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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