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선 독특하게
팔방미인쯤 되는 녀석이 5학년 김교신입니다.
말미암아집사님의 막내딸 유민이보다 세살이 많지요^^
태권도는 3품이고, 3학년부터 매 년 한학기씩 회장을 하고 있으며, 스승의 날 다섯명의 중창 대표로도 뽑혀 학교내의 아이들 입방아에도 올랐으며(혼자 남자였다니^^). 매년 운동회마다 계주대표로, 이어서 교육구청에서 하는 대회에도 출전하여 달리기를(상은 못받았지만)하는 사나이가 우리집 막내입니다.
글쎄 저나 제 애미를 닮지는 않은 듯합니다.
게다가 공부엔 별로 관심이 없거든요. 아직은...^^
어쨌든
이녀석이 한달 전쯤부터 축구부에 스카웃이 되었다 하였습니다.
저는 흔쾌히 네가 좋으면 해봐 하였고, 아내는 걱정이 앞서서 안돼~!!! 소리를 높였지요.
우여곡절이 좀 있었고, 몇가지 조건을 앞세워서 아내의 승락을 얻었습니다.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 지나치면 언제든 그만 두게 하겠다...등등의...
덩치가 좀 작아서, 그리고 6학년과 함께 하는 것이므로 처음엔 후보로 뛰었답니다. 겨우 2분 출전을 했다더군요^^
그래도 그 경기를 5:1인가로 이겼고, 무척 신나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동자:성동...결승전이 있었습니다.
야!
네?
후보지?
예...
후보라도 괜찮아.
당연하죠^^
열심히 응원하고 1분도 못 뛰어도 차두리 형처럼 즐겁게! 알았지?
넷!
일이 좀 있어서 결승전이 열리는 동자초등학교 운동장에 후반전 경기가 한참 진행중일 때 들어갔습니다.
성동초는 어머니들 아버지들이 와서 응원을 참 열정적으로 하였습니다. 분위기를 보니 성동이 이기고 있었고요.
동자초응원단은 침울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응원단 아래쪽에 선수용 파란 쪼끼를 입고 앉아 있는 교신이가 보였습니다.
짜식...결국은 후보라서 벤취신세로구만...쯧...하고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지고 있는 동자쪽이 더 많은 공격을 하였고 성동은 수비위주로 플레이 하는 듯 보였습니다.
운동장이 좁으니 드로잉도 많이 나오고, 아이들이 열심히는 뛰지만 볼을 다루는 것은 많이 서툴렀습니다.
그러던 중
동자의 프리킥이 성동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이어진 코너킥에 이은 슛이 골포스트를 맞추어 불운이다 싶더니
순간 볼을 살리고 패스가 한번 이어진 뒤 슛!!!...골문 오른쪽으로 골인!!!되었습니다.
동자선수들과 후보선수들과 응원단은 난리가 났고... 제 옆에선 성동응원단 엄마들의 한숨소리와 '괜찮아'라는 좀 약한 구호가 나왔습니다.
소심한 저도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박수를 쳐대었지요.
하프라인으로 가서 경기가 막 시작되려 하자 곧이어 휘슬...
1:1로 무승부가 되었습니다. 경기종료 20초전에 골을 넣은 것이라고 하더군요.
결승전이지만 아이들이니까 그냥 공동 우승을 하게 해 주면 좋았을텐데...잔혹하게도^^ 패널티킥으로 결판을 짓더군요.
성동이 선축 동자가 후축이었습니다.
성동의 첫 골을 동자 축구부 주장이며 우리집 아래층에 사는 동근이가 멋지게 막아내었고(골게터이면서 이런 경우는 골키퍼도 하는^^)
동자는 첫골을 무사히 넣었고, 성동도 두번째는 골을 넣었습니다.
동자의 두번째 골은 골키퍼를 하는 동근이가 깔끔하게 성공시켰습니다. 2:1
그리고 그 이후엔 실축과 실축...
결국 패널티킥 승부에서 2:1로 동자초등학교가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을 하였습니다.
난리법석을 뒤로 하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며 투덜거렸습니다.
녀석... 우승할 때 좀 뛰었어야 폼이 나는 것인데 겨우 응원단 아래에 앉아 후보노릇이나 하고 있다니...
새집에서 원경이를 만나 교신이 축구경기를 보고 왔는데 녀석은 후보라서 전혀 뛰지도 못했다고 하니까
자기도 그 경기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자기는 전반전만 보고 집에 돌아왔다면서...놀라운 사실을 전해 주었습니다.
"교신이요, 전반전에는 20분 동안 내내 뛰었어요. 공을 별로 못 만나서 그랬지만 열심히 뛰었어요. 잘 하는 것은 모르겠구요."
흐...그 소리를 듣는 순간, 제 기분이 마치 구름에라도 걸터 앉은 것처럼 좋아졌다는 것 아닙니까?^^
ㅎㅎㅎ...그래? 그랬어? ...난 후반전만 보고 몰랐지...
...
교신이가 와서
코치선생님이 자기보고 꼭 골을 넣으라고 웃으며 등을 두드려 주셨다는 것,
그리고 라이트 윙을 맡겼다는 것,
20분동안 너무 열심히 뛰어서 좀 지쳤었다는 것,
공을 많이 잡을 수 없어서 속상했다는 것,
성동초 6학년 형들이 덩치가 좋아서 많이 밀렸다는 것,
동근이 형이 정말 잘했다는 것,
동점골을 넣은 것은 학생회장형이라는 것,
그리고
자기는 정말 행운아인것이...자기가 출전한 경기는 100% 승리했다는 것...^^...까지 들으며
잘난체 하면 안돼...하면서도 므흣한 마음이었습니다.^^
...
어떻습니까? 저의 막내 대단하지 않습니까?^^
ㅎㅎ.
..동영상이 없어서...저도 아쉽네요^^
-
-
얼마나 좋을까요..^^
답글
울 집 아이들 중에서 축구선수가 나오면..저는 만사 제끼고 매니저 노릇할텐데요.
유민이가 가능이 있을가 싶었는데...축구선수는 절대로~ 안한다네요.
동물 사육사가 되고 싶데요. 사육사...수의사도 아니고.^^
아빠와 함께한 자전거 타기가 오늘의 교신이를 만들었지 싶은데요.
좀 더 큰 다음 유민이랑 슬쩍 만나게 해볼까요?ㅋㅋ -
-
멋드러진 막내님 이야기를 읽으며
답글
저랑 동종으로 분류되는 큰아드님을 떠올리고 있는 저는
주방보조님 여섯째를 낳으시면 어떤 인물이 나올까 기대가 됩니다.^^* -
글을 썼던 것 같은데 없네요.
답글
교신이가 정말 멋지네요.
달리기를 잘하니까 축구도 잘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하긴 달리기는 좀 했던 한빛이는 구기종목은 꽝이지만요.
거기다가 다리가 짧아지니까 고등학교에서는 계주를 할 수도 없나보더군요.
팔방미인 교신이의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무슨 일이든 스스로 도전하는 것이라면 막지는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전교회장은 좀 신경이 쓰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바꾸면 되잖아요.
독수리5형제의 앞으로를 기대하겠습니다.-
주방보조2010.06.05 15:36
태권도 하고 계주대표하고 반장하고...한빛이를 많이 닮아서 말이죠
공부잘하는 것까지 닮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ㅎㅎ...연목구어인듯 싶습니다.
충신이보다는 낫지만 원경이만은 못하거든요.
원경이보다도 훨씬 더 웃길이어야 한빛이를 따라가는 것일텐데 말예요.
전교회장은 ... 교신이에게 겉으론 해봐~ 그러고 속으론 반대~ 그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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